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톡] '덕분에'와 '때문에'의 열매

  • 오피니언
  • 여론광장

[수필 톡] '덕분에'와 '때문에'의 열매

남상선 / 대전가정법원 전 조정위원, 수필가

  • 승인 2022-04-29 09:01
  • 김의화 기자김의화 기자
내가 사는 갈마동 근처에는 경제적으로 잘 사는 집도 아닌데 늘 웃음소리가 그치지 않는 집이 있었다. 가족들이 밝은 얼굴로 화목하게 사는 가정이었다. 행복한 가정임에 틀림없었다.

이와 대조적인 또 다른 한 집이 있었는데 이 집은 돈도 많고 가장의 사회적 지위도 상당한 집이었다. 흠이라면 싸우는 소리를 자주 내고 고함소리가 종종 새어 나오는 집이었다. 가족들 표정은 잘 사는 집치고는 늘 그늘져 있었고 불협화음이 심심치 않게 나오는 것으로 보아 행복한 가정은 아닌 것 같았다.

일반적 상식으로는 두 집의 상황이 납득이 가질 않았다. 경제적으로 돈이 많은 집과, 그렇지 않은 집의 상황이 뒤바뀐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궁금증이 풀리지 않아 시간을 두고 두 가정을 관찰해 보기로 했다. 두 집을 방문하여 조사해 볼 수 있는 일이 아니라서 특별히 웃음소리가 크게 나거나, 싸우는 소리, 고함소리가 크게 날 때만 가까이 접근해서 살펴보기로 했다. 근 6개월 동안 관찰하고 발품을 팔았던 덕분이었던지 궁금증이 풀리는 답이 나왔다.



웃음소리가 많은 집과 싸움소리가 그치지 않는 두 집의 차이는 극명하게 드러났다. 그 답은 멀리 어려운 데 있는 것이 아니었다.

가족들이 즐겨 쓰는, 불과 두 단어 차이로, 한 가정은 웃음소리가 자주 나고, 다른 한 집에서는 싸우는 소리가 자주 들렸다는 판단이 내려졌다.

웃음소리가 잦은 집 식구들이 즐겨 쓰는 단어는 < 덕분에 >였고, 가정불화가 잦은 집 가족들이 즐겨 쓰는 말은 < 때문에 > 라는 사실이 드러났다.

두 가정 가족들이 습관처럼 자주 쓰는 말투를 살펴보면, 한 가정은 < 당신 덕분에 내 신경 쓸 일 없이 살고 있소. >, < 우리 애들 덕분에 내가 살맛나요. >, < 엄마 덕분에 칭찬받고 개근상까지 받았어요.>, < 아빠 덕분에 제가 기 펴고 살고 있어요.>, 등의 말로 < 덕분에 >를 자주 쓴다는 것을 알아냈다.

시간이 좀 걸린 관찰이었지만 웃음소리가 잦은 집은 가족 간에 < 덕분에 >란 말로 서로 감사하며 사는 가족들이란 사실이 드러났다. 가족들의 말투가 이렇다 보니 늘 웃는 얼굴로 감사하며 사는 화목한 가정일 수밖에 없었다. 감사하며 사는 생활이라서 그런지 몰라도 화기애애하고 행복한 생활일 수밖에 없었다.

또 다른 한 집에서는 < 우리 집은 암탉이 우는 집이기 때문에 되는 일이 없소.>, < 당신 때문에 이번 사업 또 망쳤어요.>, < 엄마 아빠 때문에 나 창피해서 학교 못 다니겠어.>, < 알량한 새끼 때문에 아비 체면 다 구겼다. >. 등의 말, < 때문에 >를 자주 써서 일이 잘 안 되는 것을 상대방 탓으로 돌리고 있었다. 상대방을 질책하고 원망하는 식의 말투이다 보니 큰 소리 싸움이 잦을 수밖에 없는 집이었다.

그릇된 결과는 상대방 탓으로 돌리고 원망하며 사는 가족들이니 그 집은 불행을 달고 사는 가정일 수밖에 없었다.

나는 이 두 가정을 보면서 많은 것을 깨달았다.

< 감사합니다 >와 통하는 < 덕분에 >라는 말을 자주 쓰는 것이 행복을 불러오는 지름길이라는 것을 터득하게 되었다.

< 감사합니다>와 < 덕분에 > 두 단어가 모두 좋은 것의 씨앗이니 그 열매가 행복이라 함은 당연한 것이 아니겠는가!

우리는 감사하며 사는 삶이 감사할 일을 불러 온다는 사실을 알아야겠다.

남을 탓하는 < 때문에 >는 상대방을 질책하고 원망하는 말이어서 불화와 불행을 자초한다는 사실도 알아야겠다.

< 덕분에 >와 < 감사합니다>라는 말이 행복의 필요충분조건이라는 것을 안다면, 우리는 세 치에 해당하는 혀이지만 함부로 움직이게 해서는 아니 되겠다.

< 덕분에 >로 씨앗을 뿌린 사람은 그 열매를 행복으로 거두리라.

< 때문에 > 로 씨앗을 뿌린 사람은 쓰디쓴 열매가 불행으로 기다리고 있으리라.

이야기를 하다 보니 평생 < 덕분에 >를 실천한 < 감사하는 생활 >로 인생을 대성공 한 세계적인 부호이며 사업가인 내쇼날 상표의 창업자 일본의 마쓰시다 회장과 미국 28대 윌슨 대통령이 떠오른다.

마쓰시다 회장 그는 가난함에다 허약한 몸으로 태어나고 못 배운 사람이었다.

< 가난, 허약, 못 배움 >, 이 세상의 모든 불행의 조건을 갖춘 사람인데도 오히려 그 악조건을 하늘의 덕분(은혜)으로 생각하여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았다.

그는 악조건을 벗어나려는, 부단한 노력으로 갈고 닦았다. 평생 감사하는 마음으로 산 것이 모든 악조건을 극복하고 성공을 이루어 낸 비결이 된 셈이었다.

마쓰시다, 그는 가난 때문에 부지런히 일하지 않고서는 잘 살 수 없다는 진리를 깨달았으며, 몸이 약하게 태어난 것 때문에 건강의 소중함도 일찍이 깨달아 몸을 아끼며 건강에 힘썼다. 아울러 그는 초등학교 4학년을 중퇴한 못 배움 때문에 세상 모든 사람을 스승으로 받들고 배우려는 마음에서 많은 지식과 상식을 얻게 되었다.

이런 불행한 환경은 그를 성장시키기 위해 하늘이 내려 준 시련이라 생각했기에 그는 평생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았다.

윌슨도 가난한 어머니 고생 덕분에 대학까지 졸업을 할 수 있게 되었다. 그는 온갖 고생을 다하시는 어머니를 위하는 마음으로 열심히 공부하여 대학 수석졸업을 하게 되었다. 그는 수석 졸업자가 하는 졸업 연설에서 자신이 수석 졸업의 영예를 안게 된 것은 < 하느님 덕분 >, < 교수님 덕분 >, 그리고 식장 뒤에 앉아계신 < 어머니 덕분 >이라며 수석 졸업자에게 주는 금메달을 자기 목에 걸지 않고, 정중히 두 손으로 받들고 어머니 앞에 가서, 어머니 목에 걸어 드렸다.

메달을 목에 걸 사람은 자신이 아니라 어머니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효심과 감사하는 마음이 더욱 빛나는 감동의 자리가 아닐 수 없었다.

감사하며 사는 것이 몸에 밴 그는, 후에 자신이 나온 모교의 학장이 되었고, 10년이 지난 뒤에는 제28대 미국 대통령이 되었다.

그가 바로 노벨 평화상도 받고 민족자결주의를 제창했던 윌슨 대통령이었다.

자신에게 주어진 불행과 시련을 오히려 하늘이 준 은혜(덕분)으로 생각하고 악조건을 남의 탓으로 돌리거나 원망하지 않고 절차탁마하는 노력과 인격도야로 누구보다 값진 성공을 이루어 낸 마쓰시다였다.

몸에 밴 감사하며 사는 마음으로 < 덕분입니다.>,< 감사합니다.>를 입에 달고 살아 인생을 대성공한, 마쓰시다와 윌슨 대통령은 우리의 타산지석이 아닐 수 없다.

<덕분에>와 < 때문에 >의 열매 !

그것은 감사하며 사는 삶, 아니면 원망과 탓하는 삶에서 오는 부메랑인 것이다

< 덕분에 >로 감사하며 살면 감사할 일이 생긴다는 말을 우리는 새기며 살아야겠다.

< 때문에 >로 탓하고 원망하는 마음으로 살면 그 열매도 불행이라는 것도 알아야겠다.

감사하며 사는 삶에 감사할 일이 생긴다는 말을 감언이설(甘言利說)로 여겨서는 아니 되겠다.

<덕분에>와 <때문에> 의 열매 !

행·불행의 씨를 제대로 알아 불행을 자초하는 씨앗을 뿌려서는 아니 되겠다.

우리는 <감사합니다>, < 덕분입니다>를 행복의 명약 처방전으로 알고 말을 구사해야겠다.

남상선 / 대전가정법원 전 조정위원, 수필가

2021071501000951800034931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현장]3층 높이 쓰레기더미 주택 대청소…일부만 치웠는데 21톤 쏟아져
  2.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3. 차세대 스마트 교통안전 플랫폼 전문기업, '(주)퀀텀게이트' 주목
  4.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5. 전국 아파트 값 하락 전환… 충청권 하락 폭 더 커져
  1. 대전시, 12월부터 배출가스 5등급 차량 운행 제한
  2. 유등노인복지관, 후원자.자원봉사자의 날
  3. [화제의 인물]직원들 환갑잔치 해주는 대전아너소사이어티 117호 고윤석 (주)파인네스트 대표
  4. 생명종합사회복지관, 마을축제 '세대공감 뉴-트로 축제' 개최
  5. 월평종합사회복지관과 '사랑의 오누이 & 사랑 나누기' 결연활동한 동방고 국무총리 표창

헤드라인 뉴스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환이야, 많이 아팠지. 네가 떠나는 금요일, 마침 우리를 만나고서 작별했지. 이별이 헛되지 않게 최선을 다해 노력할게. -환이를 사랑하는 선생님들이" 21일 대전 서구 괴곡동 대전시립 추모공원에 작별의 편지를 읽는 낮은 목소리가 말 없는 무덤을 맴돌았다. 시립묘지 안에 정성스럽게 키운 향나무 아래에 방임과 학대 속에 고통을 겪은 '환이(가명)'는 그렇게 안장됐다. 2022년 11월 친모의 학대로 의식을 잃은 채 구조된 환이는 충남대병원 소아 중환자실에서 24개월을 치료에 응했고, 외롭지 않았다. 간호사와 의사 선생님이 24시간 환..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22일 대전에서 열린 환경부의 금강권역 하천유역 수자원관리계획 공청회가 환경단체와 청양 주민들의 강한 반발 속에 개최 2시간 만에 종료됐다. 환경부는 이날 오후 2시부터 대전컨벤션센터(DCC)에서 공청회를 개최했다. 환경단체와 청양 지천댐을 반대하는 시민들은 공청회 개최 전부터 단상에 가까운 앞좌석에 앉아 '꼼수로 신규댐 건설을 획책하는 졸속 공청회 반대한다' 등의 피켓 시위를 벌였다. 이에 경찰은 경찰력을 투입해 공청회와 토론이 진행될 단상 앞을 지켰다. 서해엽 환경부 수자원개발과장 "정상적인 공청회 진행을 위해 정숙해달라"며 마..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충북은 청주권을 비롯해 각 지역별로 주민 숙원사업이 널려있다. 모두 시·군 예산으로 해결하기에 어려운 현안들이어서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사업들이다. 이런 가운데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기대가 크다. 윤 정부의 임기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충북에 어떤 변화가 있을 지도 관심사다. 윤석열 정부의 지난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충북지역 공약은 7대 공약 15대 정책과제 57개 세부과제다. 구체적으로 청주도심 통과 충청권 광역철도 건설,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구축,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구축 등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