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단원 모두가 대표이자 주인"...국제연극연구소 '휴' 주역들 한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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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단원 모두가 대표이자 주인"...국제연극연구소 '휴' 주역들 한자리

4월 무대오른 연극 '욕망'주역들
연출 박준우·배우 문성필·강미현

  • 승인 2022-05-30 16:00
  • 수정 2022-05-31 15:20
  • 신문게재 2022-05-31 11면
  • 한세화 기자한세화 기자
문성필-강미영-박준우
(왼쪽부터) 배우 문성필·강미영과 박준우 연출.
"인생의 희로애락을 관객과 호흡하는 연극무대에 올리는 것 자체가 큰 행복입니다."

올해 4월 소극장 고도 무대에 올린 연극 '욕망'에서 아버지 '필'을 연기한 문성필 씨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손발이 묶였던 연극계의 최근 활기가 어느 때보다 반갑고 감사하다며 강한 눈빛으로 말했다.

국제연극연구소 H.U.E(대표·프로듀서 박경순)는 올해 상반기 정기공연으로 연극 '욕망'을 지난달 14일부터 24일까지 소극장 무대에 올렸다.

지난달 28일 극단 '휴' 연습실에서 문성필과 새엄마 '애비'역의 강미현, 박준우 연출까지 이들 3인방을 만났다.



연극의 원작으로 쓰인 '느릅나무 밑의 욕망'은 미국 현대연극의 아버지로 불리는 '유진 오닐'이 1924년에 쓴 희곡이다. 1850년 뉴잉글랜드의 농가를 무대로 70세의 아버지 캐벗과 그의 젊은 세 번째 아내 애비, 전처의 아들 에번 등 세 사람 사이에서 벌어지는 물욕과 정욕의 갈등을 그렸다.

'욕망'은 연극을 전공하는 학생들의 독백을 연습할 때 가장 많이 소환되는 연극으로 유명하지만, 정작 연극무대에 정식으로 선보인 적은 거의 없었다. 근친상간, 영아범죄 같은 엽기적인 소재를 연극으로 표현하기에 부담감이 컸기 때문이다.

박준우 연출은 "1980년대 무대에 오른 이후 어느 극단에서도 공연하지 못했고, 좀 더 쉽게 접근할 방법을 고민했다"며 "원작과 달리 아버지 캐벗을 세 명으로 나눠 캐릭터를 입혔다"고 설명했다.

연극의 본고장 러시아에서 공부한 박준우 연출은 2004년부터 2013년까지 모스크바 국립 쉐프킨 연극대학교와 대학원을 졸업한 전문 연출가다.

'욕망'은 아들 에번과의 욕정과 갈등을 대담하게 주도하는 새엄마 애비를 중심축에 놓고 관객의 집중을 끌어냈다.

애비를 연기한 강미현은 국제댄스스포츠 지도사이면서 공연 안무가로서의 활동이 두드러지는 배우다. 2012년 제7회 코리아임페리얼 댄스스포츠 챔피언십 Pre-Ama Latin 1위 수상에 이어 2014년부터 2020년까지 미스코리아 대전·충남·세종 선발대회 안무와 워킹지도 이력이 눈길을 끈다.

그녀는 "연극배우로 활동하던 동기간들 영향으로 2015년부터 무대에 서기 시작해 연극 '거북이, 혹은', '불멸의 여자', '세자매' 등 여러 연극작품을 했다"며 "뮤지컬 '페트로스', 독립영화 '길 위에 서서', 오페라 '엘레지' 등 연기의 폭을 넓히고 있다"고 말했다.

연극의 배경이 되는 농장의 주인이자 애비와 에번의 갈등을 유도하는 아버지 캐벗은 '욕망'의 또 다른 재미 중 하나다. 원작과 달리 연극에서는 세 사람으로 등장시켜 그의 심리를 흥미롭게 풀어냈다.

중부대와 동 대학원에서 연극영화학을 전공한 배우 문성필은 2010년부터 거의 한해도 쉬지 않고 다양한 연극작품을 통해 캐릭터 소화로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 연기뿐 아니라 중부대와 한남대, 대전대 등 후학 양성에도 힘을 쏟고 있으며, 2018년부터 전국예술강사협의회장을 맡고 있다.

그는 "연극의 가장 중요한 장점인 '라이브'가 주는 매력은 무한하다. 예전과 비교해 지역 연극계의 수준이 서울 못지않을 만큼 상당 부분 상향 평준화됐다는 점에서 지역에서 활동하는 연극인으로서 자부심을 느낀다"며 "관객의 힘이 절대적인 공연계 활성화를 위해 기획과 홍보 강화를 위한 정책적 접근이 펼쳐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세화 기자 kcjhsh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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