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차 국가도로망종합계획(2021~2023)에 담긴 대전제2순환고속도로. 순환3구축이지만, 추진 중인 사업은 아니다. |
대전을 중심축에 두고 충청권 외곽을 연결하는 '제2외곽순환고속도로'가 충청권 메가시티 조성을 앞당길 변곡점이 될 수 있다. 완공되면 총 길이 99㎞로 대전과 청주, 보은, 옥천, 영동, 공주, 논산, 계룡, 금산까지 범 충청을 모두 순환하는데, 충청권 메가시티가 1시간 생활권으로 단숨에 좁혀질 수 있어서다.
그러나 제2 순환고속도로는 좀처럼 진척이 이뤄진 대형 SOC 사업은 아니다. 국토 전반의 계획을 굵직하게 담는 제5차 국토종합계획(2019년 12월)에만 포함됐을 뿐 이후 발전을 거듭해 디테일한 계획을 반영하는 10년, 5년 단위 국가계획에는 포함되지 못했다. 타 도시에서 제2, 제3 순환고속도로망을 건설하고 혹은 개통을 하는 것과는 상당히 대조적인 상황이다.
그렇기에 윤석열 정부 5년, 같은 당 소속의 국민의힘 이장우 당선자가 이끌 대전시정 4년은 제2외곽순환고속도로 사업이 속도를 낼 수 있는 적기로 평가되고 있다.
제2외곽순환고속도로 건설은 지난해 9월 대전시가 대선공약을 겨냥해 발표한 미래발전 전략과제에서 힘을 얻었다. 이후 대선 공약에 시가 구상한 계획이 100% 반영되면서 이제는 국정과제에 포함될 SOC 사업 반열에 올랐다.
문제는 수많은 행정 절차다. 정부의 파격적인 지원을 받는 대통령 공약이라 해도 예정된 행정 절차를 뛰어넘을 수는 없다. 우선 국토부의 예비타당성 용역부터 넘어야만 본격적인 추진이 이뤄질 수 있어 대략 10년 안팎의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실제 대전시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추정한 사업 완료 시점은 2030년이지만, 지연 가능성은 농후하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대전 지역 공약 자료집에 담긴 제2순환고속도로. |
대전시 관계자는 "대략 2023년~2024년 제3차 국가도로망 종합계획 및 제3차 고속도로건설 계획에 반영할 것이라는 향후 계획을 그려는 놨다. 국토부가 제2순환고속도로 관련 용역을 추진하고 계획이 타당할 때 진행할 수 있어 향후 당선자의 의지와 정부 협조가 절대적"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국토균형발전 명분 삼아 조기 착공 기반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대전의 사례를 대구·광주와 비교하면 당위성은 더더욱 명확해진다는 설명이다. 대구는 올해 3월 제4순환고속도로가 개통했다. 대구로 진입할 수 있는 고속도로 순환망 노선이 4개 섹터(sector)나 된다는 얘기다. 대구는 제4순환고속도로를 통해 연 1027억 원에 달하는 예산을 절감할 것으로 예측했다.
광주는 2009년 개통한 2순환고속도로를 운행 중으로, 연 1656억 원을 절감했다는 통계가 있다. 광주는 현재 제3순환고속도로를 공사 중이다. 그러나 대전은 상대적으로 수도권과 인접해 있으면서 겨우 1개의 섹터로 수도권과 영호남을 잇는 교통의 요지 역할을 해온 셈이다.
대전시 관계자는 "명분 싸움으로 접근해야 한다. 시장 인수위에서 주요 공약을 다듬어 최종 반영된 결과물로 당선인, 지역 정치권이 공조해 국토부와 협의에서 조기 착공을 이끌어 내는 것이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이해미 기자 ham7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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