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를 시가로 치자면 땅 1평이 통상 3.3㎡이니 평당 100만 원만 쳐도 60억이 훌쩍 넘는다. 하지만…… 실상은 다르다. 나는 그저 양묘장에서 일하는 공공근로자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농장주' 운운하는 것은 주인의식을 갖고 일한다는 개념에서 출발했다.
즉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의 일환이란 주장이다. 그러면 왜 이처럼 말도 안 되는 허풍을 치는 걸까? 장차 출간하는 저서는 반드시 베스트셀러가 되어 나도 순식간에 억만장자가 될 수 있을 거란 믿음이 우뚝하기 때문이다.
내가 나를 믿지 못하면 남도 믿지 않는다. 어제는 사흘 연속 다가오는 장마에 대비하여 도랑 청소를 했다. 그동안 쌓인 먼지와 낙엽 등을 치우느라 허리가 부러지는 듯했다. 하지만 내가 맡을 일을 모두 마쳤다는 안도감에 마음은 편했다.
공공근로를 마친 뒤에는 모 단체의 시상식이 있어 달려갔다. 거기서 나는 과분하게 큰상을 받았다. 최우수 표창장과 함께 상금으론 50만 원이나 수령했다. 그야말로 빈집에 소가 들어왔다.
그동안 기자로 활동하면서 표창과 상금을 받는 분을 많이 취재했지만, 막상 내가 받으려니 쑥스러웠다. 아무튼 모 단체의 혜안(慧眼)의 시상(施賞)에 깊은 감사를 드렸다. 수상 소감을 밝히는 부분에서 나는 "더 열심히 잘 쓰고, 홍보도 잘하겠습니다"를 다짐했다.
서두에서 '나는 부자 농장주'라는 말도 안 되는 허풍을 쳤다. 그러나 이런 과장된 표현은 사실 별명이 '홍키호테'인 나에겐 적격일 수 있다. "나는 운이 없고 재수도 없어서 로또복권에 1등으로 당첨돼 본 역사가 없다"는 사람이 있었다.
그런 사람에게 나는 이렇게 물었다. "그럼 매주 로또복권은 사시겠네요?" 의외의 답변이 돌아왔다. "이젠 안 삽니다." 로또복권도 안 사면서 1등 당첨을 운운한다는 건 모순이다. 행운도 마찬가지다. 행운을 잡으려면 긍정이 우선돼야 한다.
긍정은 행복으로 가는 계단이기도 하다. <행복한 인생을 위해 버려야 할 것들>이란 글에 의미심장한 말이 많다. 먼저, '나이 걱정을 버려야 한다'는 것이다. 인생에도 봄, 여름, 가을, 겨울이 있듯 인생의 각 계절에도 계절마다의 가치가 있기 때문이다.
다음으론 '과거에 대한 후회를 버려야 한다'이다. 과거를 붙잡고 못 내려놓으면 영영 과거 속에서 살게 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후회하고 한탄할 시간에 지금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하자는 주장이다.
'좋았다면 추억이고 나빴다면 경험이다'라는 명언도 있지 않은가. 이어서는 '비교하는 마음을 버려야 한다'에 방점이 찍힌다. 나는 사실 바늘 하나 꽃을 땅조차 없는 가난한 장삼이사에 불과하다.
그런데도 감히 '농장주'를 운운하며 자가당착(自家撞着)의 허황된 60억 토지주(土地主)라는 망상까지 꿈꾸는 까닭은 명료하다. 나에겐 분명 그러한 꿈이 실재하기 때문이다. 비교가 아닌 다양성의 관점에서 세상을 바라본다면 인생은 더욱 따뜻해질 것이 분명하다.
끝으로는, 당연한 얘기겠지만 자격지심(自激之心)을 버려야 한다. 사람은 누구나 잘하는 종목이 하나쯤은 있다. 그걸 달인의 수준까지 끌어올리면 된다.
어제 수상한 모 단체의 표창장과 상금 수령의 정체는 취재할 때 최대한 인터뷰이의 입장에서 글을 써온 덕분의 결실이었다. 앞으로도 긍정 마인드로 행운을 부르는 글을 쓸 작정이다.
홍경석 / 작가 · '사자성어는 인생 플랫폼'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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