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제동 전경(대전역 방향, 2020년) <출처='대전의 마지막 철도마을 소제동' 기억리서치 프로젝트 보고서> |
10여 년간 지역 숙원사업이던 혁신도시 지정구역에 소제동 철도관사촌이 포함된 만큼, 부분적 해결에 치중한 땜질식 정책이 아닌 대전 원도심 전체를 아우르는 마스터플랜이 수립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도시재생 전문가들은 철도부설과 함께 근대도시로 성장해온 대전의 역사 보존을 중심으로 지자체와 자치구, 주민주도형 정책에 초점을 맞춘 도시재생이 실현돼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근대건축 전문가들은 총예산 500억이 투입되는 '근대역사문화공간' 조성 국비 공모사업 1차 선정 결과를 앞둔 가운데 지역의 정치력과 행정력을 총동원해 '점(點)' 단위가 아닌 '면(面)' 단위의 보존기반 방안이 추진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2020년 10월 철도관사촌 4채에 대한 국가등록문화재 신청 여론이 불거졌지만, 영업시설로 사용 중인 공간에 대한 문화재 지정 전례가 없는데 다다, 훼손 정도가 심각해 결국 제대로 된 논의조차 추진되지 못했다.
이상희 목원대 근대건축과 교수는 "주거시설을 상업용도로 개조하는 과정에서 근대건축 공간에 대한 지속 가능한 보존 활용방안이 접목되지 못한 채 훼손돼 매우 아쉽다"며 "생활공간의 변형은 역사문화 자원으로 수용 가능한 범위지만 상업공간은 다른 문제이며, '점(點)'단위가 아닌 '면(面)' 단위의 보존을 중심으로 관사촌을 지켜내야 한다"고 말했다.
관사촌 일대에 카페거리를 만든 서울발 F&B 기업들이 상업공간으로 개조하는 과정에서 불법적인 증·개축을 해왔음에도 전기와 소방, 주차문제 등 담당 자치구의 과도한 혜택이 문제를 키웠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희성 단국대 정책경영대학원 교수는 "민선 7기 최대 치적 중 하나인 대전혁신도시 지정과 함께 동구 원도심 활성화를 명분으로 소제동 카페촌 조성 시점부터 지나친 혜택이 가해졌다"며 "예상대로 임대료는 급등했고, 이대로 내버려 두면 공실로 얼룩진 슬럼화를 피할 수 없다. 소제동 일대를 포함해 동구 원도심 전체를 아우르는 총괄 마스터플랜이 수립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12월 완료한 소제동 철도관사촌의 '문화재생클러스터 마스터플랜 수립' 보고서 내용이 근대건축에 대한 이해도가 희박할뿐더러, 주민과의 상생을 끌어낼 구체안이 부족하다는 의견도 있다.
이동훈 대전도시재생지원센터 도시재생팀장은 "대전시의 의지와 조합, 소제동 주민들의 연대가 중요할 것"이라며 "주민들과의 상생이 가능한 구체적인 실행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재호 목원대 부동산금융보험융합학과 교수는 "서울발 F&B 기업들의 이탈이 예견된 관측이라는 점에서 대전시나 동구청 등 관할 지자체의 관리 감독을 강화해야 한다"며 "손바뀜이 거듭되더라고 상권 유지를 위해 경영 노하우와 콘텐츠를 체계화할 정책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한세화 기자 kcjhsh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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