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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가 박병석 국회의장이 제안한 중재안을 수용하며 한고비를 넘는 듯했지만, 국민의힘이 이에 대해 재협상을 선언했고 민주당은 단독 처리를 불사한다는 입장으로 강대 강 대치로 치닫고 있다. 지난 22일 여야 원내대표가 극적 합의를 이룬지 사흘 만에 여야 간 합의는 백지화 위기에 처한 것이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와 권성동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최고위원회의를 통해 검수완박 중재안에 대한 논의를 진행한 뒤 이 같은 회의 결과를 발표했다.
이 대표는 "중재안에서 '공직 선거, 공직자 범죄'와 관련해 미흡한 부분이 있다는 것에 국민의 많은 우려가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그것을 바탕으로 재논의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 오늘 최고위의 공통된 의견이었다"고 밝혔다.
권 원내대표도 "당장 6·1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치인이 수사받기 싫어 짬짜미(담합)한 것 아니냐는 여론이 많다. 국민이 오해하게 만든 건 정치권의 책임"이라며 "민주당도 열린 마음으로 재논의에 응해달라"고 보탰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중재안에 대한 재논의는 절대 없다는 입장이다. 국힘이 재논의 움직임을 보인다면 검찰 개혁법안을 단독으로 처리하겠다고도 경고했다.
윤호중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국회 비대위에서 서 "여야 합의문의 잉크가 마르기도 전에 국민의힘 쪽에서 합의를 부정하는 말들이 나온다"며 "국민의힘이 합의를 파기하는 즉시 검찰개혁법안을 국회에서 통과시키겠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의힘에 경고한다"며 "여야 합의를 파기하려는 국민의힘의 어떠한 시도도 결코 용납하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박홍근 원내대표도 “합의한 대로 금주 법사위에서 검찰청법과 형사소송법 조문 작업을 끝내고 28일 또는 29일에 본회의를 열어 처리하겠다"며 "윤석열 인수위와 국민의힘의 오락가락 말 바꾸기는 국회 합의를 모독하고 여야 협치를 부정하는 도발"이라고 말했다
한편,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여야가 합의한 이른바 검수완박(검찰수사권완전박탈) 중재안에 대해 정치권 전체가 헌법 가치 수호와 국민 삶을 지키는 정답이 무엇인가 깊이 고민하고 중지를 모아주기를 당부했다고 윤 당선인 측이 25일 밝혔다.
배현진 당선인 대변인은 이날 오전 종로구 통의동 인수위 기자회견장 브리핑에서 '윤 당선인 입장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이같이 답변했다. '여야 합의안을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으로 해석해도 되나'라는 질문에는 "국회 논의 사항에 대해서는 일단 당선인의 입장에서 지켜보고 계신다"고 즉답을 피했다. 그러면서 "민주당 또한 국민 대다수가 이 검수완박에 대해 깊은 우려를 하고 말씀을 주시는 것을 잘 알고 있으리라 본다"고 덧붙였다.
서울=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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