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출신 양궁 여자 국가대표팀 이가현(23.대전시체육회)이 2022양궁 월드컵에서 금메달과 은메달을 따내며 대전 양궁의 위상을 높였다.(대전시체육회) |
대전 출신의 양궁 국가대표 이가현(23. 대전시체육회)에게 의미 없는 질문일 수도 있었다. 양궁 세계 최강인 대한민국의 양궁 국가대표에게 라이벌을 지칭하는 것 자체가 난감한 질문이었다. 그러나 이가현은 가볍게 웃으면서 "옆에서 활 쏘는 동료들이 라이벌 아닐까요"라며 막힘없이 말했다.
이가현은 광주 국제양궁장에서 5월 17일부터 22일까지 개최된 2022양궁 월드컵에서 여자부 리커브 단체전 금메달과 은메달을 획득했다. 여자부 단체전에서 안산(광주여대), 최미선(현대모비스)과 한 팀으로 결승전에서 독일을 5-1로 가볍게 제압하고 대회 첫 금메달을 안겼다. 이어진 개인전은 집안싸움(?)이었다. 단체전서 호흡을 맞춘 최미선을 만나 접전 끝에 2-6으로 패하며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가현은 지난 4월 열린 양궁 국가대표 최종 평가전에서도 1위를 차지했다. 항저우 아시안게임 선발전을 겸한 이 대회에서 도쿄올림픽 3관왕 안산(21·광주여대)과 '대표팀 에이스' 강채영(26·현대모비스)을 제치고 아시안게임 출전권을 손에 쥐었다. 아쉽게도 아사인게임이 무기한 연기되면서 금메달 도전의 기회가 날아가긴 했지만, 이번 월드컵에서 금메달을 따내며 다시 자신감을 얻었다.
20022 양궁 월드컵 여자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따낸 이가현(23 대전시체육회)이 시상식을 마치고 동료들과 축하 세리모니를 펼치고 있다(대전시 체육회) |
이가현은 초등학교 때 양궁을 시작했다. 활시위를 당기는 선수들의 이미지가 멋있어 보여 호기심에 시작했던 활이 그녀의 인생을 바꾼 것이다. 유소년 시절인 주니어부에서 연달아 입상하며 조금씩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세계 선수권보다 힘들다는 국내 대표 평가전에서도 침착한 플레이를 펼친 끝에 태극마크를 달았다.
이가현의 다음 목표는 올림픽 금메달이다. 지난해 도쿄 올림픽에서 대표팀이 선전하는 모습을 보며 각오를 새롭게 다졌다. 이가현은 "내가 저 자리에 있었더라면 하는 부러움이 있었지만, 더욱 정진하게 되는 계기로 삼았다"며 "꾸준한 연습과 훈련을 통해 목표를 이룰 것"이라고 다짐했다.
끝으로 대전에 있는 양궁 후배들에게도 한마디 남겼다. 이가현은 "지금의 기량이 늘지 않는다 하여 포기하지 말고, 지도자 선생님들이 이끄는 대로 성실히 연습에 집중하면 반드시 땀의 결실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금상진 기자 jodpd@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