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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의 일'로만 인식해 선거에 관심을 두지 않던 과거와 달리 구체화된 정책을 제안하고, 후보 지지선언과 간담회 등을 주도하며 적극적인 목소리를 내고 있다.
27일과 28일 진행한 사전투표에서 대전이 20%대에 육박하는 투표율을 보인데 이어, 대전시장에 출마한 허태정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이장우 국민의힘 후보 지지율이 박빙 구도를 보이면서 지역의 문화정책 방향성에 예의주시하는 모습이다.
대전지역 10개 단체로 구성된 문화예술네트워크 대전지회는 17일과 18일 대전시장에 출마한 여야 후보와의 간담회 자리를 열고, 단체별로 문화예술 정책들을 제안했다. 5개 자치구 간 문화 격차 극복방안과 원도심 문화거점·창작공간 마련, 문화예술특보 임용, 지역서점 활성화 방안, 소극장의 자생력 확보를 위한 정책제안 등이 쏟아졌다.
앞서 한국예총 대전시연합회(대전예총)은 대전의 문화예술 융성을 위한 분야별 정책들을 양측 선거캠프에 전달하고 공약 반영을 공식 요청했다. 지역 예술원 설립, 축제 활성화, 제2시립미술관 건립, 1000여 명 이상 예술인들이 한 공간에 모여 전시하고 소통할 수 있는 퍼블릭공간 조성 등이다.
후보들에 대한 지지선언도 이어졌다. 과학문화 리더스포럼을 비롯한 대전문화예술인 700여 명은 15일 허태정 더불어민주당 대전시장 후보 지지를 선언했다. 24일에는 미술인 100인을 대표한 30명이 지지선언을 했으며, 하루 전날인 23일에는 대전지역 국악예술인 500인을 대표하는 회원 50명도 허 후보 지지를 공식화했다.
소제중앙문화공원 추진위원회 소속 주민 1000여 명은 26일 오전 이장우 국민의힘 대전시장 후보 선거사무소를 찾아 지지를 선언했다. 추진위는 "지지부진하던 소제주거환경개선 사업의 돌파구로 소제중앙문화공원 사업을 역세권 개발사업과 연계해 개발할 수 있도록 한 이장우 후보의 치밀한 전략과 추진력, 정치력을 높이 평가한다"며 이번 선거 지지 의사를 밝혔다.
문화계는 과거 남의 일로만 인식해 선거나 정치에 관심을 두지 않던 소극적인 태도에서 벗어나 지역문화 융성을 위한 밑바닥 민심을 적극적으로 반영해야 진정한 지역문화시대로 나아가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박홍준 대전예총 회장은 "그동안 정치에 관여하는 것 같아 관심을 두지 않았는데, 이제부터라도 지역 문화예술과 예술인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적극적인 개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찬현 대전민예총 이사장도 "과거 지역문화예술 분야의 재정확보 같은 막연하고 담론적인 정책제안을 넘어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정책 방향 제시를 통해 지역문화예술 활성화를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희성 단국대 정책경영대학원 교수는 "지방자치분권에 따른 균형발전 기조가 경제와 교육을 넘어 문화예술 영역으로 확대되는 등 균형발전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라며 "민선 8기에는 삶의 질과 직결된 문화예술 서비스의 공공성을 강화하고, 시민과 함께하는 문화정책이 실현돼야 한다"고 말했다.
한세화 기자 kcjhsh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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