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 앙상블의 정기공연 '목련나무 밑의 디오니소스'가 27일과 28일 이틀동안 한남대 서의필홀 무대에 오른다.<극단 앙상블 제공> |
겨울에서 봄으로 넘어오는 계절 변화의 흐름을 극적 해석을 접목한 이번 연극은 '디오니소스'라는 이름을 가진 카페를 중심으로 두 명의 남성과 3명의 여성의 서사를 그린다.
그리스신화 속 인물을 차용해 등장인물들의 이름을 설정했다.
카페 주인은 디오니소스의 '소스', 그의 여성 동료는 고대 그리스 비극의 원조 테스피스의 '피스', 한강에 투신을 시도하려는 손님은 이카루스의 '카루'로 지었다.
애인과 동생에 배반당한 여성 단골손님은 테세우스의 연인 아리아드네의 '아리', 소스의 양아버지 격인 노인 술꾼은 디오니소스를 키워낸 실레노스의 '노스' 등 이들의 개인적 서사는 신화 속 인물의 서사와 일정 부분 겹친다.
스테디 문화콘텐츠 중 하나인 '그리스 신화'를 우리나라 실정과 접목해 희곡화했다는 점에서 재미를 더한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등장인물들은 카페에서 포도주를 마시며 박탈과 폭력에 노출된 듯 어둡고 차가운 겨울에 갇혀 자신의 서사를 펼치며 말다툼을 벌이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이후 은근히 스며드는 봄 향기를 호흡하며 서로 어울리며 작은 디오니소스 축제를 열고, 겨울 속에서 죽은듯한 존재들이 봄의 생동력으로 다시 깨어나고 힘을 얻는다.
2019년 한국문화예술 공모사업 '올해의 신작'에 선정된 이번 작품은 송전 한남대 명예교수가 연출을 맡았다. 대전의 원로배우 이종국과 젊은 신예인 김선옥, 신기주, 이상혁 배우가 출연한다. 뒤늦게 무대를 만났지만 왕성한 활동을 벌이는 중년배우 조원용도 합류했다.
송전 연출은 "니체는 최고의 비극, 나아가 문화 안에서 아폴론적인 것과 디오니소스적인 것이 신비하게 융합된다고 말한 바 있으며, 이는 인간의 삶에도 적용될 수 있을 것"이라며 "이성과 냉정, 감성적 도취가 서로 적절히 섞여 짜 맞춰지는 삶이 온전한 삶일 것이다"고 말했다.
공연은 5월 27일 오후 7시 30분, 28일은 오후 4시 한남대 서의필홀에서 선보인다.
한세화 기자 kcjhsh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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