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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충돌과 입찰방해 등 공정성이 훼손됐다며 일부 미술계가 반발하고 나선 것이다.
공모에 선정된 작가(업체)와 심사위원이 같은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등 이해관계 정황이 관측된 데다, 면접일보다 먼저 명단을 입수하고 일부 심사위원과 소통하는 등 '짜맞추기식 입찰'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18일 충남대학교병원과 지역미술계에 따르면, 충남대병원은 올해 4월 '충남권 공공어린이재활병원 건립사업 신축공사'에 따른 미술작품 제작설치 제안요청 공고를 내고 두 차례에 걸쳐 입찰을 진행했다.
심사는 두 차례 각각 병원 측 내부인사 3명과 외부인사 5명까지 총 8명이 참여했으며, 1차와 2차 중복지원 포함 총 11명의 작가(업체) 중 2차 심사에서 한 팀을 선정했다. 총 사업예산은 2억1504만2300원이며, 병원 건물 1층 공용홀과 외부 1층 중 한 군데에 미술품이 설치될 예정이다.
올해 12월 개원 예정인 공공어린이재활병원은 충청권역 장애아동 6000여 명의 재활치료와 공공 의료서비스 지원을 목적으로 대전 서구 관저동에 지하 2층과 지상 5층, 70병상(입원 50, 낮 20) 규모로 조성된다.
문제는 공모 선정을 위한 외부 심사위원 영입과 관련, 선정작가(업체)와 심사위원이 각종 프로젝트를 공유하는 등 이해관계가 얽혀 있음에도 심사 기피 사유로 걸러내지 못했다는 점이다.
실제로 선정작가와 일부 심사위원이 올해 3월 입주를 시작한 유성구 소재 한 신축 아파트단지 내 조각 작품을 각각 설치하는 등 최근까지 같은 프로젝트에 참여한 것으로 확인됐다.
충남대병원 측은 입찰 진행은 블라인드 테스트를 원칙으로 면접 당일 참여자 명단을 심사위원들에게 공개하기 때문에 공정성을 저해할 상황 자체가 불가하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지역미술계는 다른 분야에 비해 범위가 좁은 미술계 전문가를 심사위원으로 영입하면서 장르의 특성조차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을뿐더러, 선정작가와 일부 심사위원이 면접일보다 먼저 소통하는 등 사전에 내정하고 짜맞추기식 입찰을 진행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지역의 한 조각가는 "지역에서 활동하는 미술인들 범위가 한정적이고, 조각으로 제한하면 누가 누군지 거의 다 알 정도인데, 주최 측이 외부 심사위원 영입 과정에서 지역 미술계 생태계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것 같아 유감스럽다"며 "이해충돌과 입찰방해에 해당하는 상황이 벌어졌다는 점에서 향후 재발 방지를 위해서라도 입찰의 공정성 강화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충남대병원 관계자는 "비공개를 원칙으로 블라인드 평가를 진행했으며, 작가나 업체들의 개인적인 이해관계까지 파악할 순 없다"고 해명했다.
한세화 기자 kcjhsh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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