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동길의 문화예술 들춰보기] 사고력이 만드는 인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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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동길의 문화예술 들춰보기] 사고력이 만드는 인재

양동길 / 시인, 수필가

  • 승인 2022-06-03 00:00
  • 김의화 기자김의화 기자
투표 하고 인근 산에 올랐다. 어느덧 공기가 몹시 뜨겁다. 산자락에 매달린 비탈밭에 청보리가 옹기종기 앉아 손을 흔든다. 김남조 시인의 <6월의 시>가 떠오른다. 시의 일부이다. "보리가 익어가는 보리밭 또 보리밭은 / 미움이 서로 없는 사랑의 고을이라 / 바람도 미소하며 부는 것일까 // 잔물결 큰 물결의 / 출렁이는 바단가도 싶고 / 은물결 금물결의 / 강물인가도 싶어 // 보리가 익어가는 푸른 밭 밭머리에서 / 유월과 바람과 풋보리의 시를 쓰자 / 맑고 푸르른 노래를 적자" 요즈음 우리 지역에는 보리밭이 잘 보이지 않지만 그땐 그랬었다. 사랑, 평화, 상상력을 부추기기도 하고, 시가 떠오르기도, 콧노래가 절로 나오기도 한다. 수많은 이야기가 꼬리를 물고 숨바꼭질한다.

선거가 어서 끝났으면 하는 사람도 많았다. 대중 유세는 사라졌지만, 공해다 싶을 만큼 휴대전화기가 시끄러웠기 때문이다. 당사자에게는 얼마나 절박한 일인가? 어떤 사람은 평생 매달려도 선택 받지 못하는데, 누구는 단번에 선택받기도 한다. 물론, 쉬워 보이는 '단번'의 이면에 수많은 과정이 숨어있을 것이다. 선택받았다고 인물이 되는 것도 아니다. 자리가 사람을 만들기도 하지만, 웃음거리가 되기도 한다.

우리 같은 사람이야 큰 관심이 없지만, 기왕 나섰으면 큰 인물이 되기 바란다.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은 방법일까 생각해 본다.

지난 대선에서 당선된 윤석열 대통령이 9수만에 사법시험에 합격한 것이 인구에 회자되었다. 지금도 문제 삼는 사람이 있다. 둔재라는 것이다. 때문에 기대할 것이 없단다. 옹호하는 쪽에서는 사람 사귀기를 좋아해 좀 늦어졌을 뿐이라 주장한다.



둔재라도 문제될 것은 없다. 인류 역사상 사회에 가장 영향력이 컸던 사람으로 아인슈타인(Albert Einstein, 1879 ~ 1955, 독일출신 물리학자)을 꼽는다. 최고의 과학자로 누구나 다 잘 알지만, 학교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고, 역사, 지리, 어학이 부진해 졸업조차 하지 못했다. 오히려 엄하고 현학적인 학교 교육을 지루하고 두렵게 생각했다. 어머니 명령으로 음악공부에 전념하기도 했다. 스위스로 이사하여 다시 공부를 시작, 취리히공대에 입학하면서 변화가 시작되었다.

우리는 에디슨(Thomas Alva Edison, 1847 ~ 1931)에 대해서도 잘 안다. 1093개의 미국 특허를 받은 위대한 발명가이다. 제도권 교육에 적응하지 못하는 문제아였으며, 청각장애가 있었다. 띄엄띄엄 다닌 학교교육을 합쳐봐야 3개월에 지나지 않는다. 어머니가 한 교육이 대부분이며, 독서광이었던 것이 특별하다면 특별한 일이다.

탁월한 정치가로 알려진 처칠(Winston Churchill, 1874 ~ 1965)도 마찬가지로 대학시험에 떨어졌다. 지능이 떨어져 군인 이외의 직업에 맞지 않는다고 생각한 부친의 권유로 삼수 끝에 샌드허스트 육군사관학교 입학하여 인생이 바뀐다.

우리는 교육의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종종 그를 불변의 평가 잣대로 생각한다. 지능지수나 학교성적이 떨어진다고 인생에 실패하는 것은 절대 아니다. 대체적으로 지능은 사물이나 현상을 인지하고 사고하는 능력을 말한다. 문제는 학자들이 인정하는 공통된 지능의 정의가 없다는 것이다.

어떻게 보면 수치화를 위해 지능지수를 만들었다. IQ(Intelligence Quotient)도 그 중 하나이다. 우리말로 지능지수이다. 2008년 출간된 WAIS-IV에 의하면 언어이해(VCI ; Verbal Comprehension Index), 작업기억(WMI ; Working Memory Index), 지각적 추리(POI ; Perceptual Reasoning Index), 처리속도(PSI ; Processing Speed Index)를 수치화 한 것이다. 검사를 받아본 사람은 내용이 이해가 될 것이다.

그 수치가 성패에 절대적이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된다. 탐구하다보니 감성지수(EQ, Emotional Quotient)를 찾게 된다. 처음에는 정서 지능(EI ; Emotional Intelligence, Daniel Goleman)이라 했으며, 마음의 지능지수, 마음으로부터 판단(자신의 정서 인식), 충동 조절(자신의 정서관리), 낙관적 상태유지(스스로 동기부여), 배려와 공감, 관계 등이 삶의 질을 좌우한다는 논리다. 그것으로도 설명이 되지 않자, 찾아낸 것이 CQ(Charisma Quotient)이다. 타인에 대한 흡인력, 신뢰감(전문적 식견), 지도력(타인의 동참을 설득)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래도 충분한 설명이 되지 못하자, 심리학자 하워드 가드너(Howard Gardner, 1943 ~ , 미국)는 다중지능(多重知能)을 주장했다. 언어, 논리-수학, 공간(시각), 신체(운동), 음악, 개인지각(자기성찰), 자연관찰(자연친화), 대인관계 등 다양한 지능이 존재한다는 주장이다. 누구나 서로 다른 무수한 지능을 소유하고 있다. 교육훈련으로 어느 수준까지 개발이 가능하다. 서로 독립적이며 복잡한 방식으로 상호작용(다른 지능을 필요로 함)한다. 각 지능 내에도 무수한 지능이 존재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사고력이다. 생각의 힘이다. 곧, 관계와 자기 성찰 지능이다. 관계를 잘 파악하고 스스로 깨닫는 것이 성장의 지름길이다. 관계있는 누군가에게 도움을 줄 수 있고, 스스로 찾아낸 성장 여지가 행복의 길로 가는 첫걸음이기 때문이다. 부단히 성장하고 더 많은 사람을 위해 희생, 봉사하는 사람이 진정한 인재이다.

양동길 / 시인, 수필가

양동길-최종
양동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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