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묘수 작가. |
'빛'이라는 소재를 통해 작업을 하고 있는 강묘수 작가는 인타라망이라는 동양적 사고를 서양의 캔버스 위에 구멍을 뚫어 빛을 담아내는 말 그대로 '빛의 작가'다.
불교의 수호신인 인타라의 보석그물인 인타라망은 저마다의 내뿜는 구술의 빛과 그 빛의 유기적 관계를 통해 우리가 사는 세계와 그 안의 객체인 우리의 존재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거대한 캔버스에서 빛을 내뿜는 강 작가의 작품도 마치 밤하늘의 별 같기도 하고, 동양의 격자창을 연상시킨다.
은유적 표현이 많아 보는 사람에 따라 해석도 다르다.
나 한 사람의 억겁의 시간이기도 하고, 나와 누군가의 관계이기도 하다.
우주 속에서 녹아들지 않는 객체의 존재이자, 자연에서 탄생한 미약한 존재이기도 하다.
"일반적으로 관객들이 처음에 딱 눈에 띄는 거는 빛이지만 그 빛에 이제 가려져 있는 어두운 부분 이런 것들도 함께 봤으면 하는 마음"이라며 보이지 않는 그런 불협화음, 그리고 소외된 이웃을 어둠으로 표현했다.
경면주사와 먹 등 소재에 한계를 두지 않는 강 작가는 그래서, 그 동서양의 재료를 통해 동양과 서양이라는 공간적 공간을 넘어 과거와 현재, 너와 나를 연결한다.
억겁의 세월과 자연과 인간이라는 거대 담론에도 불구하고 산뜻하고 세련되게 표현해내는 에너지는 '빛'과 닮았다.
통영 출신의 강 작가는 대전에 살다가 지금은 세종에서 작품활동을 하고 있다.
지난 1일까지 세종 박연문화관에서 초대전으로 관객과 만난데 이어 25일부터는 서울서 열리는 조형아트페어가 참가하며 작품 활동 영역을 넓히고 있다.
"태초에 빛이 있었다"는 말처럼 강 작가는 앞으로 무궁한 발전과 변화를 예고한다.
작품을 통해 관객들이 작품은 물론 인생과 자연에 대해 교감했으면 하는 것도 강 작가의 바람이다.
"단순히 관객들이 빛이라는 대상을 찾는 과정이 아니라, '지금' '여기' 의 우리, 그리고 희망과 미래, 밝음과 어둠에 대해 생각해 보셨으면 해요."
세종=오희룡 기자 hui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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