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잠이 부쩍 줄었다는 부모님, 혹시 노인수면장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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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잠이 부쩍 줄었다는 부모님, 혹시 노인수면장애?

노인 절반 이상 수면불편 호소…노인수면장애 원인
올바른 수면 위생 지키는 것이 약물치료보다 우선

  • 승인 2022-05-22 16:43
  • 신문게재 2022-05-23 10면
  • 김성현 기자김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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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나이 드니까 아침잠도 없어지더라." 주변에서 한두 번쯤 들어 봄직한 잠에 대한 이야기다.

실제 노년이 되면 잠의 호르몬인 '멜라토닌' 분비의 감소로 일찍 자고 일찍 깨는 현상이 나타난다. 또 깊은 잠을 의미하는 서파 수면이 줄어들어 수면에 의한 신체적, 정신적 회복이 더뎌지고 수면 중 각성 빈도가 증가한다.

수면 생리가 불안정해지며 다양한 수면장애의 발생 빈도도 높아진다. 이처럼 노인 인구의 절반 이상이 어떤 형태로든 수면에 대한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는 보고가 있을 만큼 노인의 수면장애는 매우 흔하다.



▲가장 흔한 수면장애 '불면증'



불면증은 가장 흔한 수면장애로 나이가 들수록 유병률이 증가한다. 노년이 되면 신체 활동이 급격히 줄고 신체 기능이 저하되며, 여러 가지 내과적 질환이 동반되면서 복용하는 약물도 늘어난다. 또한 소외감이나 불안감 같은 정신적 문제도 불면증 발병률 증가에 기여한다. 이처럼 노인의 불면증은 젊은 연령보다 신체적 질환, 정신적 질환, 약물 등에 의한 이차적인 원인이 많기 때문에 그 원인을 먼저 찾아야 적절한 치료를 할 수 있다. 자세한 수면력에 대한 조사가 우선시돼야 하며, 특히 내과적 정신건강의학과적 질환, 복용 약물, 통증, 야뇨증, 불면증 이외의 다른 동반된 수면장애에 대한 평가를 통한 정확한 불면증의 진단이 요구된다.



▲반복적인 호흡 정지 '수면무호흡증'

수면무호흡증은 수면 중 10초 이상 지속되는 반복적인 호흡의 정지가 특징이며 산소포화도의 저하, 불면증, 주간졸림증을 일으키고 주간 활동을 방해한다. 폐쇄수면무호흡증은 상기도가 폐색돼 생기는 유형으로 무호흡 동안 공기 흐름은 멈추지만 복부와 흉부의 호흡 노력은 증가한다. 중추수면무호흡증은 호흡 중추의 기능 장애에 의해 나타나며 공기의 흐름과 호흡 노력 모두 멈추게 된다. 노년에서 무호흡증이 관찰되는 경우 흔한 약물 사용이나 심부전, 신부전, 뇌경색이 동반된 환자에게서 보일 수 있는 중추수면무호흡증을 감별하고 폐쇄수면무호흡증의 진단과 정도 파악을 위해 수면다원검사가 반드시 필요하다.



▲주기성사지운동증, 하지불안증후군

주기성사지운동증은 수면 중 30초 정도의 간격으로 주기적으로 발생하는 하지의 반복적인 움직임이 특징이며 하지불안증후군 환자에서 흔히 동반된다. 하지불안증후군은 잠자리에 누우면 다리, 주로 장딴지의 깊숙한 부위에 벌레가 기어가는 느낌과 같은 불쾌한 기분이 들어 문지르거나 걸어 다니면 완화되고 자리에 누우면 다시 증상이 생기는 질환이다. 두 질환 모두 나이가 증가함에 따라 그 빈도도 증가하며, 수면의 질과 일상생활에 영향을 주나 인식되지 않거나 허리나 관절, 혈액순환의 문제로 오진되는 경우가 흔하다. 증상은 악화와 경감이 반복되고, 이로 인해 심한 불면증을 겪게 되거나 불안이나 우울 증세를 호소하기도 한다. 하지불안증후군은 철분대사와 도파민계 이상으로 인한 만성 신경계질환으로 유사 증상이 있다면 전문적인 진료와 검사가 필요하다.



▲꿈꾸다 움찔? '렘수면행동장애'

렘수면행동장애는 꿈을 꾸는 단계인 렘수면 동안 근육 긴장이 소실되지 않으면서 꿈꾸는 행동이 실제 움직임으로 나타나는 것을 특징으로 한다. 렘수면행동장애는 11.3%에서 환자 본인이나 동침자에게 열상 또는 골절과 같은 심각한 손상을 주거나 생명을 위협하는 경우가 있다. 특히 고령에서는 골다공증이 있거나 항응고제 등 약물을 복용하는 경우가 많아 이에 대한 주의가 필요하다. 급성이면서 일시적으로 나타나는 렘수면행동장애의 경우 항우울제 투여 또는 중단, 알코올 금단 등과 연관돼 발생할 수 있다. 특발성(일차성) 단독 렘수면행동장애의 경우 10년 후 약 75%에서 파킨슨병 및 치매를 포함하는 신경퇴행질환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노인에서 병적인 잠꼬대 및 수면 중 이상행동이 나타난다면 수면다원검사를 통해 정확한 진단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일례로 심한 폐쇄수면무호흡 환자에서 렘수면 중 무호흡과 연관된 각성에 따라 나타나는 움직임이 렘수면행동장애 증상과 유사할 수 있다. 이러한 경우 양압기 치료 후에도 같은 증상이 나타나는지와 수면다원검사 이상소견(렘수면 단계의 무긴장 소실)이 나타나는지 반드시 확인해서 감별해야 한다.



▲올바른 수면 위생이 약물치료보다 우선

종류와 관계없이 모든 수면장애에서 가장 우선되는 치료 원칙은 올바른 수면 위생을 지키는 것이다. 일정한 시간에 잠자리에 들고 정해진 시간에 일어나는 것이 중요하다. 낮 시간, 주로 햇빛이 비치는 시간대에 30분~1시간 정도 규칙적으로 운동을 한다. 카페인이 들어 있는 음료나 음식을 피하고, 자기 전 흡연이나 음주는 삼간다. 술은 처음에는 수면을 유도하는 것으로 생각되지만 잠을 자주 깨게 하고 수면무호흡증을 악화시킬 수 있어 수면의 질을 오히려 떨어뜨린다. 불면증에 있어 수면제는 효과가 즉각적이고 빠르다는 장점이 있지만, 노인에서는 약물 남용, 중독이나 부작용의 위험성이 높아 신경과 전문의와 정기적 상담을 통한 투약이 필요하다. 현재는 여러 연구에서 인지행동치료가 불면증의 우선적 치료임이 입증되고 있는 바, 인지행동치료를 통해 올바른 수면 위생을 확립하는 것이 우선이며 약물치료는 그 다음이다.

가톨릭대학교 대전성모병원 신경과 정유진 교수는 "노인에서 흔한 렘수면행동장애와 폐쇄수면무호흡증이 동반돼 있는 경우 폐쇄수면무호흡에 대한 양압기 치료를 먼저 적용하고 이후에도 렘수면행동장애 증상이 남아 있는 경우 약물치료를 고려하는 것이 원칙"이라며 "렘수면행동장애에 대한 약물(클로나제팜)을 먼저 투약하게 될 경우, 동반된 수면무호흡이 악화돼 위험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김성현 기자 larcza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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