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국힘 검수완박 강대 강…戰雲

민주 입법강행 의지 속 '속도전'
국힘 '입법폭거' 규정 결사항전

국회사무처 제공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이 이른바 ‘검수완박’(검찰수사권 완전박탈)을 둘러싸고 한 치의 양보 없는 강대 강 대치를 이어가면서 정국이 얼어붙고 있다.

민주당은 당내 일각의 우려에도 입법 강행 의지를 보이며 속도전을 벌이고 있고 국민의힘은 '입법 폭거'로 규정하면서 여론전 속 결사항전 태세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19일 원내대책회의에서 "어제 검찰 수사권 분리 입법 절차에 돌입했다"며 "이제 검찰 기능의 정상화는 돌이킬 수 없는 길로 접어들었다"고 강조했다.

전날 법사위 소위에 ‘검수완박법’인 검찰청법·형사소송법 개정안을 상정, 이날 오후 본격 심사를 앞둔 것을 강조하며 재차 입법 강행을 예고한 것으로 풀이된다.

원내 지도부는 이날부터 원내대표실 백드롭(뒷걸개)도 교체했다. 새 백드롭에는 '권력기관 개혁, 흔들림 없이 국민과 함께'라고 적었다. '국민과 함께'라는 문구는 입법 강행을 둘러싼 당 안팎의 우려를 반영한 것으로 읽힌다. 자칫 입법 독주로 비치면서 검찰개혁이라는 명분은 잃고 오히려 6·1 지방선거를 앞두고 역풍만 맞을 수 있다는 부담감 때문이다.

당내 일각에선 우려가 여전하다. 박지현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은 라디오 인터뷰에서 "검찰개혁이 모든 현안을 빨아들이고 있다"며 "속도를 중요시하다가 방향을 잃는 것 아닌가 하는 걱정이 있다"고 우려했다.

국민의힘은 배수진을 치고 결사항전 의지를 다짐하고 있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19일 원내대책회의에서 "민주당이 기어이 국민 독박, 죄인 대박, 검수완박 강행 처리의 마수를 드러냈다"며 "(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가 국회법 규정 하의 절차를 준수할 것이라고 공언했지만 시작부터 거짓말로 드러났다"고 힐난했다.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서도 "'국회의 시간'이라는 떠넘기기를 그만두고 대통령다운 모습을 보여달라"며 거부권 행사를 요구했다.

국민의힘은 다만 '회의 보이콧'이나 '필리버스터' 등 극단적 형태의 투쟁은 당장 고려하지 않는다는 기류가 엿보인다. 현재 여소야대 의석 구도에서 실질적으로 구속력이 있는 제동 수단이 없다는 현실 계산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분위기는 새 정부 출범을 앞두고 여야가 극렬히 대치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집권여당이 되는 국민의힘으로서도 부담이 적지 않다는 판단 때문이다. 여론전을 더욱 강화키로 한 것은 이 같은 맥락이다.

권 원내대표는 검수완박 저지를 위한 정의당과의 공조에 대해선 "아직 (법안들이) 법사위를 통과하지 않았기 때문에 미리 그걸 전제로 해서 정의당과 무슨 협의를 하거나 이런 적은 없다"며 즉답을 피했다.

정의당은 국민의힘과 마찬가지로 검수완박을 반대하는 입장이지만 동시에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지명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서울=강제일 기자 kangje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