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선거는 나의 미래를 선택하는 것이다

  • 오피니언
  • 시사오디세이

[특별기고] 선거는 나의 미래를 선택하는 것이다

최호택 배재대 행정학과 교수

  • 승인 2022-05-30 08:43
  • 수정 2022-05-30 11:05
  • 윤희진 기자윤희진 기자
최호택 교수
최호택 교수
살다 살다 이런 선거는 처음인 것 같다. 주객이 전도돼도 너무 전도된 것 같다. 지방선거인데 지방후보엔 별 관심이 없고 몇몇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한 거물 정치인(?)에게만 관심이 쏠린다. 심지어 대선 2차전이란 말도 있다. 대한민국엔 중앙만 있고 지방은 없단 말인가? 지방자치 부활 30년의 자화상이다.

전국 17개 광역자치단체장과 교육감, 226개 기초자치단체장, 779명의 광역의원과 2602명의 기초의원을 뽑는 6.1 지방선거가 내일이면 끝이 난다. 아니 지난해부터 시작된 선거의 대장정이 끝나는 것이다. 솔직히 어느 쪽이 승리하든 빨리 끝났으면 좋겠다. 너무 피곤하다. 빨리 일상으로 돌아가고 싶다. 이것이 나만의 생각일까?

우리는 지난 대선부터 이어지는 선거를 통해 대한민국의 정치 현주소를 똑똑히 확인할 수가 있었다. 선수들은 지고도 승복할 줄을 모른다. 페어플레이 정신은 눈 씻고 봐도 찾을 수가 없다. 문제는 이것이 이번만의 문제라기보다는 정치문화로 고착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예선전은 예선전대로 결승전은 결승전대로 깨끗이 승복하는 경우를 본 적이 없다. 뭐가 그리 억울한지.

정책선거보다는 네거티브 공방만 있다. 솔직히 우리는 선거 때마다 좋은 후보를 선택하기보다는 덜 나쁜 후보를 선택해야만 하는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 정치를 하겠다는 분들이 다 나쁜 사람들은 아닐진대 매번 반복되는 현상이다. 좋은 정책도 많을 텐데 도통 알 수가 없다. 어쩌다 이 지경까지 됐는지 모르겠다.



선거운동도 볼썽사납다. 대한민국은 4차 산업혁명시대를 선도하는 세계 10대 경제대국이고 세계 최고 수준의 초고속 인터넷을 자랑하는 국가인데 선거운동은 원초적이다. 아니 후진적이다. 대형현수막 홍수, 알바 선거운동원들의 댄스파티(?), 시장 좌판에서 물건 팔 듯하는 유세차량들…. 저급하다는 표현이 어울릴지도 모른다.

교육감 선거엔 관심이 없다. 교육은 대한민국의 미래가 걸린 백년대계(百年大計)인데, 도통 교육정책에는 관심이 없고 같은 이념성향 후보들끼리의 단일화에만 관심이 있다. 우리 아이들의 미래를 이합집산과 ‘깜깜이’ 선거로 뽑힌 교육감에게 맡긴다는 건 생각만 해도 아찔한 일이다.

이제 내일이면 선거가 모두 끝난다. 바뀌어야 한다. 선거문화가 바뀌어야 하고 정치행태가 바뀌어야 한다. 가장 확실한 방법은 시스템의 변화라 생각한다. 경쟁에서 탈락하면 깨끗이 승복할 수 있는 정당승복시스템, 네거티브 공방을 근본적으로 차단하는 방송언론토론시스템, 디지털시대에 맞게 홍보를 유도하는 선거관리시스템, 그리고 깜깜이 복마전 선거를 해결하는 새로운 교육감 선출시스템(러닝메이트제) 등의 도입이 필요하다.

코로나19 팬데믹이 3년째 지속되고 있다. 우리 건강도 무너지고 지역 경제도 무너지고 국가의 살림살이도 무너지고 있는 상황이다. 물론 우리만의 상황은 아니지만 말이다. 3.9 대선에서 선출돼 5월 10일 취임한 윤석열 대통령과 6.1 지방선거에 당선돼 7월 1일 출범하는 지방정부의 최우선 과제는 절박한 이런 상황들을 극복하고 새로운 미래를 그려가야 하는 사명을 갖고 있다. 여·야 입장을 따지지 말고 오직 국민, 오직 국가만을 위해 매진할 것을 부탁한다.

1988년 이후 32년 만에 전면 개정된 지방자치법이 올해 1월 13일 시행됐다. 재정분권의 아쉬움은 있지만 주민참여가 강화됐고 지방의 자율성이 한층 높아졌다. 자치단체가 스스로 여건에 맞는 기관구성형태를 결정할 수도 있다. 또 권역별 특별지방자치단체 구성이 가능해져 제2, 제3의 수도권을 형성할 수 있는 메가시티(Mega City)도 추진할 수 있게 됐다. 문제는 이것을 운영하는 사람이고 그 사람의 역량이다. 소위 깜냥이 되는 후보가 당선돼야 하는 이유다.

그 어느 선거도 중요하지 않은 적은 없지만, 이상의 이유로 이번 선거는 그 중요성이 더 크다 하겠다. 선거는 니편, 내편을 가르는 것이 아니고 나와 우리가 어떤 환경에서 어떤 일을 하며 어떤 혜택을 누리며 살 것인가를 결정하는 것이다. 그러니 꼭 참여하시어 풍요롭고 행복한 스스로의 미래를 선택하길 소망한다.

/최호택 배재대 행정학과 교수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 고교 당일 급식파업에 학생 단축수업 '파장'
  2. 대전 오월드서 에어컨 실외기 설치 작업자 추락해 사망
  3. 열악했던 대전 여성노숙인 쉼터…지원 손길로 '확 달라졌다'
  4. "뿌리부터 첨단산업까지… 지역과 함께 혁신·성장하는 대학"
  5. 대전 중구 교육부 평생학습도시 신규 선정 '중구가 대학, 온마을이 캠퍼스'
  1. 대전교사들 "학교 CCTV 의무화, 사건 예방에 도움 안돼" 의무화 입법에 반발
  2. 계룡산성 道지정문화재 등록 5년째 '보류'…성벽과 기와 무너지고 흩어져
  3. 대전 금고동 주민들 "매립장·하수처리 공사장 먼지에 농사 망칠판" 호소
  4. 사랑의 재활용 나눔장터 ‘북적북적’
  5. 대전시의원 후보자 3인 ‘저를 뽑아주세요’

헤드라인 뉴스


[르포] 4·2 재보궐 현장…"국민통합 민주주의 실현해야"

[르포] 4·2 재보궐 현장…"국민통합 민주주의 실현해야"

"탄핵정국 속 두 쪽으로 갈라진 국민을 하나로 통합하고 민주주의가 살아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어요." 4·2 재보궐선거 본 투표 당일인 2일 시의원을 뽑는 대전 유성구 주민에게선 사뭇 비장함이 느껴졌다. '민주주의의 꽃' 선거를 통해 주권재민(主權在民) 이라는 헌법적 가치를 발현할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기 위해 저마다 투표소로 향한 것이다. 오전 10시에 방문한 유성구제2선거구의 온천2동 제6투표소 대전어은중학교는 다소 한산한 풍경이었다. 투표 시작 후 4시간이 흘렀지만 누적 투표수는 고작 200표 남짓에 불과했다. 낮은 투표율을 짐..

`눈덩이 가계 빚` 1인당 가계 빚 9600만 원 육박
'눈덩이 가계 빚' 1인당 가계 빚 9600만 원 육박

국내 가계대출 차주의 1인당 평균 대출 잔액이 약 9500여 만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40대 차주의 평균 대출 잔액은 1억 1073만 원으로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2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박성훈 의원이 한국은행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말 기준 가계대출 차주의 1인당 평균 대출 잔액은 9553만 원으로 조사됐다. 이는 관련 통계가 작성된 지난 2012년 이후 역대 최고 수준이다. 1인당 대출 잔액은 지난 2023년 2분기 말(9332만 원) 이후 6분기 연속 증가했다. 1년 전인 2..

요즘 뜨는 대전 역주행 핫플레이스는 어디?... 동구 가오중, 시청역6번출구 등
요즘 뜨는 대전 역주행 핫플레이스는 어디?... 동구 가오중, 시청역6번출구 등

숨겨진 명곡이 재조명 받는다. 1990년대 옷 스타일도 다시금 유행이 돌아오기도 한다. 이를 이른바 '역주행'이라 한다. 단순히 음악과 옷에 국한되지 않는다. 상권은 침체된 분위기를 되살려 재차 살아난다. 신규 분양이 되며 세대 수 상승에 인구가 늘기도 하고, 옛 정취와 향수가 소비자를 끌어모으기도 한다. 원도심과 신도시 경계를 가리지 않는다. 다시금 상권이 살아나는 기미를 보이는 역주행 상권이 지역에서 다시금 뜨고 있다. 여러 업종이 새롭게 생기고, 뒤섞여 소비자를 불러 모으며 재차 발전한다. 이미 유명한 상권은 자영업자에게 비싼..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친구들과 즐거운 숲 체험 친구들과 즐거운 숲 체험

  • 한산한 투표소 한산한 투표소

  • 윤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 앞 ‘파면VS복귀’ 윤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 앞 ‘파면VS복귀’

  • 대전시의원 후보자 3인 ‘저를 뽑아주세요’ 대전시의원 후보자 3인 ‘저를 뽑아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