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증 환자들의 대형병원 쏠림 현상을 완화하고 1차 의료기관 등에 진료를 분산하기 위한 사업이지만, 지역 대형병원은 병원 이미지, 매출 등에 영향이 갈 수도 있기에 고심하는 모습이다.
지역 의료계에서는 대형병원들이 사업에 참여한다면 순차적인 의료 체계 확립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평가하면서 중증도가 중요시 되는 상급종합병원 진입을 목표로 하는 대학병원은 사업에 참여할 것으로 전망했다.
25일 의료계에 따르면 보건복지부는 내년 1월부터 시행될 '중증 진료체계 강화 시범사업' 참여기관 공모 접수를 5월 2일 시작한다.
중증 진료체계 강화 시범사업은 상급종합병원 등 대형병원의 기능을 강화하고, 협력의료기관과 유기적인 진료 협력체계를 구축·활성화하기 위한 제도다.
그간 외래 환자의 대형병원 쏠림 지속으로 종합병원의 역량이 외래 경증질환 진료에 분산되면서 종합병원은 중증질환 치료·연구 등에 집중하기 어려웠다.
또 환자는 집에서 가까운 병원 대신 멀리 있는 상급종합병원을 이용하면서 이동·대기시간, 교통비 등 불편함이 추가로 발생하기도 했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복지부가 '중증 진료체계 강화 시범사업'을 추진하기로 한 것이다. 외래진료 감축에 참여하는 의료기관은 성과 평가결과에 따라 보상을 받을 수 있다.
순차적 의료 체계 확립과 대형병원의 전문성 강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사업이지만, 지역 대형병원들은 참여 여부를 두고 고심하고 있다.
환자를 가려 받는다는 이미지가 굳혀질 수도 있고, 매출에도 영향이 가기 때문이다.
지역 A 대학병원 관계자는 "경증 환자가 병원을 찾아왔는데 다른 의료기관으로 보낸다면 병원 이미지가 안 좋아질 수도 있고 매출에도 영향이 갈 것"이라며 "병원 운영에 영향이 가기도 하지만 좋은 사업이기에 참여를 검토하고는 있다"고 말했다.
지역 내 유일의 상급종합병원인 충남대병원도 사업 참여를 두고 내부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충남대병원 관계자는 "순차적 의료체계 확립 등에 도움이 되는 사업이기에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며 "현재 내부적으로 논의가 진행되고 있고, 이르면 27일께 결과가 나올 것 같다"고 했다.
지역 의료계에서는 아직 시범사업 단계이고, 정확한 보상이 나오지 않아 참여를 원하는 의료기관이 많지 않을 것이지만, 상급종합병원 진입을 목표로 하는 병원은 참여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역 의료계 관계자는 "대형병원도 코로나로 매출에 타격을 입은 상태라 지역 대형병원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할지는 모르겠으나, 내년에 있을 상급종합병원 심사에 중증도가 중요시되는 만큼 참여하는 병원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경증 환자 비율을 낮추고 중증도를 올린다면 상급종합병원 진입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현 기자 larcza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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