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다문화] 봄나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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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다문화] 봄나물

  • 승인 2022-04-14 08:36
  • 신문게재 2022-04-14 9면
  • 우난순 기자우난순 기자
봄나물_유끼꼬1
봄이면 들과 산에 나는 신선한 나물(냉이, 씀바귀, 달래, 소루쟁이 등)을 뜯는 모습들을 흔히 볼 수 있다. 필자가 시집왔을 때 봄이 되면 "산에 놀러 가자"라는 신랑의 말을 듣고 자동차를 타고 산에 갔다. 산에 도착하면 신랑은 봄나물을 뜯고 필자는 자동차에서 신랑을 기다렸다. 신랑이 "봄나물을 많이 뜯어서 좋다"라고 말을 했지만, 필자는 봄나물을 뜯는 일이 뭔가 재미있는지 이해를 할 수 없었다.

어느 날 TV에서 일본에 거주하는 한국인에게 한식 요리를 대접하는 프로그램을 시청했다. 일본 동네를 다니면서 한국인 요리사가 봄나물을 뜯으면서 "왜 이렇게 맛있는 봄나물을 그냥 놔두고 있지?"라고 말했다. 일본에서는 길가에 있는 봄나물을 먹지 않아서 뜯는 일이 없다.

봄나물_유끼꼬2
그러지만 봄나물 일본 음식 '나나쿠사가유'가 있다. 나나쿠사가유는 7개의 풀이 들어가는 죽이라 연초에 건강을 기원하며 먹는 음식이다.

나나쿠사가유에는 한가지 설화가 있다. 나이가 들어 몸이 쇠약해지는 부모님을 위해 자식이 산에 들어가 21일 동안 기도를 드렸고, 그 정성에 감동한 "제석천"이라는 신이 나타나 미나리, 냉이, 떡쑥, 무, 순무, 별꽃, 광대나물을 모아 동쪽에서 길러온 물과 함께 끓여 부모에게 먹이면 건강해질 것이라고 했다. 이러한 설화 때문인지 일본에서 나나쿠사가유는 가족의 건강과 무병장수를 기원하는 음식으로 "칠초죽"이라고 한다.



일본에는 나나쿠사가유 밀키트가 있다. 이것을 본 한국인은 "왜 이렇게 양이 적어서 어떻게 요리를 하냐. 너무 비싸다"라고 화를 내며 말을 할 것이다. 그러나 일본에서는 그때 먹을 양만 만들어 먹어서 봄나물의 양이 적다.

그래서 산에 갔을 때 신랑이 커다란 비닐봉지에 봄나물을 가득 담아서 놀랐다. 그때 당시는 많은 봄나물을 어떻게 정리해야 할지 걱정이 되고 한숨이 나왔지만, 지금은 봄나물을 뜯어서 먹는 것이 봄의 계절을 느끼고 싶은 한국분들의 마음을 이해하게 되고 봄나물을 요리해서 맛있게 먹고 있다.

까사이유끼꼬 명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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