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자 : 夫(지아비 부) 唱(노래 창) 婦(지어미 부) 隨(따를 수)
출 전 : 한서 열녀전 (漢書 烈女傳)
비 유 : 가정에서 부부화합(夫婦和合)의 도리를 이르는 말.
지난 토요일(매년 5월 21일)은 부부(夫婦)의 날이다.
가정의 달 중에서 가장 중심이 되고 도리의 근본이 되는 날이기도 하다
물론 효(孝)나 자식에 대한 사랑 등도 중요하지만 가장 작고 핵심이 되는 단체가 가정(家庭)이라 할 수 있다.
사회(社會), 국가(國家), 세계(世界) 등 크고 중요한 단체들도 따지고 보면 가정이라는 작은 단체에서 시작이 되고, 그 가정이 모여 사회가 되고, 그 사회가 모여 국가가 되고 국가들이 모여 세계를 이룬다.
따라서 가정은 매우 작으나 가장 기본이고 핵심임에 틀림이 없다. 그 가정의 시작은 바로 부부(夫婦)로부터 시작됨은 말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윗사람이 온화하게 눈길을 부드럽게 하여 아랫사람을 대하면, 아랫사람은 자연히 화목(和睦)하게 되고, 또한 아랫사람은 마땅히 윗사람을 공경(恭敬)하게 된다.
부부관계도 마찬가지다. 남편이 의(義)로써 선도(先導)하면 아내는 유순한 태도로 남편과 함께하기 마련이다.
한(漢)나라 포선(鮑宣)의 아내 환씨(桓氏)는 자(字)가 소군(少君)이다. 포선이 일찍이 소군의 아버지에게 글을 배웠는데, 소군의 아버지는 포선의 품성이 청빈(淸貧)한 것을 기특하게 여겨 딸을 그에게 시집보냈다.
시집가는 길에 많은 재물을 함께 보냈는데 포선이 달가워하지 않으며 아내에게 말했다. "당신은 부유하고 교만하게 자라서 아름답게 꾸미는 것이 습관이 됐지만, 나는 실로 가난하고 미천한 몸이기에 그와 같은 예(禮)를 감당할 수 없소."라고 하자, 아내가 말했다.
"아버지께서 당신이 덕행(德行)을 닦고 검소(儉素)한 생활을 하는 것을 보시고 저를 시집보냈습니다. 이미 군자를 받들기로 결심한 이상 오직 명(命)에 따를 뿐입니다."
포선이 이 말을 듣고서 웃으며 "그와 같이 할 수 있다면 그것이 나의 뜻이오"라고 하였다.
이에 아내는 하인들과 의복, 장식품들을 모두 친정으로 돌려보내고, 짧은 삼베치마로 갈아입고서 포선과 함께 작은 수레를 끌고 마을로 돌아왔다.
시어머니 뵙는 예(禮)를 마치고, 물동이를 들고 물을 길어 부인으로서의 도(道)를 행했다. 소군(少君)의 그런 모습을 보고 온 마을과 고을에 칭찬이 자자했다.
'上和下睦 夫唱婦隨'(상화하목 부창부수/ 위에서 화(和)하면 아래에서 화목하고, 남편이 주장하면 아내는 따르느니라.)
윗사람이 사랑하여 가르쳐 줌을 화(和)라 하고, 아랫사람이 공손하게 예(禮)를 다함을 睦(목)이라고 한다. 그래서 상하가 서로 뜻이 맞고 정다운 모습을 화목(和睦)하다고 한다.
부창부수(夫唱婦隨)는 음양 이치에 따라 남편이 나서서 먼저 실행하면 부인이 뒤따르는 음양의 조화 속에 함께 화목(和睦)하고 즐거워하는 모습을 표현하고 있다.
이 문장은 가정(家庭)에서 실천해야 할 군자의 도(道)를 말하고 있다. 곧 화(和)함과 바름을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
옛 성현(聖賢)말씀에 가정(家庭)속에서 여자는 안에서 위(位)를 바르게 하고, 남자는 밖에서 위(位)를 바르게 하니 남녀가 바르게 함이 천지의 큰 올바른 이치리라.
집안(家人)에 엄한 인군(人君)이 있으니 이는 부모를 말한다.
부모는 부모답고, 자식은 자식답고, 형은 형답고 동생은 동생답고, 남편은 남편답고, 아내는 아내다워야 집안의 도(道)가 바르게 되니, 집안이 바르게 되면 바로 천하가 안정되는 것이다.
부부의 관계는 그 무엇보다도 중요하므로 곧 금슬상화(琴瑟相和), 백년해로(百年偕老), 원앙지계(鴛鴦之契), 해로동결(偕老同穴), 비익연리(比翼連理) 등 표현도 많다.
'천하의 이치는 남편이 주장하면 아내가 따르고, 수소가 달리면 암소가 뒤쫓으며, 새의 수컷이 울면 암컷이 응한다(天下之理 夫者唱 婦者隨 牡者馳 牝者逐 雄者鳴 雌者應/ 천하지리 부자창 부자수 모자치 빈자축 웅자명 자자응).' 이러한 까닭으로 성인(聖人)이 언행을 정하고 현인(賢人)이 그것을 바로잡는다고 했다.
여기서 원문의 창(唱)은 노래 부른다는 뜻 외에 주장하다. 주창하다의 뜻이 넓다.
암소가 내키지 않을 때는 수소를 따라가지 않듯, 남편이 끌어도 일방적이지는 않고 사이좋게 잘 화합해야 한다는 뜻을 가졌다.
요즈음은 부창부수(婦唱夫隨)라고 해야 할 판이다. 집안의 모든 대소사(大小事)를 여자들의 주장에 의해 결정하고 실행한다. 남자는 그저 돈이나 벌어다주고 집안에서 힘써야 할 것만 하면 되는 세상이다. 또 그렇게 해야만 가정이 편하다고 한다.
어찌 보면 맞는 말이다. 여자들은 대부분 세밀하고, 정확하며, 아끼고, 품는 마음의 소유자이기 때문이다. 그러다보니 서로의 주장이 충돌하고 나아가 늦게 이혼하는 경우가 많아진 세상이 되었다.
모두가 양보와 참지 못하는 데서 생겨나는 아픔과 비극이다
한 번 부지런하면 천하에 어려운 일이 없고, 백 번 참으면 가정에 큰 화합[평화]가 온다.(一勤天下無難事 百忍堂中有泰和/일근천하무난사 백인당중유태화)
부부의 따뜻한 정(情)은 가정에 가장 좋은 명약(名藥)이다
세계평화를 원한다면 가정이 바로서야 한다.
그 가정의 중심에는 부부(夫婦)라는 빛나는 보물이 존재함을 깨달아야 할 것이다.
장상현 / 인문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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