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지방선거 앞 자중지란…국힘은 맹공

朴 '86용퇴' 등 재거론에 尹 "이게 지도부냐"
지선 악영향 우려…국힘 "이중플레이" 공격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6·1지방선거를 앞두고 자중지란을 겪고 있다.

박지현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이 반성과 사죄의 뜻을 담아 한 긴급 기자회견의 여진이 이어지는 것이다.

당내에선 이 같은 파열음이 코앞으로 다가온 지방선거에 악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는데 국민의힘은 민주당에 바짝 날을 세우고 있다.

박 위원장은 25일 국회에서 열린 당 선대위 합동회의에서 전날에 이어 다시 한번 반성과 사과를 언급했다.

그는 "반성하지 않는 민주당에 대한 국민의 분노가 더 깊어지기 전에 신속히 사과하고 다시 한번 기회를 달라고 호소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판단했다"면서 '86(80년대 학번·60년대생)그룹 용퇴론'에 대해선 "아름다운 퇴장을 준비해야 한다"고 의견을 냈다. 회의에 동석한 86그룹인 윤 위원장과 박홍근 원내대표, 김민석 선대위 공동총괄본부장 등을 앞에 두고 86퇴진론을 면전에서 꺼낸 셈이다.

김 본부장은 내심 불쾌감을 드러냈다. 김 본부장은 "질서 있는 혁신 과정에서 각종 현안이 당헌·당규에 따라 진행되고 있다고 들었다"라며 "(민주당은) 지도부 일방 또는 개인의 지시에 처리되는 정당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선대위가 비공개로 전환되자 참석자 다수는 박 위원장의 태도를 성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위원장도 "이게 지도부인가"라고 말하고 회의실을 떠났다고 한다.

신현영 대변인은 선대위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박 위원장의 발언에 대해 성토하기도 했다. 그는 "개인의 소신을 밝히는 것도 중요하지만 당 의견과 개인 의견을 분리해 가야 할 필요가 있다"며 박 위원장의 태도에 우회적으로 불만을 드러냈다.

당 대변인이 대표 격인 비대위원장의 발언에 공개적으로 문제를 제기한 것은 이례적으로 지도부 내의 갈등이 위험수위로 치닫고 있음을 시사한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달린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이 같은 틈새를 집요하게 공격했다. 국민의힘 김기현 공동선대위원장은 이날 충남 천안의 김태흠 충남지사 후보 선거사무소에서 열린 현장 선대위 회의에서 민주당 지도부 투톱 간의 갈등을 "이중 플레이"이라고 비판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박 위원장이 대국민 사과를 하자 윤 위원장이 개인 차원의 발언이라고 번복했다"며 직격한 것이다.
서울=강제일 기자 kangje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