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지 선정을 놓고 파행을 겪은 대전음악창작소가 올해 7월 오픈을 앞두고 설계용역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사진은 2021년 6월 15일 대전 중구 대흥동 믹스페이스 현장답사 모습.<사진=한세화 기자> |
2021년 6월 설립 논의 초기부터 불거진 임대료 과대 지출과 부지선정에 따른 예산 낭비 등 지적이 이어졌지만, 결국 원안대로 진행되면서 장소 부적합 논란은 여전히 숙제로 남았다.
지역예술계는 잘못 뗀 첫걸음에 대한 실망은 크지만, 음향과 시스템 등 장비의 수준을 높여서라도 전문음악인 양성과 지역 대중음악 저변확대 등 음악창작소 본래 목적에 부합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14일 대전정보문화산업진흥원과 지역예술계 따르면 지난 4월 8일 대전음악창작소 설계용역 중간보고회를 온라인(ZOOM)으로 진행했다. 실별 공간구축 변경과 추가사항 점검과 함께 운영에 필요한 시스템과 장비 변경사항 반영, 공사금액 조정 등을 논의했으며, 4월 말까지 설계용역 최종보고회를 마무리 짓고 5월 중순까지 공사 발주를 완료할 예정이다.
대전 중구 대흥동 믹스페이스 지하 공간에 들어서는 대전음악창작소는 지하 2층에는 각 2개씩 녹음실과 합주·연습실을 들이고, 휴게공간과 교육실, 오픈홀, 운영사무실 등을 배치한다. 지하 3층에는 기존의 영화관으로 사용하던 500석 객석 규모의 공연장을 그대로 사용한다. 부대시설로는 포토존, 매표소, 분장대기실 등이다.
부지 선정을 놓고 건물 임대료와 지하 공간 제습 등 연간 1억 이상 고정 비용으로 지출된다는 점에서 창작 산실 본래 취지는커녕 애먼 혈세 낭비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진흥원 측은 임대료 논란이 불거지자 애초 5년 통계약에서 2년 단위 재계약 형태로 지난해 말 임대차계약을 맺고, 부지 여건에 따라 이전 가능성을 위해 특약조항을 추가했다는 입장이지만, 지역음악계는 창작소 목적에 맞는 장소 확보가 쉽지 않을뿐더러 설립 논의 초기부터 불거진 엇박자에 대해 향후 추진도 회의적이라는 반응이다.
지역예술계는 500석이라는 큰 규모 공연장을 포함하면서 방음 문제로 인한 녹음과 공연일정의 상충 문제와 함께 칸막이 등 내부시설에 치중하기보다는 음향과 시스템 수준을 높여 장소 이전을 대비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박홍순 대전민예총 사무처장은 "믹스페이스라는 공간구조 자체에서 비롯되는 문제를 사용자인 음악인들이 떠안을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공연장이든 녹음실이든 둘 다 제대로 된 역할이 어려울 수 있다"며 "마땅한 부지로 이전할 경우를 대비해 설치보다는 고품질의 장비에 투자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최종호 뭉클뮤직 대표는 "지역 대중음악계 전반적으로 부정적인 반응이 짙은 게 사실이며, 녹음실과 연습실이 2개씩밖에 없다는 점에서 보여주기식 행정이라는 느낌을 배제할 수 없다"며 "전문음악인뿐만 아니라 직장인밴드나 클래식 앙상블밴드 등 저렴한 비용으로 장소를 이용할 수 있는 음악인 모두의 공간이 돼야한다"고 말했다.
한세화 기자 kcjhsh99@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