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촌고 펜싱부 선은비(17)의 포부는 남현희-김지연으로 이어지는 대한민국 여자펜싱 올림픽 메달의 계보를 이어가는 것이다. 금상진 기자 |
대전 송촌고 펜싱부 선은비(17)의 포부는 확고했다. 베이징 올림픽 남현희, 런던올림픽 김지연으로 이어진 대한민국 여자펜싱 올림픽 메달의 계보를 이어가는 것이다. 선은비는 중학교 1학년 때 펜싱을 시작했다. 또래 아이들보다 큰 키를 눈여겨본 선배의 추천으로 칼을 잡았고 펜싱입문 불과 1년 만에 전국대회에 출전하는 등 남다른 성장 속도를 과시했다.
선은비의 강점은 우수한 신체조건을 바탕으로 한 스피드와 묵직한 힘이다. 1m74의 신장에서 나오는 빠른 움직임에 같은 조건을 갖춘 선수들도 대응하기 어렵다. 선은비가 본격적인 두각을 나타낸 시기는 중학교 3학년부터다. 2020년 제17회 한국중고펜싱연맹전 개인전에서 3위를 차지했고 단체전 3위에도 힘을 보탰다.
송촌고 진학이후에도 꾸준히 대회에 출전해 단체전에서 입상하는 등 기량을 끌어올렸다. 그리고 올해 1월 2022 대한펜싱협회 유소년 국가대표 선수 선발대회에서 2위로 선발되며 주변을 놀라게 했다. 기세를 올린 선은비는 3월에 치러진 51회 회장 배 전국남녀종별선수권대회에서 여고 사브르 개인전 1위에 올랐다. 펜싱 입문 이후 최고의 성적이다. 선은비는 "펜싱 인생에 있어 처음으로 정상에 오른 대회였다"며 "단체전이 아닌 개인전으로 출전한 대회 중 첫 우승의 순간이라 평생 기억에 남을 것 같다"고 말했다.
유소년 정상급의 기량을 갖췄지만 아직은 성장기에 있는 만큼 보완해야 할 점도 있다. 선은비는 "수비에 강점이 있지만, 꽁뜨르 땅(상대방의 공격을 방어하다가 역공하는 기술)부분이 부족하다"며 "공격을 포함한 다양한 훈련을 병행하며 약점을 극복하고 싶다"고 단점을 설명했다.
선은비의 롤모델은 대전시청 소속의 전하영 선수다. 전하영은 지난해 이집트 카이로에서 열린 세계청소년선수권대회 여자 사브르 개인전 결승에서 우승 후보였던 터키 선수를 제압하고 정상에 올랐다. 선은비는 "같은 송촌고 출신에 어렸을 때부터 가시적인 성적을 내고, 성인이 되기 전에 국가대표가 된 선수"라며 "전하영 선배가 걸어간 길을 똑같이 따라가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김도윤 송촌고 펜싱부 코치는 "(선)은비는 또래 선수 중에서 압도적인 기량을 가진 선수로 신장과 팔 길이가 길고, 피지컬이 좋아 같은 동작에서도 힘이 실려 있는 것이 강점"이라며 "올해 종별 대회를 비롯해 전국체전 등 꾸준히 대회에 출전시켜 대회 경험을 쌓는 것에 집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 코치는 "현재의 기량을 유지하고 기술적인 문제를 보완한다면 국가대표는 물론 세계적인 기량을 가진 선수로 성장할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금상진 기자. 홍석용 인턴기자 jod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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