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자 : 驕(교만할 교) 兵(병사 병) 必(반드시 필) 敗(무너질 패)
출 전 : 한서, 위상전(漢書, 魏相傳)
비 유 : 강병을 자랑하거나 싸움에 이기고 뽐내는 군대는 반드시 패한다.
절대로 자만해서는 안 된다.
대한민국의 회오리 태풍이 이제 끝났다.
말도 많고 거짓도 많았던 지루한 열병(熱病)지방자치단체장 및 지방의원선거가 끝났다.
결과는 작고 약했던 여당(與黨)이 승리했다. 그야말로 "역전(逆轉)드라마를 보는 것 같다는 심정이었다."라고들 한다. 모두들 그 결과는 거대 야당이 검수완박((檢搜完剝)의 사슬에 스스로 걸려들었고, 그 패인(敗因)을 다수의 횡포와 교만(驕慢) 때문이라고 말하고 있다.
교만(驕慢)!
이는 잠시라도 마음에 품어서는 안 될 말이다. 교만은 반드시 패(敗)한다는 필연(必然)의 결과가 함께하고 있음을 깊이 인식해야 할 것이다.
한(漢)나라 선제(宣帝) 원강(元康) 연간(年間 B. C 68), 흉노족이 한(漢)나라가 둔전을 하고 있는 서역의 거사(車師)를 침입했으나 한나라 군대는 이를 물리칠 수가 없었다. 선제는 장군 조충국(趙充國) 등과 상의한 끝에 흉노가 약해진 틈을 타서 출병하여 그들의 요지를 쳐, 다시는 서역(西域)을 어지럽히지 못하도록 하자는 계책을 세웠다.
그러나 승상 위상(魏相)이 글을 올려 간했다.
"신은 다음과 같이 들었습니다. 어지러운 것을 구하고 포악한 자를 주벌하는 것을 이르러 의병(義兵)이라 하는데, 군대가 의(義)로우면 제왕(帝王)이 될 수 있습니다. 적이 먼저 침략해 와서 부득이 싸우는 것을 응병(應兵)이라 하는데, 군대가 이를 물리치고자 대응하여 일어나 싸우면 승리를 얻게 됩니다. 그리고 사소한 까닭으로 다투어 노여움을 참지 못하고 싸우는 것을 분병(忿兵)이라 하는데, 군대가 분노(忿怒)의 전쟁을 하면 패(敗)하게 됩니다. 또 남의 토지나 재산을 탐내어 군사를 일으켜 싸우는 것을 탐병(貪兵)이라 하는데, 군대가 탐내어 하는 전쟁은 격파(擊破) 당하게 됩니다. 그리고 자기 나라의 큰 힘을 믿고 백성이 많음을 자랑하여 적에게 위세를 보이기 위한 싸움을 교병(驕兵)이라 하는데, 군대가 교만(驕慢)한 마음가짐으로 전쟁을 하면 반드시 멸망(滅亡)당하게 됩니다. 이 다섯 가지는 인사(人事)일 뿐만 아니라 곧 하늘의 법도이기도 합니다."
황제는 위상의 말에 따라 전쟁을 그만두었다.
성경[구약] 잠언에도 "교만은 패배의 선봉이요, 거만한 마음은 넘어짐의 앞잡이니라"라고 하며 교만은 만사를 망하게 하는데 앞장서고 있다고 말한다.
근세기 전쟁에서도 교병필패는 여실히 증명되고 있다.
일본의 교만한 전쟁 '진주만 기습', 거대한 청(淸)나라가 일본을 작게만 보다가 결국 패한 '청일전쟁' 그와 유사한 '러일전쟁' 등 교만은 결국 패전을 맞는 아픔을 겪었다.
잠시 대한민국을 열기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던 지난 대통령선거(3월9일), 지방자치단체장 및 지방의원 선거(6월1일는 단단한 조직, 충분한 자금, 높은 권세 등 좋은 조건을 다 갖추었음에도 패배한 원인을 굳이 생각해본다면 교만 때문이라고 생각 한다. 그들은 큰 권세와 단단한 조직을 믿고 힘없는 국민들께 교만했다고 밖에는 달리 해석 할 방법이 없다.
동서고금을 통해 작은 승리나 성공에 도취해 상대를 깔보고 교만에 빠진 사람은 결국 승부를 결정짓는 중요한 승부처에서 큰 패배와 실패를 맛보는 것을 종종 보아왔다. 그렇기 때문에 항상 스스로 경계하고 겸손한 마음을 갖고자 노력하는 것이 결정적 패배와 실패를 피하는 좋은 생활태도가 아닌가 생각한다.
고전의 밝은 교훈을 빌려보면 '善遊者溺 善騎者墜(선유자익 선기자추 / 수영 잘하는 자 물에 빠져 죽고, 말 잘 타는 자 말에 떨어져 죽는다'라는 교훈이 되는 말과, 自伐者無功 自矜者無長(자벌자무공 자긍자무장 / 자신을 자랑하는 자는 공이 없고, 자신을 과시하는 자는 오래가지 못한다)라는 교훈을 주는 말이 있다.
선거는 몇 년 후 다시 돌아온다. 뜻을 펼쳐보려는 유능한 인재들 실력도 중요하지만 교만하면 언제든지 패배한다는 말을 먼저 기억해야 할 것이다.
장상현 / 인문학 교수
장상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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