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은석 목원대 기초교양학부 교수(국제디지털자산위원회 이사장) |
이처럼 가상화폐 시장이 메이저로 진입하면서 어떻게 이 시장을 제도권으로 편입시킬 것인지가 주요 이슈로 떠오르기 시작했다. 더불어 최근 대통령 선거와 맞물려 가상화폐를 어떻게 다룰 것인가에 대한 문제가 주요 경제 문제로 부각되었고, 후보들은 공약을 통해 문제를 구체화하기 시작했다. 이렇게 정책 차원에서 가상화폐 문제를 다루기 시작하면서 '디지털자산'이라는 용어를 본격적으로 활용하기 시작했다. 원래 IT업계에서 사용하던 용어였지만 최근에는 가상화폐와 그 시장을 품격 있고 우아하게 지칭하는 용어로 생각하는 경향이 크다.
'디지털자산'은 디지털 기반으로 제작된 다양한 형식의 제작물 중 소유권 또는 사용권을 소유하거나 거래할 수 있는 즉, 자산의 성격을 가진 저작물을 의미한다. 여기서 '다양한 형식'은 텍스트, 문서, 이미지, 동영상처럼 우리가 직접 활용할 수 있는 콘텐츠의 형식과 디지털 기술, 데이터, 시스템, 플랫폼, 서비스 등 우리의 삶에 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보이지 않는 형식을 포함한다.
이 정의에 '누가'라는 개념을 더해보자. 그러면, 개인, 단체, 기업 등 다양한 주체들과 조합을 이루어 확산이 가능한 의미가 된다. 적용해 보면, 크리에이터라는 개인이 주체가 되어 유튜브(Youtube)와 같은 스트리밍 플랫폼에 제작하여 올린 영상 콘텐츠, 교사라는 개인이 주체가 되어 학생들을 가르치기 위해 제작한 수업자료, 또 학교 및 교육청과 같은 교육기관이 주체가 되어 교사가 제작한 디지털 교육 콘텐츠를 수업에 활용하는 환경을 제공하는 서비스 등도 디지털자산의 범주에 포함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즉, '디지털자산' 하면 우리가 쉽게 떠올리는 가상화폐는 디지털자산의 일부에 해당 되는 셈이다.
이제는 연계되는 행위에 초점을 맞추어 생각해 보자.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라는 질문을 던졌을 때, 디지털자산을 단지 가상화폐로 인식하고 있는 경우, 연계되는 행위의 키워드는 '투자'가 된다. 이 경우, 개인에게는 '어떻게 투자를 잘 할 것인가', 그리고 정책 측면에서는 '투자를 잘 할 수 있는 여건을 어떻게 만들 것인가'로 구체화가 가능하다. 반면, 가상화폐를 디지털자산의 일부로 인식하고 다양한 사회적 분야를 포함시켜 대상을 확대할 경우, 연계되는 행위를 설명하는 키워드는 '자산화'가 된다. 즉, 개인에게는 '어떻게 자산으로 만들 것인가', 그리고 정책에서는 '자산으로 만들 수 있도록 어떤 환경을 어떻게 제공할 것인가'로 구체화될 수 있다.
이처럼 '디지털자산'이라는 용어를 인식하는 관점의 차이가 디지털자산으로 추구할 수 있는 지향점의 차원을 다르게 만든다. '자산화'라는 키워드에 초점을 맞추면, 경제, 문화, 교육, 예술 등 다양한 분야에서 새로운 콘텐츠 또는 서비스를 창조하여 가치를 만들거나 혹은 이미 만들어진 디지털 자료에 새로운 가치를 덧입혀 활용하는 행동들과 맞닿게 된다. 이 경우, 내 일상에서 내가 무심코 쉽게 접해왔거나 아무렇지 않게 만들고 있었던 디지털 콘텐츠가 이제는 나의 자산으로 활용되어 삶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변화로 연결된다. 이 변화의 핵심 메시지는 바로 시민 중심으로, 디지털자산이 일반 사람들의 삶에 영향을 미치면서 이들을 중심으로 확산 된다는 것이다. 이것이 자산의 진정한 가치이다.
원은석 목원대 기초교양학부 교수(국제디지털자산위원회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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