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민원 계룡문고 이사가 지역의 유·초등 아이들에게 '그림책 읽어주는 마법사'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계룡문고 제공> |
'그림책 읽어주는 마법사'를 자처하며 20년 넘게 지역 아이들에게 독서의 재미와 가치를 불어 넣어주는 현민원 계룡문고 이사의 말이다.
올해로 100번째를 맞는 어린이날과 국민 독서량 감소세가 맞물리면서 유아·청소년기의 독서습관의 중요성이 어느 때보다 강조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올해 1월 발표한 '2021년 국민 독서실태'에 따르면 2020년 9월부터 2021년 8월까지 최근 1년 동안 초·중·고 학생의 연간 종합독서량은 34.4권으로 2019년에 비해 6.6권 줄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10대 3명 중 2명은 '미디어 이용시간이 늘었다'는 통계수치가 독서량에 영향을 줬다는 평이다.
현민원 이사의 그림책 사랑은 20여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96년 1월 대전의 원도심인 은행동 옛 유락백화점 건물 2층에 문을 연 계룡문고는 운영 2년여 만에 IMF를 맞으면서 경영위기에 봉착, 자구책 마련을 위해 시작한 책 읽어주기 프로그램은 이때부터 시작됐다.
그는 "서점 매출이 급락하면서 호구지책을 찾아야 했고, 지역 아이들에게 그림책을 읽어주면서 서점 방문을 유도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으로 시작하게 됐다"며 "내가 잘 할 수 있는 일이었고, 아이들 대상 단체견학 프로그램으로 확장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현 이사의 '그림책 읽기' 재능 나눔은 아이들과 선생님들 사이 입소문이 퍼지면서 학교 차원의 정식 서점견학 프로그램으로 발전했다. 이후 학교로 찾아가는 책 읽기 등 학교와의 관계망을 형성하면서 초등학교들을 중심으로 독서문화가 조성되기 시작했다. 현 이사는 "대전 관내 두 군데의 초등학교와의 협업으로 '입학식 날 책읽기'를 진행했다"며 "입학이라는 첫 출발에 따른 불안한 마음을 조금이나마 편안하게 느끼도록 해주려는 취지였고, 감염병 이전까지 진행했었다"고 설명했다.
그녀는 그림책 마법사뿐 아니라 독서와 연계한 문화행사 기획자이기도 하다.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이 주관하는 '지역 서점 활성화 지원사업' 공모에 올해 선정돼 두 달에 한 번씩 전시와 독서를 연계한 문화프로그램을 총괄하는 등 하루하루 바쁜 일상을 보내고 있다. 현 이사는 "몸과 마음의 균형을 이뤄야 건강한 사람이라고 말하듯, 건강한 먹거리와 함께 건강한 정신을 만들어 주는 독서습관을 통해 균형 잡힌 아이로 성장하도록 어른들이 길잡이가 돼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계룡문고는 10일 그림책 '강아지똥'의 저자 정승각 작가와의 만남 프로그램을 통해 그림책을 연계한 연간 행사를 선보일 예정이다. 7월 12일에는 '그림책이 마음을 불러올 때'의 저자 이숙현 작가, 9월 20일엔 '너는 나의 그림책'의 황유진 작가, 11월 8일은 '고구마구마'의 저자 사이다를 초청한다.
한세화 기자 kcjhsh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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