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돈의 3년, 대전시는 바이러스로부터 시민들의 건강과 안전을 최우선 가치에 두고 행정의 방향키를 조정해 왔다. 역학조사부터 선별진료소 운영과 백신 접종과 병상 확보까지 쉴 새 없는 대응 체계가 가동됐다. 이는 연일 최다 확진자가 발생했으나 위중증 병상 가동률이 안정세, 누적 확진자 전국 하위권이라는 결과로 이어졌다.
2021년부터 현재까지 코로나19 최전선에서 방역 행정을 진두지휘한 이동한 대전시 보건복지국장은 그동안 잘 버텨준 대전시민과 의료진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면서 대전시의 포스트 코로나 행정, 그리고 의료복지에 대한 계획을 밝혔다. <편집자 주>
이동한 대전시 보건복지국장 |
▲2년 반을 되돌아보면 수차례의 위기가 있었지만, 대전시는 코로나19 방역에 총력을 다 해왔다. 모든 역량을 집중해 의료진과 보건소가 하나가 돼 탄탄한 방역으로 대응했다. 하지만 코로나19는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의 경제적·심리적 타격과 우리 공동체에 깊은 상처를 남겼다. 피해 입은 모든 시민과 방역에 참여해주신 시민에게 위로와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다.
-대전은 병상 가동률 측면에서 안정세를 보였다. 병상 확보 외에도 코로나19 대응에 특별히 신경 쓴 부분이 있다면.
▲대전형 방역체계 Test(검사), Trace(추적), Treat(치료) 구축이 초기 안정화에 기여했다. 신속한 검사를 위해 선별진료소 5곳과 임시선별 검사소 4곳을 운영하고 그물망 역학조사팀인 100인 특별기동대를 통해 감염원을 추적해 N차 감염을 차단했다. 또 전국 광역시 중 가장 많은 1090병상을 확보해 안정적으로 격리치료를 지원하고 중부권에서 최대 생활치료센터를 운영했다. 특히 보건소 인력을 대폭 충원해 현장에서의 대응 능력을 높였는데 이 모든 것들이 더해져 방역 시너지 효과가 나온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코로나19가 가을이나 겨울에 재유행할 가능성은.
▲유럽의 경우 총인구 40% 정도가 감염되면 역학 수치가 떨어지는데 우리나라도 집단 면역처럼 수치가 줄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이 또 다른 변이 바이러스가 나올 수 있다고 예측하는 상황이다. 지금 공통적으로 나오는 변이 바이러스의 특징을 봤을 때 새로운 변이도 전파력은 세지만 증상은 심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 그럼에도 기저 질환자는 조심해야 한다. 앞으로는 고위험군을 집중 관리할 생각이다.
-앞으로 대전시의 감염병 대응체계는 어떻게 되나.
▲우선 고위험군과 요양병원·시설 등의 보호가 최우선이다. 고위험군은 검사 당일 치료제 처방과 입원이 모두 가능하도록 패스트트랙을 구축하겠다. 사전확산 차단을 위해 3T*(검사-추적-격리-치료) 역량과 감시체계도 강화하게 된다. 또 유사시 병상을 신속히 추가 확보할 수 있도록 의료계와 네트워크 핫라인을 가동 중이다. 재유행 위기가 감지되면 현 상황에 걸맞은 비상 보건의료 시스템을 신속히 가동하도록 철저히 준비하고 있다.
이동한 대전시 보건복지국장 |
▲대전의료원은 2021년 예비타당성 면제 사업으로 선정된 후 약 9개월간의 KDI 사업계획 적정성 검토를 거쳐 최종 사업 규모와 예산액이 확정됐다. 올해 3월 행안부 지방재정 중앙투자심사까지 통과돼 재정투자계획에 대한 심사절차가 마무리됐다. 2026년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대전 동구 용운동 11번지 일원에 설립하고 319병상, 21개 진료과를 갖출 계획이다. 최근에 대전의료원 의료·운영체계 연구용역을 진행했고, 진료·운영계획, 의료인력, 공간배치계획 등 기획설계와 세부 시행지침 등을 마련하는 단계다.
-공공병원은 취약계층 진료가 중심이기에 적자를 면할 수 없는 구조다. 재정 확보가 중요한데 대전시의 대안과 극복 방안은?
▲공공병원의 기능과 역할은 감염병 진료와 취약계층 중심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기 때문에 경제적 수익 창출을 목적으로 하는 민간병원보다 수익성이 낮은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2020년 보건복지부에서 낸 전국 34개 지방의료원 결산 공시자료를 보면 16개 의료원이 흑자다. 18개 의료원의 평균 적자도 약 13억 원으로 우려하는 만큼 적자 폭이 크지 않다. 특히 한국보건산업진흥원 타당성 용역 결과 대전의료원은 성장단계별 경영수지 추계에서 5년 이후 정착기 단계에서 흑자를 예상했다. 로봇과 키오스크 등을 활용한 스마트 병원으로 조성되는데 이 부분에서 운영비가 대폭 절감될 것으로 보인다.
기존 지방의료원이 일반 병원에 비해 소홀히 했던 점은 장비 부식이다. 이로 인해 공공의료원은 저소득층만 가는 곳이란 인식이 박혀있다. 이런 인식을 불식시키도록 일반 병원에 뒤지지 않는 최첨단 장비를 들여올 계획이다.
수익성도 중요하지만, 대전의료원은 지역주민의 건강증진과 필수 의료서비스 공급에 초점을 맞춰 운영될 계획이다. 그동안 타 지방의료원이 겪은 시행착오를 보완하면서 공공서비스의 질적 향상과 더불어 운영적자 최소화 방안을 강구 하겠다.
-코로나19 대응 과정에서 보건소 내부에서는 직렬별 내홍이 많았다. 보건소의 역할을 위해 달라져야 할 것이 있다면.
▲코로나19 초기에는 인력 부족으로 대응에 어려움이 있었다. 그런 만큼 감염병 대응을 위한 인력을 2배로 늘렸고 자치구 본청의 인력지원과 환자 역학조사를 대전시에서 담당했다. 앞으로는 유행 정도에 따라 자치구 본청인력이 곧바로 투입되도록 자치구의 대응 메뉴얼과 실행 계획을 정비하고 시에서 직접 지원해야 할 사항을 확대해 감염병 발생 시 보건소 직원의 업무를 완충하겠다.
-최근 대전 치과대학 설립 논의가 화두다. 보건 의료 분야에서도 대전은 치과 산업이 가장 취약한데 어떻게 바라보나.
▲대전에 치과대학이 없어 진료를 위해 시민들이 타지로 이동한다. 국가 균형발전과 시민의 건강 보장권 확보를 위해 우리 지역에 치과대학 설립은 절실한 과제다.
2050년 정도 되면 치과의사 수가 너무 많아져 현직에 계신 분들이 치과대학 설립을 반대한다고 들었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지역 균형 발전적인 차원에서 기존에 전국 치과대학에서 배출되는 인원이 500명이라면 정원을 그대로 유지하되 대전에 치과대학을 설립해 나눠 분산하는 방식으로 가면 좋지 않을까. 우리 시민들도 고난도 수술을 해야 할 때가 있는데 대전에 없으면 다른 지역으로 가야 하니 유치할 필요성이 있다. 또 사회가 고령화되면서 노인 치의학 수요가 늘고 있다. 대전시는 민선 8기에 대전지역 치과대학 유치를 위해 정부에 당위성을 피력하고, 대전 치과대학 신설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고 지역 유관 기관과의 협력을 강화하겠다. 또 치의학 관련 연구기관과 치과 장비와 재료 관련 기업을 유치하는 등 치의학 산업 관련 인프라 구축도 살펴보겠다.
대담=윤희진 정치행정부장(부국장)·정리=정바름 기자·사진=이성희 기자
▲ 이동한 대전시 보건복지국장은?
-1965년 충남 연기군(현재 세종시)에서 태어나 남대전고등학교와 고려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스웨덴 룬드대학원 경제학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대전시 감사관과 환경녹지국장, 건설관리본부장, 유성구 부구청장을 지낸 후 현재 대전시 보건복지국장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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