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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과 충남 혁신도시 지정으로 지역 성장 동력을 얻었고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알려진 방사광 가속기의 충북 유치도 괄목할 만하다.
그러나 고위직 인사에서 충청 출신 인사들의 푸대접 논란이 문 대통령 재임 기간 내내 이어졌고 공공기관 지방이전이 무산된 것은 뼈아픈 대목이다.
여야는 지난해 9월 28일 본회의를 열고 세종시에 국회 분원인 세종의사당 설치를 주요 내용으로 하는 국회법 개정안을 재석 185명 가운데 찬성 167명, 반대 10명, 기권 8명으로 가결했다. 고(故) 노무현 대통령이 16대 대선정국에서 신행정수도 이전 공약을 발표한 2002년 이후 20년 만에 행정수도 완성과 국가균형발전을 위한 변곡점을 마련한 것이다.
세종의사당은 빠르면 2024년 첫 삽을 떠 2027년 완공될 전망이다. 우리나라 헌정사 최초 입법 권력의 세종시 이동으로 윤석열 정부에서 추진되는 대통령 세종집무실과 함께 충청권이 명실상부한 정치 행정 1번지로 도약할 것으로 보인다.
대전과 충남의 숙원이었던 혁신도시 지정도 문재인 정부에서 이뤄졌다. 2020년 3월 6일 국가균형 발전특별법 개정안이 재석 의원 163명 가운데 찬성 157명, 반대 1명, 기권 5명으로 가결된 것이다. 두 지역은 세종시 건설을 이유로 10여 년간 혁신도시 정책 추진에서 제외돼왔는데 이 법안 통과로 대전 역세권과 연축지구, 충남 내포신도시에 공공기관이 이전될 수 있는 길을 연 것이다.
충북 역시 미래 성장을 위한 마중물을 쐈다. 2020년 5월 8일 기초과학 연구분야 핵심시설인 차세대 방사광 가속기 설치가 확정된 것이다. 방사광 가속기는 신약·바이오, 신소재·에너지, 반도체·디스플레이·전자소재, 나노 및 생체 고분자 등 다양한 산업에 활용이 가능하다. 모두 1조 원 가량이 투입되는 방사광 가속기 유치로 고용 13만 7000여 명, 생산 6조 7000억 원, 부가가치 2조 4000억 원 유발효과가 기대된다.
고위직 인사에서의 홀대는 문재인 정부 5년 내내 충청권의 아킬레스건이었다. 지난해 말 기준 현 정부 18부 5처 18청 장·차관 인사 66명에 대한 출신 지역을 분석한 결과 충청권은 전체의 12.1%인 8명에 불과했다.
18개 부처 장관만 따질 때 충청권 인사는 3명(16.6%)에 불과하다. 대전과 충남으로만 범위를 좁히면 현재 장관이 단 한 명도 없다. 충청권보다 인구가 적은 호남이 장·차관 중 20명(30.3%), 장관 5명(27.7%)에 달하는 것을 보면 충청 홀대가 분명하다.
문 대통령은 신년 기자회견 등에서 "탕평인사가 이뤄지고 있다"고 자평하곤 했는데 충청권으로선 이를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긴 어려운 대목이다.
문 대통령 대선 공약이었던 공공기관 이전이 무산된 것도 두고두고 아쉽다. 김부겸 총리는 지난해 10월 26일 경북 안동에서 열린 2021 대한민국 균형발전박람회에서 "우리 정부가 준비를 잘해놔야 다음 정부에서 차질 없이 신속히 진행할 수 있다"고 혁신도시 시즌2 무산을 공식화한 것이다.
서울=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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