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매력찾기] 전국에서도 5점밖에 없는 쌍단지, 청송 성수침의 필적이 있는 곳은

  • 정치/행정
  • 대전

[대전매력찾기] 전국에서도 5점밖에 없는 쌍단지, 청송 성수침의 필적이 있는 곳은

보물로 지정된 청송 성수침의 글씨, 담묵의 특징 잘 보여줘
고산구곡도 '산수정운' 특별전 전시, 느슨하지만 소박한 선묘

  • 승인 2022-04-25 08:47
  • 수정 2022-04-25 10:21
  • 신문게재 2022-04-26 10면
  • 이해미 기자이해미 기자
도시의 재미는 찾는 자에게 보인다. 그만큼 감춰진 도시의 매력 또는 보물을 찾는 일은 애정을 기반으로 한다. 중도일보는 대전의 매력 찾기를 대전시립박물관(관장 정진제)에서 출발하기로 했다.

대전시립박물관은 대전의 역사와 문화를 모두 살펴볼 수 있는 곳이다. 1990년 향토사료관으로 출발했고 2012년 역사박물관과 선사박물관으로 분리해 2017년 운영 조례 개정으로 대전시립박물관으로 명칭을 변경했다. 2019년 시립박물관과 선사박물관, 근현대사전시관 3관 체제로 운영을 시작했다. 대전시립박물관에는 2022년 3월 기준 소장하고 있는 유물은 총 9796점, 선사시대부터 조선은 물론 근현대 역사 유물이 총집합돼 있다. 이 가운데 주요 유물 15점을 선정했다. 대전시립박물관의 협조를 얻어 세 차례에 나눠 소개한다. <편집자 주>

쌍단지
대전시립박물관이 소장한 쌍단지는 백제시대의 것으로 두개의 단지 몸통이 연결돼 있다. 출토 당시에는 한쪽의 호가 반파되어 유실됐으나 2011년 보존처리해 복원했다. 전국에서도 5점 밖에 출토되지 않은 특이한 토기 형태다. 사진=대전시립박물관
▲쌍단지=백제시대의 것으로 입지름 11.2㎝ 밑지름 7.5㎝, 7.4㎝, 높이 10.1㎝, 10㎝의 크기다. 두 개의 단지 몸통 부분을 연결해 만든 짧은 목 쌍단지다. 이 쌍단지는 2005년 중앙문화재연구원이 발굴조사한 용산·탑립동 유적의 삼국시대 토광묘에서 나온 것이다. 단지의 바닥은 평평하고 표면의 색조는 회청색을 띠는 경질토기이며 제작 시기는 한성 백제기인 5세기 전반대로 추정된다.

출토 당시 쌍호 중 한쪽의 호(壺)가 반파돼 토기편이 유실된 상태였으나 2011년 보존처리를 통해 완형으로 복원했다. 이 단지는 용산동·탑립동 이외에 1998년 조사된 용산동 1점(충남대학교박물관 소장), 서울 석촌동 고분군 1점, 몽촌토성 2점(서울대학교박물관 소장)을 포함해 지금까지 5점밖에 출토되지 않은 특이한 토기다. 특히 한성 백제의 핵심지역이라 할 수 있는 서울과 대전에서만 확인되고 단지의 형태도 매우 유사해 백제 중앙문물의 지방 파급 양상을 이해하는 데 좋은 자료가 되고 있다.



07_성수침필적
성수침 필적은 보물로 지정된 유물이다. 청송 성수침은 16세기를 대표하는 도학자로 조선시대 조선 성리학 초기의 대표 인물이기도 하다. 비교적 큰 글씨로 쓰인 필적은 원본글씨를 잘라 장첩한 것이다. 사진=대전시립박물관
▲성수침 필적=보물로 지정된 청송 성수침(聽松 成守琛, 1493~1564)의 필적이다. 본 서첩은 성수침이 당나라 가도(賈島), 두목(杜牧), 이상은(李商隱)과 송나라 구양수(歐陽脩)의 칠언시를 쓴 것이다. 성수침은 우계 성혼(牛溪 成渾, 1535~1598)의 부친으로 16세기를 대표하는 도학자였다. 또한 조광조의 문인으로 도덕성 강조와 성리학 실천의 기초를 다진 조선 성리학 초기 사림의 대표적인 인물이다.

명필로도 이름 높았으나 필적은 드문 편이다. 이 첩의 성수침 글씨는 남겨진 다른 필적에 비해 비교적 큰 글씨이며 담묵을 즐겼던 특징을 잘 보여준다. 첩 안에는 송명흠(宋明欽, 1705~1768)의 아버지 송요좌(宋堯佐, 1678~1723)의 '청은당(淸隱堂)'이란 장서인이 있다. 표제는 『청송서(聽松書)』이고, 원본글씨를 줄[行]에 따라 잘라 장첩한 것이다.

12_연지계회도
연지계회도는 1629년 숭례문 앞 홍사효에서 열렸던 기로회를 기념해 그려진 계회도다. 사진=대전시립박물관
▲연지계회도=1629년(인조 7년) 6월 5일 숭례문 앞 홍사효(洪思斅)의 집에서 열렸던 기로회(耆老會)를 기념해서 그린 계회도(契會圖)다. 또 다른 이름은 남지기로회도(南池耆老會圖)다. 현재 원본(李起龍筆南池耆老會圖, 보물 제866호)과 1691년(숙종 17)에 그린 모사본(南池耆老會圖, 서울시 유형문화재 제81호) 등 몇 종의 모사본이 남아 있는데 이 계회도는 구도와 사물의 배치가 상당 부분 비슷한 1691년본을 범본(範本)으로 해서 그렸을 것으로 추정된다. 기로회의 계원은 이귀(李貴)를 비롯해 12명이었다. 계회도에는 계회 그림과 함께 계원 좌목(座目), 계곡 장유(谿谷 張維, 1587~1638)와 석문 이경직(石門 李景稷, 1577~1640)의 글이 실렸다.

14_박회수초상
박회수의 초상으로 기타 유물에 비해 근대의 유물이다. 조선후기 도입된 서양화법의 영향으로 사실적이고 입체적인 표현이 드러난다. 사진=대전시립박물관
▲박회수 초상=숙헌공 박회수(肅憲公 朴晦壽, 1786~1861)의 초상이라 전해지는 초상화다. 박회수는 순조·헌종·철종대를 걸친 조선 말기의 문신으로 1833년 부사(副使)로 청나라에 다녀왔으며, 충청감사와 한성부판윤, 평안감사 등을 거쳐 우의정과 좌의정을 역임했다.

이 그림은 박회수의 정면 반신상이다. 사모를 쓰고 밝은색 단령을 입고 각대(角帶)를 두르고 있다. 조선 후기 도입된 서양화법의 영향으로 초상화에서도 사실적이고 입체적인 표현이 나타나기 시작했으나, 한지와 비단 등 전통 재료와 안료를 사용했으며 선묘가 주를 이루는 전통 기법 안에서 혼합된 방식으로 그려졌다.

반면 유화와 같이 광택이 있으며 배경이 비치지 않는 불투명한 안료로 그려졌다는 점, 마치 사진과 같이 얼굴을 사실적으로 표현했다는 점, 선적 표현이 거의 보이지 않고 면적 묘사가 주를 이룬다는 점 등 서양화의 특징을 띄고 있다. 우리나라 서양화 전래시기를 재고해볼 수 있는 자료로 후속 연구가 필요하다. 양쪽에 문이 달린 나무로 만들어진 감실 안에 초상화를 안치해 제의(祭儀) 목적으로 쓰였던 것으로 보인다.

11_고산구곡도
고산구곡도는 현재 대전시립박물관 특별전에서 만날 수 있다. 율곡 이이가 은거했던 황해도 해주 고산 석담의 풍경을 그렸다. 사진=대전시립박물관
▲고산구곡도=조선 18세기의 유물이다. 현재 대전시립박물관 특별전 '산수정운, 고산구곡' 전시에서 만날 수 있다. 고산구곡도는 율곡 이이(栗谷 李珥, 1536~1584)가 은거했던 황해도 해주 고산(高山) 석담(石潭)의 풍경을 그린 것이다. 이이는 1571년(36세)에 학인들과 더불어 고산구곡을 돌아보며 구곡의 곡명을 짓고 고산구곡가 10수를 한글로 지었다.

이 그림은 역행법을 사용해 왼편에서 오른편으로 전개되며 4장의 지본을 붙여서 두루마리식으로 만들었다. 상단에는 이이의 한글시, 송시열의 차운시, 김수증의 고산구곡가를 순서대로 적었고 시를 지은 사람 이름과 각 곡의 주요 경물 명칭을 주서(朱書)로 적었다. 소략한 필치이지만 산세는 엷은 담묵으로 채색해 청량하다. 전체적으로 구성이 느슨하지만 경물의 요점만을 나타내 간략하면서 소박한 선묘를 보인다. 권상하(權尙夏, 1641~1721)가 판각한 〈고산구곡도〉와 거의 유사한 도상과 필법을 지니고 있어 18세기에 제작된 것으로 보인다.

고산구곡도는 율곡의 학통을 계승한 서인 노론계 문사들이 주로 제작·배포해 정통성을 강조하고 도모하는데 사용했다. 본래 중국의 무이구곡도에서 유래된 것인데, 성리학자들의 이념적 이상향을 그린 것으로 조선에서 고산구곡도 등으로 새롭게 정착했다.
정리=이해미 기자 ham7239@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결국 '결별'…대전 둔산2지구 통합 재건축 추진준비위 두 곳 출범
  2. 세종 집값 1년 9개월만 최대 상승폭 기록… 대전 풍선효과 수혜 볼까
  3. 한국행정학회, '세종시=행정수도' 지위 확보 방안 찾는다
  4. 세종 교사노조-시의회, 교육 환경 개선 나선다
  5. 종촌종합복지관, 웃음과 나눔이 함께한 '웃기는 경매' 개최
  1. 한국중부발전 세종본부, 저소득 아동에 문화상품권 기부
  2. 30살 맞은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 "평등과 자치 한길"
  3. 황웅환, 세종YMCA 제7대 이사장 취임
  4. 대전 서구, 장애인 평생학습 활성화 위한 협약 체결
  5. 천안시장 권한대행 김석필 부시장, “행정 공백 최소화 집중”

헤드라인 뉴스


충청권광역철도 1단계 사업 정상궤도 진입 가능할까

충청권광역철도 1단계 사업 정상궤도 진입 가능할까

수년째 출발선에 서지 못하고 있는 충청권광역철도 1단계(신탄진~계룡) 사업이 정상 궤도에 오를 수 있을지 주목된다. 공사비 증가로 사업이 공회전을 거듭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 정부가 협의를 시작했기 때문이다. 24일 대전시와 국가철도공단 등에 따르면 국가철도공단은 충청권광역철도 1단계 사업과 관련해 후속 공정을 추가한 총사업비를 두고 기재부와 협의를 진행 중이다. 충청권 광역철도 1단계 사업은 당초 2023년 말 착공 예정이었으나, 지장물 이설 공사비 증가에 설계적정성 검토를 다시 받으면서 사업 기간이 늘어졌다. 여기에 최근에 신규..

세종 집값 1년 9개월만 최대 상승폭 기록… 대전 풍선효과 수혜 볼까
세종 집값 1년 9개월만 최대 상승폭 기록… 대전 풍선효과 수혜 볼까

대통령실 이전 기대감에 세종 아파트 가격이 들썩이고 있다. 1년 5개월여 동안 30~40%가량 하락했던 세종시 집값이 다시 상승세를 보이며 이전 수준까지 회복할지 주목된다. 여기에 세종시와 인접한 대전 등 지역이 '풍선효과' 수혜를 받을지 이목이 집중된다. 24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2025년 4월 셋째 주(21일 기준) 전국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세종 아파트 매매가격은 0.23% 상승해 전주(0.04%) 대비 무려 6배 가까운 급등세를 보였다. 2023년 11월 20일 이후 하락세를 보이던 세종 집값은 지난주 70주..

‘부여 무량사 미륵불 괘불도’ 국보 지정… 28년 만에 괘불 국보 추가
‘부여 무량사 미륵불 괘불도’ 국보 지정… 28년 만에 괘불 국보 추가

우리나라 괘불도 양식의 시초로 평가받는 '부여 무량사 미륵불 괘불도'가 국보로 지정됐다. 국가유산청은 조선 후기 불화인 '부여 무량사 미륵불 괘불도'를 국가지정문화유산 국보로 지정했다고 24일 밝혔다. '괘불도(掛佛圖)'는 사찰에서 야외 의식을 할 때 거는 대형 불화로, 조선 후기부터 본격적으로 제작됐다. 현재 전국에 약 120여 점이 전하며, 이 가운데 국보 7점, 보물 55점이 포함돼 있다. 이번 국보 지정은 1997년 7점의 괘불이 동시에 지정된 이후 약 30년 만이다. 국가유산청은 "화기(畵記) 등 기록을 통해 제작자와 제작..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유류세 인하 폭 축소에 5월부터 기름값 오름세 유류세 인하 폭 축소에 5월부터 기름값 오름세

  • ‘프란치스코 교황이 탑승했던 카트입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탑승했던 카트입니다’

  • 옷가게는 벌써 여름준비 옷가게는 벌써 여름준비

  • 책 읽기에 빠진 어린이들 책 읽기에 빠진 어린이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