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보기] 역대 정부의 부동산정책과 국제정세

  • 오피니언
  • 세상보기

[세상보기] 역대 정부의 부동산정책과 국제정세

윤방현 한양대학교 겸임교수

  • 승인 2022-05-12 16:40
  • 신문게재 2022-05-13 19면
  • 김성현 기자김성현 기자
2022031001000575500019931
윤방현 교수
새로운 정부가 탄생하면 과거 정부와의 차별화를 내세우기 위해 새로운 국정운영방침을 수립하고 방침에 따라 여러 분야의 기준과 규제를 재정비하는 것은 흔한 일이다.

특히 재개발·재건축과 같은 정비사업의 규제변화는 정권이 바뀔 때마다 극심한 편으로 김대중 정부는 IMF의 여파를 최소화하기 위해 부동산 규제 완화 정책을 적극적으로 시행했다. 분양권 재당첨 금지 기간을 단축하고, 청약 자격 제한을 완화, 분양가 자율화, 양도세 한시적 면제, 취·등록세 감면, 토지 거래 허가제 및 신고제 폐지, 분양권 전매 허용 등 굵직한 규제 완화 대책을 내놨다.

그 영향으로 2001년 이후 부동산 시장이 활성화되었고, IMF 이후 신규 주택 공급이 크게 줄면서 부동산 투자심리가 완전히 살아나 투기 시장으로 변해가자 정부는 규제를 강화하는 쪽으로 정책을 전환한다.

노무현 정부에서는 뜨거워진 부동산 시장을 억제하기 위한 분양권 전매 제한, 재당첨 제한, 수도권 투기 과열 지구 지정, 재건축 조합원지분 전매 제한, 소형 60% 의무화, 1주택 비과세 요건 강화 등 규제 일변도 정책을 시행했다. 그리고 3주택 양도세 중과, 종합부동산세 도입, 투기지역 LTV(주택담보대출비율) 강화 등 강력한 규제 정책을 펼쳤다.



이런 규제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부동산 가격이 폭등하자 실거래가 등기부 등재, 분양가 상한제 확대, 종합부동산세 강화, DTI(총부채상환비율) 도입, 2주택 양도세 중과,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 등 더욱 강력한 부동산정책으로 대응했다. 하지만 오히려 임기 내내 부동산 상승가도를 부추겨 집값은 잡지 못하고 규제만 남발했다는 평가가 있다.

2008년에 출범한 이명박 정부는 그동안 급등한 집값을 안정시키기 위해 보금자리주택 수도권 100만 호 공급, 지방 50만 호 공급 정책을 폈다. 그해 9월 리만브라더스 사태의 여파로 외환위기가 시작되었고 경기 침체로 부동산 시장도 하락세로 전환했다.

이에 정부의 부동산 대책도 규제 완화로 방향을 선회한다. 서울의 강남 3구를 제외한 지역에는 투기 과열 및 투기지역을 해제하고, 미분양 주택 해소를 위해 한시적으로 양도세를 감면해주는 정책을 폈다. 취득세를 감면해주고 분양권 전매 제한을 완화했으며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배제 기간을 연장하고 매입 임대사업자에게 세제 지원도 해줬다.

박근혜 정부는 규제 완화와 강화라는 두 가지 정책을 차례로 시행했다. 집권 이후 주택시장 거래 활성화를 위한 규제 완화와 공급 억제 정책을 시행했다가 임기 말쯤 시장이 과열되자 강력한 규제 정책을 내놓으며 시장을 일시적으로 얼어붙게 만든 것인데 2016년에 내놓은 '11·3 대책'이 그것이었다.

박근혜 정부 시절에 부동산 시장은 매매 시장이 침체였던 반면에 전세 시장은 상승세로 양분되는 양상을 띠었다. 이에 부동산 정책은 전세난 해소를 위한 대책이 주를 이뤘고, 이 때문에 '빚내서 집 사라'는 말이 나오기에 이르렀다.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자 강력한 규제 정책들이 줄줄이 쏟아졌다. 2017년 '8·2 대책', 2018년 '9·13 대책', 2019년 '12·16 대책' 등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9·13 대책 이후 잠시 하락세로 돌아서는 듯 보였던 부동산 시장은 과열로 되돌아섰다.

현재 우리나라를 포함해 전 세계적으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의 여파로 금리 인상, 유류가 상승, 원자재 값 상승 등 경제가 요동치고 있는 지금 내수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한 정책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맞물려 윤석열 정부는 재건축초과이익 환수제 완화, 부담금 부과기준금액 상향, 부과율 인하, 비용인정항목 확대, 1주택 장기보유자 감면, 부담금 납부 이연허용 등을 공약했으나 이는 법 개정을 통해서만 완화가 가능하다는 문제점이 있다.

재건축 안전진단 기준 완화의 핵심인 30년 이상 공동주택의 정밀안전진단을 면제하고, 안전진단 기준 중 구조 안정성의 비중을 현 50%에서 30%로 낮추겠다는 공약은 준공 후 30년 전후의 아파트 소유자들의 기대를 받고 있으나 재건축 규제 완화 공약들이 여소야대 국면에서 이행 가능한 공약이 될지는 지켜봐야 할 대목이다./윤방현 한양대학교 겸임교수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학대 마음 상처는 나았을까… 연명치료 아이 결국 무연고 장례
  2. 김정겸 충남대 총장 "구성원 협의통해 글로컬 방향 제시… 통합은 긴 호흡으로 준비"
  3. 원금보장·고수익에 현혹…대전서도 투자리딩 사기 피해 잇달아 '주의'
  4. [대전미술 아카이브] 1970년대 대전미술의 활동 '제22회 국전 대전 전시'
  5. 대통령실지역기자단, 홍철호 정무수석 ‘무례 발언’ 강력 비판
  1. 20년 새 달라진 교사들의 교직 인식… 스트레스 1위 '학생 위반행위, 학부모 항의·소란'
  2. [대전다문화] 헌혈을 하면 어떤 점이 좋을까?
  3. [사설] '출연연 정년 65세 연장법안' 처리돼야
  4. [대전다문화] 여러 나라의 전화 받을 때의 표현 알아보기
  5. [대전다문화] 달라서 좋아? 달라도 좋아!

헤드라인 뉴스


대전충남 행정통합 첫발… `지방선거 前 완료` 목표

대전충남 행정통합 첫발… '지방선거 前 완료' 목표

대전시와 충남도가 행정구역 통합을 향한 큰 발걸음을 내디뎠다. 이장우 대전시장과 김태흠 충남지사, 조원휘 대전시의회 의장, 홍성현 충남도의회 의장은 21일 옛 충남도청사에서 대전시와 충남도를 통합한 '통합 지방자치단체'출범 추진을 위한 공동 선언문에 서명했다. 대전시와 충남도는 수도권 일극 체제 극복, 지방소멸 방지를 위해 충청권 행정구역 통합 추진이 필요하다는 데에 공감대를 갖고 뜻을 모아왔으며, 이번 공동 선언을 통해 통합 논의를 본격화하기로 합의했다. 이날 공동 선언문을 통해 두 시·도는 통합 지방자치단체를 설치하기 위한 특별..

[대전 자영업은 처음이지?] 지역상권 분석 18. 대전 중구 선화동 버거집
[대전 자영업은 처음이지?] 지역상권 분석 18. 대전 중구 선화동 버거집

자영업으로 제2의 인생에 도전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정년퇴직을 앞두거나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자신만의 가게를 차리는 소상공인의 길로 접어들기도 한다. 자영업은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음식이나 메뉴 등을 주제로 해야 성공한다는 법칙이 있다. 무엇이든 한 가지에 몰두해 질리도록 파악하고 있어야 소비자에게 선택받기 때문이다. 자영업은 포화상태인 레드오션으로 불린다. 그러나 위치와 입지 등을 세밀하게 분석하고, 아이템을 선정하면 성공의 가능성은 충분하다. 이에 중도일보는 자영업 시작의 첫 단추를 올바르게 끼울 수 있도록 대전의 주요 상권..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충북은 청주권을 비롯해 각 지역별로 주민 숙원사업이 널려있다. 모두 시·군 예산으로 해결하기에 어려운 현안들이어서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사업들이다. 이런 가운데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기대가 크다. 윤 정부의 임기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충북에 어떤 변화가 있을 지도 관심사다. 윤석열 정부의 지난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충북지역 공약은 7대 공약 15대 정책과제 57개 세부과제다. 구체적으로 청주도심 통과 충청권 광역철도 건설,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구축,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구축 등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 3·8민주의거 기념관 개관…민주주의 역사 잇는 배움터로 운영 3·8민주의거 기념관 개관…민주주의 역사 잇는 배움터로 운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