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서울락스퍼국제영화제' 슬로건이다. '락스퍼(Larkspur)'는 델피늄으로도 불리는 꽃이다. 긴 꽃대에 층층이 달린 꽃이 아래쪽부터 위쪽으로 피어 오른다. '자유·정의'라는 꽃말을 가지고 있다. 이 영화제는 자유와 정의에 대한 가치와 의미를 되새기고, 인권에 대한 인식을 영화 예술로 확산하고자 탄생했다. 개막식이 열린 지난 5월 24일, 세종문화회관에는 2,000여명의 관중이 모인 가운데 그 화려한 시작을 알렸다.
서울락스퍼국제영화제는 김문수 이사장, 박선영 조직위원장, 이장호 집행위원장이 대표를 맡았다. 필자는 김문수 이사장의 초대로 연극 배우 박승환과 함께 참석하게 되었다. 올해 2회를 맞는 이 영화제는 국제 행사로 격이 높아졌다. 외국 인권 영화계의 VIP들도 초대되어 레드 카펫을 밟았다. 개막 상영작으로 홍콩 민주화 운동을 담은 인권 영화가 상영되었다.
서울락스퍼국제영화제 이사장 김문수. 한때 노동운동가였다가 정치인이었던 김문수씨가 이번에는 영화계의 이사장이다. 새로운 모습으로의 멋진 변신이었던 것이다.
김문수 전 경기지사와 함께. |
필자는 그를 이해하기 위해 최근 김용복 논설위원이 집필 연재한 '김문수 경기지사여, 나라 위해 그 몸 불사르라'라는 전기문을 읽게 되었다. 정치적 분석이 아닌 휴머니즘에 입각하여 김문수의 젊은 날을 쓴 글이라 인간 김문수를 이해하기 좋았고, 소설처럼 쓰여져 흥미진진하여 술술 읽혔다.
1970년대 서울대학교 경영학과 학생의 김문수는 출세를 위한 공부냐, 지식인으로서의 도덕적 의무(앙가주망)냐를 놓고 후자를 선택했던 뜨거운 피의 사나이였다. 공장에 취업하여 노동자의 삶을 밑바닥부터 몸소 체험하고 불의를 보고는 자신의 안위를 챙기기 보다 약자의 편에서 자유와 정의를 위해 노동자를 위한 운동가가 된다. 타인을 불쌍히 여기는 타고난 착한 마음과 지적인 고급두뇌는 노동자들의 부당함과 아픔을 보며 인권을 보호하는 사명감으로 전환되었고, 그의 인생 전체를 흔들었다. 오늘날 그의 삶의 철학에 약자의 그늘을 들여다 볼 수 있는 큰 눈을 준 것 같다. 훗날 정치인이 되어서도 그 본질은 변함없었고, 오늘날 이 영화제의 이사장직과 일관성있는 행보라 생각한다.
김문수에 대하여 호불호가 갈리는 견해와 분석이 다양하지만, '과연 내 자신이라면 그런 이타적이고 고생스러운 인생을 선택할 수 있었을까?'라고 반문해보면 쉽게 답이 나온다.
우리 인생은 각자의 삶의 이념과 철학을 유지하기 위한 방편들이 있다. 김문수의 소신과 깊은 삶의 이념적 토대는 자유, 정의, 인권에 있고 그의 피와 땀을 흘린 이유가 70평생 한번도 전향한적 없이 그대로였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는 살아가면서 최선의 방편들을 도구삼아 소임을 다하고 본질을 추구한 애국자라고 생각한다.
이제 김문수는 영화예술이라는 훌륭한 방법으로 그의 애국적 사명감을 다시 한번 승화하고자 한다. 한결같은 김문수의 변신에 응원을 보낸다.
이장호 영화감독과 연극배우 박승환의 만남 |
" '하느님이 보우하사 우리나라 만세……' 애국가를 부를 때 언제나 이 부분에서 전 뭉클합니다. 모든 사상, 이념보다 상위 개념이 바로 인권(Human Rights )입니다. 흥행과 인기만을 위한 영화가 아니라, 인권이라는 묵직한 주제를 위한 영화가 육성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라고.
국제영화제 개막식 날, 이장호 감독같은 훌륭한 실력자들과 그들을 조용히 후원하는 뜻있는 지성인들이 구름처럼 모였다. 문화 예술이라는 가장 창의적이고 아름다운 표현 방식으로 인권을 비호전적으로 알리는 김문수 이사장에게 새로운 모세의 기적을 기대한다.
자유와 정의를 토대로 소외된 인권을 다루는 영화가 이 영화제를 통해 대거 상을 받았다. 젊은 영화인들에게 새로운 도전의 터전을 열었다. 개막식에 필자와 참석하여 시상식을 지켜본 젊은 연극배우 박승환의 눈도 빛났다.
김문수 전 경기지사와 연극배우 박승환 씨 |
'김문수, 다시 날아 오른다. 대한민국의 영화 예술을 위하여.'
장주영 / 대전도시과학고 교사, 평론가
장주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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