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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11시 서울 국회의사당에서 국내외 귀빈과 국회와 정부 관계자, 각계 대표, 초청받은 일반 국민 등 4만 1000명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된 취임식에서 이같이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 나라를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체제를 기반으로 국민이 진정한 주인인 나라로 재건하고, 국제사회에서 책임과 역할을 다하는 나라로 만들어야 하는 시대적 소명을 갖고 이 자리에 섰다"며 국정 최고 책임자로 임기 첫날을 맞는 의지를 표현했다.
윤 대통령은 코로나 팬데믹 위기, 공급망 재편, 기후 변화, 식량·에너지 위기, 초저성장과 대규모 실업, 양극화와 사회적 갈등 등 각종 현안을 거론하면서 "이 문제들을 해결해야 하는 정치는 이른바 민주주의의 위기로 인해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한 가장 큰 원인으로는 '반(反)지성주의'를 꼽았다. 윤 대통령은 "국가 내부의 지나친 집단적 갈등에 의해 진실이 왜곡되고 각자가 보고 듣고 싶은 사실만을 선택하거나 다수의 힘으로 상대의 의견을 억압하는 반지성주의가 민주주의를 위기에 빠뜨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유의 가치를 부각했다. 윤 대통령은 "이 어려움을 해결해 나가기 위해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그것은 바로 자유"라며 "자유의 가치를 제대로, 정확하게 인식하고 재발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제성장에 대해선 윤 대통령은 "빠른 성장 과정에서 많은 국민이 새로운 기회를 찾을 수 있고, 사회 이동성을 제고해 양극화와 갈등의 근원을 제거할 수 있다"며 "도약과 빠른 성장은 오로지 과학과 기술, 그리고 혁신에 의해서만 이뤄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대북 정책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윤 대통령은 "핵 개발에 대해 평화적 해결을 위해 대화의 문을 열어놓겠다"면서 "북한이 핵개발을 중단하고 실질적인 비핵화로 전환한다면 국제사회와 협력 북한 경제와 주민 삶의 질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담대한 계획을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날 취임사에서 '자유'라는 단어를 35회로 가장 많이 사용했다. 이어 '시민'과 '국민' 각 15회, '세계'13회, '평화' 12회 등이다. 이어 '국제' 9회, '민주주의'와 '위기' 각 8회, '연대' 6회 순이다.
앞서 윤 대통령은 이날 0시 용산의 대통령 집무실 지하에 자리한 국가위기관리센터(지하벙커) 상황실에서 국군통수권을 이양받는 것으로 업무를 시작했다. 서울 현충원을 찾은 윤 대통령은 방명록에 "순국선열의 희생과 헌신을 받들어 다시 도약하는 대한민국 함께 잘 사는 국민의 나라를 만들겠습니다"라고 썼다.
다만, 윤 대통령은 이날 취임사에서 균형발전을 언급하지는 않았다. 당선인 시절 "지방의 시대를 열겠다"며 이와 관련한 의지를 밝히기도 했지만, 정작 국정 5년 청사진을 밝히는 취임사에선 빠진 것이다.
5년 전 문재인 전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전국적으로 고르게 인사를 등용하겠다"고 지역의 관심사를 짧게 언급한 바 있다.
서울=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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