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흥배수지는 중구 수도산 정상에 1950년 설치됐다. 대흥배수지의 문제는 시설 용량 대비 일일 급수량이 적었고, 지역 최초 배수지로 설치되면서 노후화가 심각했다는 진단이다.
실제 대흥저수지 총 용량은 3000t에 달한다. 배수지는 가정까지 물을 보내기 전 물을 저장하는 시설로 대전 최초 배수지였던 만큼 급수 지역이 넓었기 때문에 대용량 시설로 조성됐다. 그러나 대흥배수지가 본격 휴지에 들어간 4월 14일 이전까지는 경우 일일 177t이 급수됐다. 최대 용량 대비 5.9%만 활용에 그쳤던 셈인데 효율성 측면에서도 적절하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대전상수도사업본부 관계자는 "우선은 폐쇄가 아니라 휴지다. 대전에서 가장 오래된 배수지고 노후가 심각했다. 또 활용하지 않았지만, 관사 또한 안전진단에서 D등급을 받았다. 전반적으로 시설 노후에 따른 휴지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2022년 중구 수도산 정상에 위치한 대흥배수지 모습. 다음지도=항공뷰 |
모든 시설을 보수할 경우 소요될 예산 6억6800만 원으로 확인됐다. 또 대흥배수지를 지속 가동하면 연 3000만 원이 소요된다. 결국 효용 가치를 따져봤을 때 비효율적이라는 답이 나왔다는 결론이다.
대흥배수지가 휴지 됨에 따라 대사동, 대고 오거리, 테미고개 일대 지역은 현재 보문배수지에서 급수를 담당하고 있다. 보문배수지 용량은 1200t으로 대흥배수지와 비교하면 절반 수준이다. 그러나 보문의 경우 일일 863t이 급수되고 대흥배수지의 일일 177t을 더해도 전체 급수량에는 문제가 없다는 계산이다.
급수량에서는 문제가 없지만, 대흥배수지를 곧바로 폐쇄하지 않고 휴지를 6개월 지속하는 이유는 보문배수지의 표고가 대흥배수지보다 높기 때문이다. 높은 곳에서 급수되면 압력에 의해 물을 공급받는 각 가정의 급수관이 터질 수도 있다는 우려다.
상수도본부 관계자는 "이미 급수시설에 감압 벨브가 다 설치돼서 보문배수지에서 급수해온 한 달째 안전 문제는 단 한 건도 없었다. 다만 장기적으로 지켜봐야 할 문제라서 적어도 10월까지는 임시운영을 하는 과정을 거치는 것"이라고 답했다.
대흥배수지의 휴지 또는 폐쇄 결정은 빠르면 올 하반기 늦어도 내년 초에는 확정될 전망이다. 대전시에는 최종 폐쇄 이후의 시설 활용법에 대해서는 장기적으로 고민해서 결정하겠다는 방침이다.
이해미 기자 ham7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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