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초대석] 차민호 세종은하수공원소장 "장례문화 인식 개선...주민과 소통하는 공간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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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도초대석] 차민호 세종은하수공원소장 "장례문화 인식 개선...주민과 소통하는 공간으로"

장례문화 인식, 매장에서 화장으로 크게 전환
기피 시설에서 주민과 함께 하는 시설로 거듭...타 지역 벤치 마킹 잇따라

  • 승인 2022-05-02 10:13
  • 수정 2022-05-24 16:32
  • 신문게재 2022-05-03 9면
  • 오희룡 기자오희룡 기자
세종시 산울동에 위치한 세종은하수공원은 혐오시설로 인식되고 있는 장례시설을 공원화한 국내 최고의 종합추모시설이다.

지난 2010년 고 최종현 SK그룹 회장의 유지에 따라 SK가 500억 원을 기부해 조성한 곳으로 장례식과 화장장, 봉안당 외에도 자연 장지인 잔디장·수목장이 있다.

세종은하수공원은 조성 초기부터 혐오시설이라는 편견을 깨기 위해 시민 공원화 사업으로 인근 주민들과 공존하는 휴식 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실제로 전국 지자체들이 장사시설 설치를 위해 가장 먼저 벤치마킹을 위해 찾는 곳이 바로 세종은하수공원이다.

코로나 19로 새로운 장례문화에 대한 논의가 활발해지고 있는 가운데, 차민호 세종은하수공원 소장을 만나 장례 문화에 대한 인식과 앞으로의 운영 방안에 대해 들어본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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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민호 세종은하수공원 소장이 새로운 장례문화 인식 개선과 은하수 공원 운영 방향에 대해 말하고 있다.
-은하수 공원이 어느 정도 안착이 됐는데, 처음 조성 당시에 주민들의 반발은 없었나?

▲세종시 개발 당시 첫 입주시설로 들어선 은하수 공원이었기에 큰 반발은 없었지만, 혐오시설이라는 편견을 깨기 위해 공단 위탁 후에 시민 공원화 사업을 통한 지속적인 인식개선 홍보를 진행했다. 실제로 많은 분이 처음 은하수 공원을 방문하면 아름다운 풍경과 자연환경에 놀란다. 그래서인지 인근 주민들도 장사시설에 대한 심리적인 거리감 없이 은하수 공원을 자연스러운 휴식 공간으로 많이 이용하고 있다.



-화장장을 공원화한 것이 눈에 띈다. 은하수 공원을 조성하면서 가장 주안을 둔 점은?

▲그리운 사람을 언제든 한걸음에 찾아가 위로를 건네고 교감을 할 수 있는 친근한 장사시설이자 시민들이 즐겁고 편안하게 휴식도 취할 수 있는 따뜻한 공원으로 자리 잡기를 바랐다.

은하수 공원 정문으로 들어서면 장례식장, 화장장, 봉안당, 자연장지까지 원스톱 장례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고, 후문에는 산 자와 죽은 자가 함께하는 공간이라는 인식하에 드넓은 잔디밭과 그늘막 설치, 야생화 단지와 산책길을 조성해 추모공간인 동시에 휴식공간인 공원형 장사시설의 새로운 모습을 볼 수 있도록 했다.



- 세종시민과 외지인의 이용객 비율은 어떻게 되나?

▲장례식장의 관내 이용객과 관외 이용객 비율은 약 7대 3 정도다.

고인이 사망한 곳에서 장례가 치러지다 보니 관내 이용객이 높은 편이지만, 관외 이용객도 30% 정도로 타 지자체에 연고를 둔 이용객들이 많은 이용을 하고 있다.

실제로 장례식장은 전국각지에 설치돼 있지만, 화장장은 전국에 60개소에 불과해 화장장이 설치돼 있지 않은 인근 지자체나 화장수요가 많은 수도권에서 많은 이용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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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민호 세종은하수공원 소장이 새로운 장례문화 인식 개선과 은하수 공원 운영 방향에 대해 말하고 있다.
- 화장이나 수목장에 대한 인식은 바뀌고 있지만, 여전히 전통 방식의 장례문화가 굳건한 것도 사실이다. 새로운 장례문화에 대해 노력하고 있는 부분이 있다면 설명해 달라.

▲땅값 상승이나 산림 훼손 등으로 매장보다 화장 선호도가 꾸준히 증가하면서 지난해 전국 화장률은 90.5%에 이른다. 이제는 대부분의 사람이 화장을 통해 장례를 치르고 있다.

하지만 전국 화장시설은 60개소에 불과하고, 장사시설이 죽은 자의 공간으로 인식되면서 장사시설 설치 시 주민 반대나 지역 갈등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는다.

은하수 공원은 가평군을 비롯해 화성시, 포항시, 울진군, 홍천군, 고창군 등 신규 장사시설 건립과 자연장지 조성에 나서는 지자체에 운영 노하우를 전수하며 우리나라 장사문화 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내부적으로도 친자연적이며 다양한 자연장지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화초장, 수목장, 잔디장, 어린이 묘역 등을 조성하고, 코로나 19 등으로 간소화한 장례문화에 맞춰 발인 시 추모연주를 통한 고인 중심의 추모 및 유족 위로를 위한 시범사업을 하고 있다.



-운영 초기와 현재를 비교하자면 시민들의 장례 문화 인식이 개선됐다고 보나.

▲은하수 공원에서는 매년 시민을 대상으로 장례문화 홍보활동을 진행하는데, 장수 사진 촬영, 장례 상담 등의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많은 어르신과의 대화를 통해 장례문화에 대한 시민 인식을 엿볼 수 있다.

자체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사후 희망 장법으로 대부분의 어르신이 화장을 선호하며, 매장에 대한 선호도 있긴 하지만 화장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더구나 화장 후에는 봉안시설보다 잔디장, 수목장과 같은 자연장지에 안장되기를 원하는 분들이 해를 거듭할수록 급증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은하수 공원이 세종시에 들어선 2010년의 전국 화장률은 불과 67.5%였으나 현재 90.5%인 만큼 화장은 이제 보편적인 장사법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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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민호 세종은하수공원 소장이 새로운 장례문화 인식 개선과 은하수 공원 운영 방향에 대해 말하고 있다.
-주민과의 연계 프로그램이 있다면 설명해 달라.

▲은하수 공원의 장례문화홍보관은 장례문화의 역사와 미래, 장례절차 VR 체험, 은하수 거울의 방 등 장례문화에 대한 흥미로운 콘텐츠로 구성된 시설로서 많은 분의 방문이 이어지고 있다.

은하수 공원에 조성된 '늘해랑'시민공원은 평소 시민들의 산책 공간과 어린이들의 생태 학습장으로 활용되고, 코로나 이전 매년 가을에는 은하수 공원 축제를 개최해 1만 명 이상의 시민이 가족 단위로 방문해 벼룩시장, 사생대회, 걷기대회 및 음악 공연을 즐기기도 했다. 코로나 시대를 맞이하면서 많은 제약이 있었지만, 시민을 대상으로 고인(故人) 그리는 마음을 담은 손편지 공모전, 은하수 공원에서의 일상을 담은 일상사진 공모전 등을 운영해 시민 소통에 꾸준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고 장례와 장사시설에 대한 거부감을 줄이려 노력하고 있다.



-코로나 19로 사망자가 크게 늘면서 화장장, 장례식장이 크게 부족하다. 은하수 공원도 이에 대응해 화장장 운영횟수도 늘렸는데, 지금은 어떤 상황인가.

▲보건복지부의 화장시설 집중 운영 기간 실시에 따라 지난 3월 16일부터 개장 유골 화장을 제한하고 기존 1일 평균 28건의 일반시신 화장을 54건으로 늘렸다. 코로나 19와 환절기 사망자 급증으로 은하수 공원에서도 관외 이용자 증가를 뚜렷하게 체감할 수 있었고, 더불어 많은 장사시설이 화장로 확대 운영으로 인해 인력난 등의 추가적인 어려움을 겪었을 것으로 생각한다. 지금은 다소 소강상태로 개장 유골 화장 예약을 일부 재개하고 인력 운영도 정상화 되고 있다.



-앞으로 추가 보완 시설 계획이 있나?

▲2010년에 SK로부터 기증받아 2016년 세종시설공단에 위탁된 은하수 공원도 벌써 햇수로 13년째 운영 중이다. 시설 노후화에 대한 정비가 강화돼야 하고 고객의 입장을 생각한 편의시설 확충에도 노력해야 한다.

자연장지는 작년에 산림형수목장을 임시 개장해 운영 중인 데 이용객 만족도가 높아 추가로 조성할 계획이다. 또한, 어린이를 위한 어린이 전용 장지와 화초장지가 올해 추가 개장 예정이다.

코로나 19 등 재난사태에 대비해 은하수 공원이 국가재난대비 지정 장례식장으로 지정됨에 따라 향후 세월호 사건, 메르스 사태 등과 같이 국가적 재해·재난·감염사태 등으로 사망자가 발생할 경우를 대비해 음압설비 구축, 감염 시신 안치 냉장고 등을 추가로 설치할 예정이다.



-앞으로의 운영 계획은

▲은하수 공원은 시민들의 큰 반대 없이 건립돼 운영됐지만, 장사시설은 무엇보다 인식 개선이 필요한 시설임에는 분명하다.

시민들이 믿고 이용할 수 있는 장사시설이 되도록 노력할 예정이다. 부담 없는 사용료와 관리비뿐만 아니라 합리적인 가격의 장례용품 제공으로 유가족에게 과다한 장례비용 발생으로 인한 불편함이 생기지 않도록 투명하게 운영하도록 하겠다.

또한, 장사시설이 가족과 이웃에게 꼭 필요한 필수 시설임을 알려 갈등을 해소하고 서로 공생할 수 있도록 은하수 공원이 앞장서겠다.
대담=이승규 세종본부장, 정리=오희룡 기자 huily@



◇차민호 소장은?

▲1992년 공주사대부고 졸업 ▲1996년 충남대 회계학과 졸업 ▲2015년~ 2017년 충남경제진흥원 경영전략실장 ▲2020년~ 2021년 세종시설관리공단 혁신기획실장 ▲2021년~ 세종시설관리공단 은하수공원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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