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미술계 활기 여세를 몰아 지역 출신 작가들의 활동 영역도 넓어지는 가운데 대전시립미술관이 해마다 진행하는 청년작가지원전을 비롯한 다양한 전시에서 선보였던 경험이 중요한 발판이 되고 있다.
'퍼블릭아트'와 '아트인컬쳐' 등 국내 미술시장 판도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전문잡지에 소개되거나 해를 거듭할수록 공신력을 인정받는 헬로 아티스트에 선정되는 등 지역을 넘어 국내로, 국내를 넘어 해외 미술계까지 노크한다.
실제로 대전시립미술관이 매년 추진하는 '넥스트코드'를 통해 역량 있는 청년작가들이 대거 발굴됐다. 2019년에는 박용화, 장재민, 이윤희, 이재석, 김재연, 노상희 작가, 2020년에는 민보라, 박종욱, 우한나 작가, 2021년에는 김영진, 임승균 작가 등이다. 올해는 김소정, 김은혜, 김현섭, 백요섭, 장철원 작가가 참여했으며, 오는 11월 15일부터 2023년 1월 29일까지 작품 전시와 아티스트 토크 등을 선보일 예정이다.
선승혜 대전시립미술관장은 "대전의 청년예술가들이 미래도시의 예술을 새로운 꿈으로 무한한 가능성을 열어가는 열쇠"라며 "대전을 기반으로 세계를 무대로 활동할 수 있도록 미술관이 공감 미술의 지지기반이 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2019년부터 2021년까지 최근 3년간 진행한 대전시립미술관의 청년작가지원전과 기획전을 발판삼아 한국 미술계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치는 지역 출신 작가들을 짚어본다.
이재석 작가의 '연결과 동시에 분리된 경계' 2022 캔버스에 유채 181.8×227.3㎝ <출처=퍼블릭아트 4월호 캡쳐> |
1989년 대전에서 태어난 이재석 작가는 목원대 서양화 전공과 동 대학원에서 서양화 석사를 졸업했다. 올해 광주시립미술관 청년작가전 선정을 비롯해 같은 해 천안창작촌 화이트블럭 입주작가로 선정, 서울대미술관 단체전을 여는 등 지역을 넘어 전국을 무대로 활발한 활동을 보이는 지역출신 작가다.
2021년에는 서울시립미술관 신진미술인 지원 작가로 선정된 데 이어, 2020년에는 과천 스페이스 K기획전, 학고재 디자인 스페이스 개인전을 열었으며, 같은 해 이천시립월전미술관에서 '신 구운몽' 전시를 열었다. 2018년 이응노미술관 신수장고(M2)에서 개인전, 2019년 양주시립장욱진미술관 단체전도 진행했다. 국립현대미술관 미술은행과 대전시립미술관 등에서 작품을 소장하고 있다.
김재연 전시기획자는 퍼블릭아트 2022년 4월호를 통해 "이재석의 작품은 명료하다. 작가가 그린대상은 사실적이면서 명확하며, 동시에 모호한 인상을 남기며 우리가 당연하게 여기며 살아가는 현실을 뒤흔든다"고 언급했다.
오완석 작가 작품 (왼쪽부터)'-0+305' 2017 나무 끼워 맞춤, '-0+sounf' 2015 울트라소닉센서, 나무 <출처=헬로 아티스트 캡쳐> |
지우개와 건전지 같은 일상의 사물을 의외의 조합으로 엮어 농담처럼 내어놓거나 작은 포장용 상자를 뒤집어 놓고 '빅 박스'라는 제목으로 세상을 포장하는 작업을 통해 물질과 빗물질의 대립쌍의 상태에 대해 조명한다. '없음은 어쩌다가 있음의 세계로 진입하며, 있음은 또 어떻게 없음의 그날로 숨어들까'라는 질문을 통해 끝이 맞물리는 생각의 줄거리를 작업 전반에 걸쳐 동그라미 모양의 '뒤집기'의 원리로 표현한다.
강철규 작가 작품 (왼쪽부터) PENETRATION, 2021 oil on canvas 227×181cm, DEAD EYES, 2021 oil on canvas, 72x117cm <출처=갤러리바톤 캡쳐> |
한남대 회화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미술학 석사학위를 취득한 강철규 작가는 2017년 갤러러고트반 기획전과 갤러리가비에서 그룹전과 기획전을 선보인 데 이어, 2018년 DMA아트센터, 2020년 대전테미예술창작센터 입주작가로 선정, 이듬해인 2021년에는 이응노미술관 신수장고(M2)에서 개인전을 열었으며, 같은 해 대전시립미술관 기획전 '상실, 나에게 일어난 모든 일'에 참여했다. 2021년과 2022년 갤러리바톤 챕터 투 레지던시 선정 및 기획전에 참여했다.
이응노미술관이 주관하는 '아트랩대전'에 지난해 신진작가로 선정된 강철규 작가는 당시 인터뷰를 통해 "그동안 자전적인 이야기를 작품에 담았지만, 개인적인 얘기를 드러내며 돈을 버는 것에 회의감을 느꼈다"며 "가상의 이야기를 전달하면 더 오래 회화작업을 할 수 있지 않을 까란 생각에 처음으로 허구 이야기를 이미지화하게 됐다"고 말했다.
한세화 기자 kcjhsh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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