[사이언스칼럼] 왜 소통해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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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칼럼] 왜 소통해야 하는가

윤강준 국가수리과학연구소 부산의료수학센터장

  • 승인 2022-06-09 16:51
  • 신문게재 2022-06-10 18면
  • 임효인 기자임효인 기자
윤강준
윤강준 국가수리과학연구소 부산의료수학센터장
몇 년 전에 공동연구를 위해서 울산대를 방문한 적이 있는데, 그때 어느 교수님의 연구실 앞에 인상적인 글이 붙어 있었다. 일본의 두 명문대인 동경대와 교토대는 강력한 라이벌 관계였는데, 유독 노벨상이 교토대에서 많이 나와서 동경대에서는 조사위원회를 구성하여 무엇의 차이가 노벨상의 수상에 대한 차이에 대한 요인인지 조사했다. 몇 개월간 조사를 통해 조사위원회가 그 결과를 발표했는데, 놀랍게도 식당의 차이가 노벨상의 수상의 차이를 만든다는 것이었다. 동경대의 식당은 낙후되고 메뉴도 평이했으며 학교의 교직원 또한 보수적인 성향이 강해 점심식사는 조용한 분위기에서 각자가 자신의 식사를 짧게 마치고 돌아가는데, 이와는 달리 교토대에서의 식사 풍경은 사뭇 달랐다. 교토대의 식당은 넓고 쾌적했으며, 서로 모르는 직원들도 자유롭게 동석해 길게는 1시간이 넘도록 다양한 주제를 가지고 대화를 나누면서 식사를 하는 것이었다. 식사하면서 요즘 무슨 연구를 하는지, 그 연구를 진행하는데 무엇이 문제인지를 논하면서 각기 다른 전공의 교수들이 다양한 각도에서 소통을 이루고 있다는 것이다. 즉 식당은 소통의 장으로서 활용되고 있었으며, 교토대의 교수들은 소통을 통해 정보를 교환하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었다는 것이다.

이렇듯, 우리는 소통을 통해 정보나 의견을 교환하기에 의사소통 능력은 하나의 기술이나 제품을 만들기 위해 다양한 전문가들이 모여 협력하는 현재의 지능정보화시대에서는 논리적 사고력을 통한 문제해결 능력과 전체구성에서 각 부분요들 간의 상호작용과 그 작용의 효율성을 간파하는 능력인 창의력과 더불어 중요한 역량으로 여긴다. 그래서 인공지능이 선도하는 미래를 이끄는 젊은이들에게 기술개발의 핵심역량인 문제해결 능력, 창의력, 그리고 협업을 위한 의사소통능력을 강화하고자 일반인에게는 개발자와 수요자와의 소통을 통한 AI 역량강화 교육을 제공하고 중등교육과정에서는 고교학점제를 계획하는 등 다양한 시도들이 시행하고 있다.

인공지능의 기초를 위한 프로그램 수업을 제공하거나 실습이나 체험을 통해 이론을 이해시키는 학습법도 좋지만, 이런 역량을 젊은이들에게 가장 효율적으로 배양시키는 방법으로 문제기반학습(Problem Based Learning·PBL)법을 제안한다. PBL은 기존의 교사가 교과의 내용을 전달하고 이를 학생들이 학습하는 교과 중심, 교사 중심의 학습이 아닌 학생들이 다양한 주제나 문제를 동료들과 토의하고 때론 논쟁하면서 학생 스스로 해결법을 찾아가는 학생 중심의 학습법이다. 이는 자기 주도적 학습을 통하여 자신의 생각이나 주장을 상대방에게 설명하고 또 다른 동료의 다양한 의견이나 접근법을 공유하면서 사고의 폭을 넓히면서도 깊게 하고자 하는 학습법이다.

PBL에서는 문제(problem)나 과제(project)가 주어졌을 때 학생들 스스로 문제해결을 위한 계획을 세우고 해결을 위한 목표를 수립한다. 그리고 학생들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가설과 필요하면 인터넷 등을 통해 필요한 정보를 검색해 스스로 해결안을 세워보고 이를 다른 동료들과 토론하며 학생 스스로 그 해결을 완성해 간다.



그저 암기해서 습득된 지식이나 이론은 정확한 의미를 이해하는 데 한계가 있어 배우는 것을 개선하고 향상시키거나 새로운 것을 개발하는 데 활용되기는 힘들다. 하지만 문제기반학습을 통해 자기 주도적으로 체득한 것은 이론이 나오게 된 계기나 상황, 그리고 그 상황 속에서 그 이론이 역할이나 의미를 이해하기에 당연히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거나 기존의 기술을 혁신시키는데 탁월한 능력으로 발휘된다.

동료들과 자신의 주장이나 의견을 소통을 통하며 교환하는 과정에서 많은 시행착오를 경험하게 되고, 그 과정 속에서 어떻게 해서 실수를 범했으며 그 실수를 넘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결국 어떠한 것이 중요한지를 고민하며 해결해 나가기에, 자연스럽게 논리적 사고력을 통한 문제해결 능력과 창의력을 배양시키게 된다. 그것도 동료들과 경쟁하며 얻는 성취감과 함께 현세대 젊은이들의 동력인 재미까지 느끼면서 말이다. 윤강준 국가수리과학연구소 부산의료수학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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