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목숨 기꺼이 나눠 주어라
많이 힘들었느냐
많이 아팠었느냐
네 눈물 네 아픔
너보다 더 아픈 이에게 나눠 주어라
고달픈 걸음걸이
터진 심장 움켜쥐고
퍽퍽 넘어지며 울고 가는 길
네 슬픔 노래 삼아 웃으며 가도록
창에 찔린 옆구리 내어 주거라
가시못 숭숭 뚫린 너의 정수리
그들에게 내어 주어라
두 손 두 발 찔리운 깊은 못 자국
아낌없이 그들에게 내어 주어라
채찍에 맞아
개울처럼 핏물 흐르는 너의 등허리
그들
목숨 붙잡고 일어서게 내어 주어라.
홍명희 / 시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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