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철 대전교통공사 사장 |
지금까지는 수도권이 성장엔진 역할을 톡톡히 수행했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규모의 경제, 산업 집적화 및 인적·물적 우수한 인프라를 집중시켜 짧은 시간에 경제적 성공을 이룰 수 있었다.
이제 우리는 경제지표 상으로 '풍요로운'선진국 대열에 들어섰다. 국민 모두 함께 노력했고 애쓴 보람이 있었다. 우리 국민은 이제 행복해질 준비가 됐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급속한 경제 성장이 '지속가능한 행복'을 가져오지는 못했다. 모두가 행복한 국가가 되기 위해선 또다시 새로운 도전과 극복이 필요하다.
첫째 기후재앙 위기다. 계속된 이상 기후로 인해 지구 풍경이 달라지면서 과거에 없던 피해가 많아지고 있다. 선례로 지구 한편은 폭염과 홍수로 사람과 동·식물이 고통받고, 반대편에서는 우박이 떨어져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요즘 같은 봄 날씨에 대기가 정체될 때는 뿌연 안개와 같은 미세먼지로 숨쉬기가 곤란할 지경이다.
둘째 자살공화국 문제와 지방소멸이다. 한정된 자원에서의 무한경쟁은 필연적으로 소수의 승자와 다수의 패자를 양산한다. 패배논리로 좌절한 많은 시민의 정신건강이 피폐해지고 있다. 결국 우리나라는 세계 제일의 자살공화국이 됐다.
젊은이들은 심층의 경쟁 속에 지쳐가고 있다. 인생의 관문이 되어 버린 대입시험, 취업난, 결혼문제, 주택 구입 등의 문제로 고통받고 있다. 결국 저조한 출산율은 덤이고, 지방소멸은 다음 수순이다. 이대로 가다가는 미래 성장 동력이 점차 약화된 무기력해진 고령사회가 되어버린 옆 나라 일본의 상황이 연상된다.
수도권 중심의 성장 동력은 이제 수명이 거의 다 됐다. 새로운 미래 성장 동력을 통해 지속 가능한 대한민국이 되어야 한다. 지방을 소생시켜 합리적인 지역 균형발전을 이룰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다.
교통이 해결책의 중대한 모멘텀이 될 수 있다. 다행인지 모르겠지만, 팬데믹의 위기가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교통혁명의 기회를 앞당겼다. 이전엔 생각지 못했던 PM(개인형 이동수단)과 통신망, 온라인 회의, 에너지 전환, AI와 빅데이터에 대한 새로운 패러다임이 형성되었다.
코로나 상황을 통해 재택근무 환경과 화상회의의 효율성도 알게 됐고 관련 기술도 대폭 향상됐다. 5G와 메타버스 등을 통한 비대면 활동이 가능하여 작업공간의 제약이 없어지고, 수도권 중심의 일극 집적 효용이 감소했다.
이제는 수도권 중심의 발전전략에서 탈피해 지역 균형발전 전략으로 나아갈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이다. 이를 잘 활용한다면 탄소중립을 앞당기고, 기후재앙과 치열한 경쟁 구도의 사회를 변화시킬 수 있다.
우선 수도권 외에 지방이 골고루 균형발전을 위해 국토 교통망 재편을 숙고해야 한다. 수도권 중심의 교통망 구축을 지양하고, 충청광역권이 교통·물류·정보통신·과학의 허브로서 역할을 수행하도록 힘을 실어야 한다.
전국 사통팔달의 중심지를 자랑하는 충청광역권 내 교통망은 실로 실망스럽다. 정작 대전·세종·충남·충북 간 연계교통 접근성은 고속도로와 고속철도로 이동 가능한 경상권·전라권 등 타 시·도권역과의 접근성보다도 떨어진다. 철도는 더욱 그렇다. 대전에서 충남도청이 있는 내포까지 철도를 이용하여 가는 것은 엄두도 못 낸다. 국토 균형발전을 위한 교통망 재편에 충청광역권 내 교통망의 재정비를 필수적으로 포함해야 하는 이유이다.
지역 균형발전을 위한 충청광역권 메가시티 완성은 현재 국민의 10% 수준인 500만명의 인구에서 20% 수준인 1,000만명의 인구를 수용하는 생활권이 되는 것이다. 새로운 정부의 출범에 발맞춰 지역 균형발전을 통해 더욱 살기 좋은 대한민국을 만들자는 담론을 제기하고 싶다./김경철 대전교통공사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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