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위공문서작성 몰린 대전 한 경찰 항소심서 '무죄'

대전지법 제4형사부 벌금형 원심 깨고 무죄 선고
종전에 파악한 내용 담은 재조사보고서 허위 아냐

대전의 한 경찰이 재수사 결과보고서를 허위로 작성해 검찰에 제출한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유죄를 받았다가 항소심에서 무죄가 선고됐다.

대전지법 제4형사부(재판장 구창모)는 허위공문서 작성과 행사 혐의로 기소된 대전 경찰서 소속 A(45) 팀장에게 5월 25일 무죄를 선고했다. A 팀장은 교통범죄수사팀장으로 재직하던 2021년 2월 관내 교통사고에 대해 불송치 종결했으나, 대전지검 검사의 재수사 요구를 받고도 피해자의 추가 진술 청취 없이 수사 보고서를 제출한 혐의로 기소됐다. 교통사고 직후 피의자가 도주했다는 내용의 피해자들의 진술을 청취한 검찰은 이에 대해 추가 수사와 블랙박스와 CCTV를 확보하는 등의 재수가 요구를 했다. 이에 A팀장은 추가 진술청취 없이 기존에 진행된 수사내용 중 검찰에 전달되지 않은 내용을 담아 재조사결과보고서를 제출했다. 1심을 맡은 대전지법 형사11단독은 공소사실 모두를 유죄로 판단해 A팀장에게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다.

재개된 항소심에서 A팀장은 검찰의 재수사 요청 전에 이미 조사를 마친 내용을 가지고 재수사 결과서를 작성해 보고한 것으로 허위문서가 아니라고 주장했다.

대전지법 제4형사부는 검사의 재수사 요청을 받은 후에도 종전에 들었던 진술을 보고서에 담아 재수사를 종결한 것이 공문서를 허위로 작성하는 것이라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또 검사가 불러 직접 조사한 교통사고 피해자라고 주장하는 이들의 진술 신빙성이 부족하고 다른 증거에 의해서도 보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구창모 재판장은 "재수사 요청을 받은 사법경찰관이 어떠한 방식으로 조사할 것인지 전적으로 그 사법경찰관의 재량판단에 맡겨야 할 문제"라고 밝혔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