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키호테 世窓密視] 긍정이 행운을 부른다

  • 오피니언
  • 여론광장

[홍키호테 世窓密視] 긍정이 행운을 부른다

좋았다면 추억이고 나빴다면 경험이다

  • 승인 2022-05-21 07:27
  • 수정 2022-05-21 07:36
  • 김의화 기자김의화 기자
나는 부자 농장주(農場主)다. 내가 가지고(?) 있는 양묘장은 면적이 1만 9930㎡으로 약 6000평을 넘는다. 비닐하우스는 6동에 달하며 관목, 소나무도 모자라 각종 꽃이 지천이다.

이를 시가로 치자면 땅 1평이 통상 3.3㎡이니 평당 100만 원만 쳐도 60억이 훌쩍 넘는다. 하지만…… 실상은 다르다. 나는 그저 양묘장에서 일하는 공공근로자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농장주' 운운하는 것은 주인의식을 갖고 일한다는 개념에서 출발했다.

즉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의 일환이란 주장이다. 그러면 왜 이처럼 말도 안 되는 허풍을 치는 걸까? 장차 출간하는 저서는 반드시 베스트셀러가 되어 나도 순식간에 억만장자가 될 수 있을 거란 믿음이 우뚝하기 때문이다.

내가 나를 믿지 못하면 남도 믿지 않는다. 어제는 사흘 연속 다가오는 장마에 대비하여 도랑 청소를 했다. 그동안 쌓인 먼지와 낙엽 등을 치우느라 허리가 부러지는 듯했다. 하지만 내가 맡을 일을 모두 마쳤다는 안도감에 마음은 편했다.



공공근로를 마친 뒤에는 모 단체의 시상식이 있어 달려갔다. 거기서 나는 과분하게 큰상을 받았다. 최우수 표창장과 함께 상금으론 50만 원이나 수령했다. 그야말로 빈집에 소가 들어왔다.

그동안 기자로 활동하면서 표창과 상금을 받는 분을 많이 취재했지만, 막상 내가 받으려니 쑥스러웠다. 아무튼 모 단체의 혜안(慧眼)의 시상(施賞)에 깊은 감사를 드렸다. 수상 소감을 밝히는 부분에서 나는 "더 열심히 잘 쓰고, 홍보도 잘하겠습니다"를 다짐했다.

서두에서 '나는 부자 농장주'라는 말도 안 되는 허풍을 쳤다. 그러나 이런 과장된 표현은 사실 별명이 '홍키호테'인 나에겐 적격일 수 있다. "나는 운이 없고 재수도 없어서 로또복권에 1등으로 당첨돼 본 역사가 없다"는 사람이 있었다.

그런 사람에게 나는 이렇게 물었다. "그럼 매주 로또복권은 사시겠네요?" 의외의 답변이 돌아왔다. "이젠 안 삽니다." 로또복권도 안 사면서 1등 당첨을 운운한다는 건 모순이다. 행운도 마찬가지다. 행운을 잡으려면 긍정이 우선돼야 한다.

긍정은 행복으로 가는 계단이기도 하다. <행복한 인생을 위해 버려야 할 것들>이란 글에 의미심장한 말이 많다. 먼저, '나이 걱정을 버려야 한다'는 것이다. 인생에도 봄, 여름, 가을, 겨울이 있듯 인생의 각 계절에도 계절마다의 가치가 있기 때문이다.

다음으론 '과거에 대한 후회를 버려야 한다'이다. 과거를 붙잡고 못 내려놓으면 영영 과거 속에서 살게 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후회하고 한탄할 시간에 지금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하자는 주장이다.

'좋았다면 추억이고 나빴다면 경험이다'라는 명언도 있지 않은가. 이어서는 '비교하는 마음을 버려야 한다'에 방점이 찍힌다. 나는 사실 바늘 하나 꽃을 땅조차 없는 가난한 장삼이사에 불과하다.

그런데도 감히 '농장주'를 운운하며 자가당착(自家撞着)의 허황된 60억 토지주(土地主)라는 망상까지 꿈꾸는 까닭은 명료하다. 나에겐 분명 그러한 꿈이 실재하기 때문이다. 비교가 아닌 다양성의 관점에서 세상을 바라본다면 인생은 더욱 따뜻해질 것이 분명하다.

끝으로는, 당연한 얘기겠지만 자격지심(自激之心)을 버려야 한다. 사람은 누구나 잘하는 종목이 하나쯤은 있다. 그걸 달인의 수준까지 끌어올리면 된다.

어제 수상한 모 단체의 표창장과 상금 수령의 정체는 취재할 때 최대한 인터뷰이의 입장에서 글을 써온 덕분의 결실이었다. 앞으로도 긍정 마인드로 행운을 부르는 글을 쓸 작정이다.

홍경석 / 작가 · '사자성어는 인생 플랫폼' 저자

사자성어
* 홍경석 작가의 칼럼 '홍키호테 世窓密視(세창밀시)'를 매주 중도일보 인터넷판에 연재한다. '世窓密視(세창밀시)'는 '세상을 세밀하게 본다'는 뜻을 담고 있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 신탄진동 고깃집에서 화재… 인명피해 없어(영상포함)
  2. 대전 재개발조합서 뇌물혐의 조합장과 시공사 임원 구속
  3. 대전 사립대 총장 성추행 의혹에 노조 사퇴 촉구…대학 측 "사실 무근"
  4. [사진뉴스] 한밭사랑봉사단, 중증장애인·독거노인 초청 가을 나들이
  5. [WHY이슈현장] 존폐 위기 자율방범대…대전 청년 대원 늘리기 나섰다
  1. [르포] 전국 최초 20대 자율방범대 위촉… 첫 순찰 현장을 따라가보니
  2. [사설] '용산초 가해 학부모' 기소가 뜻하는 것
  3. 충청권 소방거점 '119복합타운' 본격 활동 시작
  4. [사이언스칼럼] 탄소중립을 향한 K-과학의 저력(底力)
  5. [국감자료] 임용 1년 내 그만둔 교원, 충청권 5년간 108명… 충남 전국서 두 번째 많아

헤드라인 뉴스


‘119복합타운’ 청양에 준공… 충청 소방거점 역할 기대감

‘119복합타운’ 청양에 준공… 충청 소방거점 역할 기대감

충청권 소방 거점 역할을 하게 될 '119복합타운'이 본격 가동을 시작한다. 충남소방본부는 24일 김태흠 지사와 김돈곤 청양군수, 주민 등 9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119복합타운 준공식을 개최했다. 119복합타운은 도 소방본부 산하 소방 기관 이전 및 시설 보강 필요성과 집중화를 통한 시너지를 위해 도비 582억 원 등 총 810억 원을 투입해 건립했다. 위치는 청양군 비봉면 록평리 일원이며, 부지 면적은 38만 8789㎡이다. 건축물은 화재·구조·구급 훈련센터, 생활관 등 10개, 시설물은 3개로, 연면적은 1만 7042㎡이다..

대전 사립대 총장 성추행 의혹에 노조 사퇴 촉구…대학 측 "사실 무근"
대전 사립대 총장 성추행 의혹에 노조 사퇴 촉구…대학 측 "사실 무근"

대전의 한 사립대학 총장이 여교수를 성추행했다는 의혹이 불거져 경찰이 수사에 나선 가운데, 대학노조가 총장과 이사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대학 측은 성추행은 사실무근이라며 피해 교수 주장에 신빙성이 없다고 반박했다. 전국교수노동조합 A 대학 지회는 24일 학내에서 대학 총장 B 씨의 성추행을 고발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성추행 피해를 주장하는 여교수 C 씨도 함께 현장에 나왔다. 선글라스와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C 씨는 노조원의 말을 빌려 당시 피해 상황을 설명했다. C 씨와 노조에 따르면, 비정년 트랙 신임 여교수인 C 씨는..

[르포] 전국 최초 20대 자율방범대 위촉… 첫 순찰 현장을 따라가보니
[르포] 전국 최초 20대 자율방범대 위촉… 첫 순찰 현장을 따라가보니

"20대 신규 대원들 환영합니다." 23일 오후 5시 대전병무청 2층. 전국 최초 20대 위주의 자율방범대가 출범하는 위촉식 현장을 찾았다. 김태민 서대전지구대장은 마을을 지키기 위해 자원한 신입 대원들을 애정 어린 눈빛으로 바라보며 첫인사를 건넸다. 첫 순찰을 앞둔 신입 대원들은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고, 맞은 편에는 오랜만에 젊은 대원을 맞이해 조금은 어색해하는 듯한 문화1동 자율방범대원들도 자리하고 있었다. 김태민 서대전지구대장은 위촉식 축사를 통해 "주민 참여 치안의 중심지라 할 수 있는 자율방범대는 시민들이 안전을 체감하도록..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장애인 구직 행렬 장애인 구직 행렬

  • 내일은 독도의 날…‘자랑스런 우리 땅’ 내일은 독도의 날…‘자랑스런 우리 땅’

  • 놀면서 배우는 건강체험 놀면서 배우는 건강체험

  • 서리 내린다는 상강(霜降) 추위…내일 아침 올가을 ‘최저’ 서리 내린다는 상강(霜降) 추위…내일 아침 올가을 ‘최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