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예술단체 극단 새벽이 '2022 루마니아 바벨 페스티벌' 초청으로 연극 '산책'을 선보인다. 왼쪽은 루마니아 바벨 페스티벌 홍보포스터, 오른쪽은 연극 '산책'의 현지 공연 포스터. <극단 새벽 제공> |
12일 저녁 8시 30분(우리나라 시각) 루마니아 토니브란드라 극장 TTB 메인홀 무대에 오르는 '산책'은 대전을 대표하는 독립운동가 단재 신채호와 그의 아내 박자혜와의 사랑 이야기를 소재로 한 연극이다.
'바벨페스티벌'은 토니브란드라 극장과 트리고비슈테시와의 협력으로 개최하는 문화예술 행사로 올해는 '언어'를 주제로 코로나19 팬데믹으로 2년 넘게 중단된 이후 갖는 첫 행사에 대전의 연극 단체가 초청됐다는 점에서 의미를 더한다.
극단 새벽팀은 SNS를 통해 "7일 이른 아침 페스티벌에 동행할 16명의 단원과 함께 13시간과 2시간의 비행기 경유 등 꼬박 하루가 걸려 루마니아에 도착할 예정"이라며 해외 축제에 참가하는 소외를 밝혔다.
신성우 작가의 글에 한선덕 대표가 연출을 맡은 이번 연극은 민족주의 역사가로서 신채호의 삶을 확장해 임시정부를 뛰쳐나와야 했던 그의 이단아 적인 이면을 재조명했다. 김지혜 작곡에 강혜림의 안무로 구성했으며, 신채호 역은 강지구, 박자혜 역은 이여진이 맡았다.
신 작가는 "세상의 이해를 받지 못한 자유인과 그의 유일한 동반자이자 아내였던 한 여성의 사랑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라며 "서로에게 하나밖에 없는 존재였던 두 사람이 평생 잊히지 않는 짜릿한 행복을 맛보고, 비극적 이별을 하고, 죽는 날까지 그리워하는 등 멜로드라마 형식을 차용했다"고 설명했다.
연출을 맡은 한선덕 극단 새벽 대표는 "많은 사람이 신채호를 민족주의 역사가로만 보려 하지만 사실 그는 안창호를 비판했고, 이승만을 비토해 임시정부를 뛰쳐나와 사회주의 역시 거부하다가 아나키스트로서 죽음을 맞이한 인물"이라며 "부정적인 일각의 시선과 달리 이러한 모습이 오히려 진정한 자유인이었다는 방증일 것"이라고 말했다.
한세화 기자 kcjhsh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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