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가 여자를 봐도 반할 때가 있다. 허진주 가수가 그랬다.
어버이날, 필자는 평소 부모님처럼 섬기는 칼럼니스트 김용복 선생님께 효도하기 위해 전주 한옥마을에 따라갔다. 왜냐하면 선생님께서 싱어송라이터 정연의 '전주아리랑' 신곡발표 트롯빅쇼에 초대받았기 때문이다. 그 무대에 초대가수로 출연하는 허진주 가수의 차에 아침 일찍 올라탔고, 우리는 대전에서 전주 풍남문 광장으로 향했다.
정연의 '전주아리랑' 신곡발표 축하 무대는 세 시간이 넘게 진행되었고, 출연진도 20명이 넘는 트롯빅쇼였다. 허진주 가수는 맑은 목소리에 가창력이 뛰어났고, 특히 무대에서 표정과 몸동작이 아름다웠다. 노래에 맞는 감정 표현을, 가슴을 파고드는 음색과 표정으로 잘 표현하였다. 최근 발표한 대표 타이틀곡 '축하합니다'를 시원하게 불렀는데, 윤 대통령 당선의 축하는 물론 축하를 나누는 곳, 언제 어디에서나 적용되는 노래라서 의미가 깊다.
축하합니다 축하합니다 축하합니다
축하합니다 축하합니다 축하합니다
하늘에서 축복이 꽃눈처럼 내려오네요
하늘에서 축복이 셀 수 없이 내려오네요
우리같이 밀어주고 끌어줍시다
영치기영차 영치기영차 우리모두 파이팅
축하합니다.
전주가 고향인 가수 정연의 '전주아리랑'신곡 발표를 서울, 충청도, 경상도 가수들이 총 출동하여 축하하는 자리에, 동료 선후배가 한마음으로 노래하니 서로 밀어주고 끌어주는 감동의 순간이었다. 셀 수 없는 축복이 꽃눈처럼 내리고, 어려움과 외로움도 함께 하니 '영치기영차, 영치기영차, 우리모두 파이팅'이다. 이 곡은 윤석열 대통령이 당선된 날 축하하며 영상으로도 만들어 올린 노래라 하니, 스케일과 기운이 크고 신나는 노래다. 많이 애창될 것 같다.
바닷바람처럼 시원하고 푸른 의상에 중절모를 쓰고, 밝은 미소와 강한 표정으로 부르는 모습이 남성적이고 박력 넘친다. '아, 대한민국'을 다음 곡으로 부를 때에는 푸른 의상의 김다모 퓨전난타 멤버들이 태극기와 부채, 깃발을 들고 나와 푸른 물결을 만들며 화려한 군무를 연출해서 더 돋보였다.
전주 가수 설홍배와 '우리 사랑'을 부를 때에는 연분홍 한복을 곱게 입고, 서로를 바라보며 사랑 가득한 표정으로 부르니 깊은 사랑을 나누는 연인 같다. 작은 체구에 옥구슬 구르는 그녀의 목소리를 듣는 남자는 스스로 사랑하는 여인을 위해 수평선도 되고, 밤하늘이 되어 지켜주고 싶은 마음이 절로 든다. 바라보는 남성들도 손 한번 잡고자 악수를 청하고, 싸인을 받고자 모자를 내민다. 한국어를 모르는 외국인도 허진주 가수의 노래에 감탄하여 함께 사진을 요청하였다.
그녀는 여러 곡을 불러도 지치지 않고 듀엣으로 음색을 잘 맞추는 실력의 소유자다. 가수 김청아와 화음을 맞추며 '추억속으로'를 환상적으로 부른 그녀는 싱어송라이터이기도 하다. 그녀의 앨범에는 그녀가 만든 노래가 수록되어 있는데 참 좋다. '축하합니다'를 비롯해 '천년사랑', '내가 너무 미안해'는 예술적 감성이 풍부한 그녀의 재능을 느낄 수 있는 곡들이다. 꼭 들어보길 권한다.
그런데, 필자가 과연 그녀가 재능과 실력만 뛰어나 글을 쓴 것일까? 아니다. 사실은 그녀의 따뜻한 마음과 성품에 더 반하였다. 김용복 선생님은 평소 허진주 가수에 대한 칭찬을 많이 하신다. 허진주 가수와 필자는 김용복 선생님의 사모님 장례식장에서, 어떤 때는 선생님 생신기념으로 간 대청호 둘레길 여행지에서 잠깐 인사만 나누었고 이번이 세 번째이다.
오늘 하루를 함께 있으며 허진주 가수를 보니 그는 배려가 몸에 밴 가수라는 것을 알게 됐다. 전주 가는 승용차 안에는 동료 가수와 스텝들을 위해 떡을 두 상자나 준비해갔다. 행사장에서는 스텝들과 무대 꾸미는 것을 함께 하고, 가수라는 주장만 하는 것이 아니라 소탈하게 궂은 일도 마다하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면서도 팔순이 넘은 김용복 선생님을 사이사이 챙겨드리는 모습은 효녀딸의 모습을 보는 것 같았다.
정연의 신곡을 축하하는 자리엔 어느새 한복을 곱게 차려 입고 케이크를 들고 무대에 다소곳이 등장하는 그녀는 미녀행사 도우미다. 박력있는 남자같은 가창력의 가수였다가, 때론, 사랑스러운 고운 음색의 가수로, 행사의 완성도를 위한 운영진 같은 노력, 그리고 동료들 먹거리까지 챙기는 살가운 모습은 나이를 잊은 팔방 미인이다. 다양한 변신에 돋보이는 것은 그녀의 실력을 뛰어넘는 진짜 실력, 마음씨였다. 왜 천사가수라고 하는지 이해가 됐다.
돌아오는 차 안에서 허진주 가수는 공연으로 피곤할텐데, 운전하면서도 블루투스로 한명 한명 직접 전화를 걸어 '오늘 고생했다. 만나서 반가웠다. 오늘 당신 덕분에 행사가 성공이다.' 등 격려와 감사 전화를 끊임없이 했다. 차 안의 우리들에겐 국도를 달리며 아름다운 초록의 풍광에 연신 감탄하는 가이드 역할까지…… 출발할 때부터 마음 먹었는데 이젠 확실하다. 그녀의 팬이 되었다. 가수 허진주 팬클럽의 부회장을 자청하였다.
매력덩어리 천사가수, 허진주!
만나게 되면 언니처럼, 친구처럼, 선배님처럼 모시며 꼭 가까워져야겠다. 배려가 몸에 밴 행동으로 더 없이 사랑하게 만드는 여인. 다른 이를 위해 "축하합니다"를 부르는 그녀가, 그녀의 아름다운 행동으로 인하여 앞으로 하늘에서 축복이 꽃눈처럼 내려 축하받을 일들이 넘쳐나길 기대해본다.
장주영 / 대전도시과학고 교사, 수필가
장주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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