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왜, 자치경찰인가?

  • 오피니언
  • 사외칼럼

[기고] 왜, 자치경찰인가?

이시준(충남자치경찰위원회 사무국장)

  • 승인 2022-06-09 12:44
  • 수정 2022-06-12 12:11
  • 신문게재 2022-06-10 18면
  • 오희룡 기자오희룡 기자
이시준 국장님 2
이시준(충남자치경찰위원회 사무국장)
박찬욱 감독이 제75회 칸 국제영화제 감독상을 수상했다.

박 감독은 소감을 묻은 질문에 "한국 국민들의 높은 수준을 만족시키기 위해 치열하게 고민하고, 작업을 하다보니 나도 모르게 감독상까지 받게 됐다"는 말을 남겼다. 수상에 대한 겸손의 표현일지는 몰라도 끊임없는 경쟁, 평가를 통해 성숙한 대한민국 국민성이 한국 사회의 변화를 이끌고 있다는 사실이 간접적으로 표현된 말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역사적으로 대한민국은 BTS, 기생충으로 대변되는 K-컬쳐를 넘어 K-방역, 정치?정책 등 제도 측면에서도 끊임없는 혁신을 만들어 내며, 그 어느 나라 보다도 빠르게 성숙한 사회로 진입하고 있다.

지난해 본격적으로 도입된 자치경찰제도 이같은 혁신과 궤를 같이 한다. '자치경찰제'는 '가장 안전한 나라 중 하나' 라는 세계적 평가에 안주하지 않고 1945년 경찰 창설 이후 이어온 국가경찰 중심의 경찰체계를 과감히 벗어던지고, 국민에 더 가깝고, 국민이 바라는 치안체계를 만들어 나가는 제도다.



본격 시행된 지 1년을 맞아 여전히 '자치경찰제'를 놓고 '자치경찰제가 왜 필요한가?', '당장 가져오는 변화는 무엇인가?' 조급한 시선도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1991년 무용론과 회의론에 휩싸인 채 부활한 지방자치가 30년 만에 우리 사회에 주는 영향력을 생각해 본다면, 이 같은 우려는 잠시 접어두어도 좋을 듯하다.

무엇보다 자치경찰은 지방자치와 함께 지방분권 완성의 마지막 퍼즐이다.

국가 주도의 행정에서 주민이 참여한 주민자치가 지방분권의 한 축을 담당한다면 자치경찰제는 그간 국가경찰이 쌓아온 치안 역량을 기초로 좀 더 가깝고, 좀 더 친근하게 국민에 다가가도록 하는 지방분권의 한 축이다.

실제로 자치경찰위원회는 생활안전(범죄예방 등), 여성청소년(사회적 약자보호 등), 교통 등 국민과 보다 맞닿아 있는 '생활치안 서비스'를 책임지고 있다.

또한, 수십 년간 유지돼 온 국가 중심의 경찰조직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 넣으면서 더욱 역동적이고 활기찬 조직문화를 만들어 가고 있다.

지난해 4월 출범 이후 충남자치경찰위원회는 충남경찰청과 치안정책 협업을 강화하고, 각종 치안 정책 지휘, 감독 및 보고체계 확립 등을 통해 주민의 안전을 위해 '치안 빈틈'이 생기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다.

위원회에서는 여성안심 귀갓길 정비, 원룸촌 범죄예방 스마트보안등 설치, 1인가구 경보기 등 안심 홈세트 지원, 노후 CCTV 전수조사를 실시하는 등 촘촘한 치안망 구축 노력을 하고 있고, 주취자 보호를 위한 주취자응급의료센터 설치 및 빅데이터 활용한 교통사망사고 감소 특별대책 추진 등은 타 자치단체에서도 호평을 받고 있다. 금융기관 업무협약 등 보이스피싱 협업을 강화하고, 주민 안전을 위한 경찰-소방-의료계간 정신질환자 관리체계 구축, 위기가정 재발방지 통합지원 및 아동학대 유관기관 합동점검 등은 사회적 약자보호를 위한 충남자치경찰위원회 노력의 결과물이다.

충남자치경찰위원회가 나갈 방향은 확실하다. 시.군 등 지역 특성에 맞는 치안시책을 발굴하고, 치안(경찰)-일반행정(道) 간 협업 강화 및 효율적 예산집행을 통해 주민의 치안 만족도를 기대 수준 이상으로 끌어올릴 것이다.

무엇보다 자치경찰제는 국가 중심의 치안행정 패러다임에 변화를 일으키고, 지방자치 31주년을 맞아 더욱 성숙해진 지방행정과 연계돼 누구도 상상하지 못한 성과 창출을 예고하고 있다.

공동의 책임 분야가 생긴 자치단체-경찰의 소통과 협력은 물론, 자치-국가 경찰간 펼쳐질 치안 경쟁 구도는 대한민국을 한 단계 업그레드시키며 상호 시너지 효과를 낼 것이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자치경찰에 기대를 거는 이유이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 신탄진동 고깃집에서 화재… 인명피해 없어(영상포함)
  2. 대전 재개발조합서 뇌물혐의 조합장과 시공사 임원 구속
  3. 금산 무예인들, '2024 인삼의 날' 태권도와 함께 세계로!
  4. 학하초 확장이전 설계마치고 착공 왜 못하나… 대전시-교육청-시행자 간 이견
  5. 대전 사립대 총장 성추행 의혹에 노조 사퇴 촉구…대학 측 "사실 무근"
  1. [사진뉴스] 한밭사랑봉사단, 중증장애인·독거노인 초청 가을 나들이
  2. [WHY이슈현장] 존폐 위기 자율방범대…대전 청년 대원 늘리기 나섰다
  3. [르포] 전국 최초 20대 자율방범대 위촉… 첫 순찰 현장을 따라가보니
  4. [사설] '용산초 가해 학부모' 기소가 뜻하는 것
  5. 충청권 소방거점 '119복합타운' 본격 활동 시작

헤드라인 뉴스


‘119복합타운’ 청양에 준공… 충청 소방거점 역할 기대감

‘119복합타운’ 청양에 준공… 충청 소방거점 역할 기대감

충청권 소방 거점 역할을 하게 될 '119복합타운'이 본격 가동을 시작한다. 충남소방본부는 24일 김태흠 지사와 김돈곤 청양군수, 주민 등 9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119복합타운 준공식을 개최했다. 119복합타운은 도 소방본부 산하 소방 기관 이전 및 시설 보강 필요성과 집중화를 통한 시너지를 위해 도비 582억 원 등 총 810억 원을 투입해 건립했다. 위치는 청양군 비봉면 록평리 일원이며, 부지 면적은 38만 8789㎡이다. 건축물은 화재·구조·구급 훈련센터, 생활관 등 10개, 시설물은 3개로, 연면적은 1만 7042㎡이다..

대전 사립대 총장 성추행 의혹에 노조 사퇴 촉구…대학 측 "사실 무근"
대전 사립대 총장 성추행 의혹에 노조 사퇴 촉구…대학 측 "사실 무근"

대전의 한 사립대학 총장이 여교수를 성추행했다는 의혹이 불거져 경찰이 수사에 나선 가운데, 대학노조가 총장과 이사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대학 측은 성추행은 사실무근이라며 피해 교수 주장에 신빙성이 없다고 반박했다. 전국교수노동조합 A 대학 지회는 24일 학내에서 대학 총장 B 씨의 성추행을 고발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성추행 피해를 주장하는 여교수 C 씨도 함께 현장에 나왔다. 선글라스와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C 씨는 노조원의 말을 빌려 당시 피해 상황을 설명했다. C 씨와 노조에 따르면, 비정년 트랙 신임 여교수인 C 씨는..

[르포] 전국 최초 20대 자율방범대 위촉… 첫 순찰 현장을 따라가보니
[르포] 전국 최초 20대 자율방범대 위촉… 첫 순찰 현장을 따라가보니

"20대 신규 대원들 환영합니다." 23일 오후 5시 대전병무청 2층. 전국 최초 20대 위주의 자율방범대가 출범하는 위촉식 현장을 찾았다. 김태민 서대전지구대장은 마을을 지키기 위해 자원한 신입 대원들을 애정 어린 눈빛으로 바라보며 첫인사를 건넸다. 첫 순찰을 앞둔 신입 대원들은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고, 맞은 편에는 오랜만에 젊은 대원을 맞이해 조금은 어색해하는 듯한 문화1동 자율방범대원들도 자리하고 있었다. 김태민 서대전지구대장은 위촉식 축사를 통해 "주민 참여 치안의 중심지라 할 수 있는 자율방범대는 시민들이 안전을 체감하도록..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장애인 구직 행렬 장애인 구직 행렬

  • 내일은 독도의 날…‘자랑스런 우리 땅’ 내일은 독도의 날…‘자랑스런 우리 땅’

  • 놀면서 배우는 건강체험 놀면서 배우는 건강체험

  • 서리 내린다는 상강(霜降) 추위…내일 아침 올가을 ‘최저’ 서리 내린다는 상강(霜降) 추위…내일 아침 올가을 ‘최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