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SCEAR 국내 전문가 워킹그룹 워크숍에서 KINS 연구진이 발표를 하고 있다. |
KINS는 32년간 원자력의 생산과 이용에 따른 방사선 재해로부터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수호하기 위해 원자력시설 심·검사 등 다양한 규제업무를 수행 중이다.
이와 함께 자연방사선, 엑스레이 등 우리가 일상적인 생활을 통해 받는 방사선인 저선량 방사선(일반적으로 100mSv 이하의 낮은 방사선량)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을 밝혀내기 위해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유엔 방사선영향과학위원회(UN Scientific Committee on Effect of Atomic Radiation, 이하 UNSCEAR) 활동이 그중 하나다.
▲방사선 위험 대응기구 UNSCEAR=UNSCEAR는 방사선이 인체와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과학적으로 규명하는 UN산하의 전문위원회로, 1955년 출범해 현재 27개국의 과학자들이 참여하고 있다. 세계 각국에서 이뤄지는 방사선 관련 다양한 관측과 연구, 분석·평가 데이터를 수집하고 과학적 관점에서 검증·정리해 보고서로 발간한다. 해당 보고서는 국제원자력기구(IAEA) 안전기준 등의 학술적 근거로 활용된다.
UNSCEAR의 탄생 배경은 1940~50년대 냉전 시절 미국과 구소련을 필두로 한 핵무기 경쟁과 관련이 깊다. 지속된 핵무기 실험으로 인한 방사능 오염과 일반 공중의 피폭 문제가 국제적·공식적으로 논의되기 시작했고, 방사선 위험에 대해 과학적이고 중립적인 시각에서 평가할 수 있는 국제기구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그 결과, 정부가 아닌 국제 과학자 공동체가 방사선 위험에 대한 평가 주체가 되는 과학위원회(UNSCEAR)가 출범하게 됐다.
UNSCEAR는 출범 후 지금까지 25개 리포트, 5개의 백서를 발간하며 방사선 영향 평가와 방호 체계 선진화에 공헌해 왔다. 핵실험으로 인한 식량의 방사능 오염 증가와 내부피폭의 위험을 경고한 첫 번째 보고서를 시작으로, 체르노빌과 후쿠시마 원전사고 등 주요 원자력 사고에 따른 방사성물질 방출과 확산, 주민 피폭과 건강 영향 등을 분석한 보고서를 지속적으로 발간하고 있다. UNSCEAR가 제공한 과학적 기반은 핵실험을 금지하는 핵확산금지조약(Nuclear Nonproliferation Treaty, NPT) 제정에도 많은 영향을 미쳤다.
▲대한민국 UNSCEAR 가입… KINS 워킹그룹 활동=2012년도에 UNSCEAR 회원국으로 가입한 우리나라도 적극적인 활동을 통해 국제적 위상을 높이고 있다. 현재 국내에는 KINS 소속 방사선 전문가를 포함해 20여명의 저선량 방사선 전문가들이 'UNSCEAR 국내 전문가 워킹그룹(이하 워킹그룹)'으로 활동 중이다. 워킹그룹은 UNSCEAR 보고서 작성에 참여해 저선량 방사선에 대한 다방면의 연구 데이터를 제공하며, KINS와 원자력안전위원회는 워킹그룹 활동을 지원한다.
워킹그룹의 연구는 의료행위로 인한 피폭이나 직무상 피폭으로 인한 저선량 방사선 영향 평가부터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인한 방사선 영향 검증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최근에는 방사선에 의한 암과 비(非)암에 대한 역학연구, 라돈과 같은 자연방사선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 등 우리 생활과 밀접한 주제로 연구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이와 함께 KINS는 UNSCEAR의 최신 과학적 평가를 국내 전문가들에게 전파하고, 저선량 방사선에 대한 일반 국민의 인식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활동도 함께 추진하고 있다. 2021년에는 워킹그룹과 함께 저선량 방사선에 대한 최신 연구결과를 공유하는 '저선량 방사선 위험평가 워크숍'을 개최했으며, 올해에는 UNSCEAR에서 '방사성물질 방출로 인한 일반인 피폭 평가' 및 '삼중수소의 생물학적 영향' 등을 주제로 2016년에 발간한 보고서를 역주 형식으로 번역해 제작·배포할 예정이다. 또한, 일반인도 UNSCEAR에서 평가한 저선량 방사선 위험을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지식 콘텐츠 개발 및 설명회 개최 등을 계획하고 있다.
UNSCEAR 한국 대표 KINS 김홍석 책임연구원은 "신뢰도 있는 데이터 수집 자체가 국가 방사선 방호의 수준이자 척도"라며 "앞으로 전문가 활동과 더불어 UNSCEAR 활동을 일반인들에게 널리 알려 방사선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을 해소하고, 방사선의 안전한 사용을 담보 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소통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현 기자 larcza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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