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칼럼] 고교학점제, 문제는 내용이 아닌 방법이다

  • 오피니언
  • 사이언스칼럼

[사이언스칼럼] 고교학점제, 문제는 내용이 아닌 방법이다

윤강준 국가수리과학연구소 부산의료수학센터장

  • 승인 2022-04-07 15:34
  • 신문게재 2022-04-08 18면
  • 임효인 기자임효인 기자
clip20220407103932
윤강준 국가수리과학연구소 부산의료수학센터장
인공지능(AI)에 의해 촉발된 4차 산업혁명시대에 대응하고 또 선도할 수 있는 미래인재를 양성하고자 교육부는 2025년부터 고교학점제를 운영할 계획입니다. 고교학점제는 인공지능이 선도하는 미래 사회에 대비해 스스로 진로를 설계하는 자기 주도적 역량을 갖춘 창의융합형 인재를 기르기 위한 교육의 전환으로써, 학생이 적성과 진로에 따라 다양한 교과목을 선택·이수해 누적 학점이 기준에 도달하면 졸업을 인정받는 제도입니다.

이를 위하여 교육부는 2021년까지 마이스터고에 우선 도입해 고교학점 도입기반을 조성하였고 점차 확대해 2022년에서 2024년까지 특목고와 일부 일반고에 확대하면서 제도 부분을 점검한 후 2025년부터 모든 고등학교에 전면적으로 시행할 예정입니다.



고교학점제의 성공적인 정착을 위해 교육부를 포함한 각 시도 교육청에서는 교과과정 및 운영방법의 개발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필자 또한 2020년 교육부과 과기정통부가 공동으로 만든 수학과학 교육발전 협의체에 위원으로 활동하면서 수학과 과학의 발전 방향과 이를 학교현장에서 실현하기 위한 방안들을 논의했습니다. 또한 몇몇 교육청과 고교학점 운영에 대한 협력체계를 구축해 연구자원을 협력하는 협약(MOU)을 필자가 소속한 기관(국가수리과학연구소)에서 체결했습니다.

이런 활동들을 하면서 항상 드는 의구심이나 안타까움이 있습니다. 중고등학교의 교육과정을 인공지능이 주도하는 미래 사회에 대비하고 또 이런 미래의 가치를 선도하는 인재의 역량을 배양하고자 하는데, 그 역량은 무엇이며 그 역량을 배양하는 최적의 방법에 대해선 고민이 적어 보였으며, 이로 인해 고교학점의 운영이 당장 몇 년 앞으로 다가왔지만 일선 현장에선 무엇을 어떻게 할지 막막해하고 혼란스러워한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혼란을 극복하기 위해선 인재의 역량에 대해 구체적인 설정이 필요합니다. 즉, 교과과정을 개발하고 그에 대한 콘텐츠(교육내용)를 만들기 위해서 많은 노력을 들이고 있지만, 정작 무엇을 위한 개발이며 투자인지 먼저 목적과 방향을 설정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한 계획을 세우고 추진한다면 보다 효율적이고도 체계적으로 준비할 수 있으며 효과적으로 전면 시행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AI가 선도할 인재의 핵심역량은 무엇일까요? AI는 빅데이터를 통해 다양한 분야들이 서로 융합해 발전해 나가기에, 필자는 AI인재의 핵심역량은 논리적 사고를 통한 문제해결 능력과 전체를 통찰해 각 구성요소의 기능과 역할을 이해하고 보다 쉽거나 효율적인 방법을 찾아내는 창의력,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가 참여하는 기술개발과정에서 자신의 역할과 의견을 전달하고 상대방의 역할과 의견을 이해하는 협업을 위한 의사소통능력이라고 여깁니다.

그런데 이런 역량의 배양을 위해선 다양한 교과과정과 교육내용의 개발보다는 개발된 교육내용을 전달하고 학습하는 방법에 있다고 여깁니다. 이는 학습(學習)은 말 그대로 배우고 익히는 것이기에 소통을 통해 자기 것으로 만들고 이를 현장에서 적재적소에 활용하는 능력을 실습을 통해 체득하는 과정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효과적인 역량의 배양을 위한 교육방법으로 전달식 교육이 아닌 토론을 통한 논리적 의사표현으로 전개하였으면 합니다. 즉, 문제나 프로젝트가 주어졌을 때 학생 스스로 과제해결을 위한 계획을 세우고 토론과 협동을 통해 해결해 가는 문제해결 중심의 학습인 문제(프로젝트)기반 학습(PBL·Problem/Project-based Learning)이 최적의 방안이라고 여깁니다.

새로운 지식이나 기술을 익히는 학습은 인지 분석 검증의 과정을 통해서 형성됩니다. 소통을 통해 개념들을 구체적으로 적용해 배우고 토론을 통해 표현함으로써 학습 내용을 효율적으로 체득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렇게 소통과 토론을 통해 배우고 익혀 나가면 미래인재의 핵심역량인 논리적 사고력을 통한 문제해결 능력, 창의력, 협업을 위한 의사소통능력은 자연스럽게 배양될 수 있다고 여깁니다.

윤강준 국가수리과학연구소 부산의료수학센터장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천안시, 읍면동 행복키움지원단 활동보고회 개최
  2. 천안법원, 편도 2차로 보행자 충격해 사망케 한 20대 남성 금고형
  3. ㈜거산케미칼, 천안지역 이웃돕기 성금 1000만원 후원
  4. 천안시의회 도심하천특별위원회, 활동경과보고서 최종 채택하며 활동 마무리
  5. ㈜지비스타일, 천안지역 취약계층 위해 내의 2000벌 기탁
  1. SGI서울보증 천안지점, 천안시에 사회복지시설 지원금 300만원 전달
  2. 천안의료원, 보건복지부 운영평가서 전반적 개선
  3. 재주식품, 천안지역 취약계층 위해 후원 물품 전달
  4. 한기대 온평원, '스텝 서비스 모니터링단' 해단식
  5. 백석대 서건우 교수·정다솔 학생, 충남 장애인 체육 표창 동시 수상

헤드라인 뉴스


대전충남통합 추진 동력 확보... 남은 과제도 산적

대전충남통합 추진 동력 확보... 남은 과제도 산적

대전·충남행정통합이 이재명 대통령의 긍정 발언으로 추진 동력을 확보한 가운데 공론화 등 과제 해결이 우선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5일 충남 천안시에 위치한 한국기술교육대학교에서 열린 타운홀미팅에서 대전·충남 행정통합에 사실상 힘을 실었다. 이 대통령은 "근본적으로는 수도권 일극 체제를 해소하는 지역균형발전이 필요하다"면서 충청권의 광역 협력 구조를 '5극 3특 체제' 구상과 연계하며 행정통합 필요성을 언급했다. 그러면서 "대전·충남의 행정통합은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의 발언으로 현재 국회에 제출돼 소관위원회에 회부된..

충청 여야, 내년 지방선거 앞 `주도권` 선점 경쟁 치열
충청 여야, 내년 지방선거 앞 '주도권' 선점 경쟁 치열

내년 지방선거가 6개월 앞으로 다가오면서 격전지인 충청을 잡으려는 여야의 주도권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대전·충청지역의 미래 어젠다 발굴과 대시민 여론전 등 내년 지선을 겨냥한 여야 정치권의 행보가 빨라지는 가운데 역대 선거마다 승자를 결정지었던 '금강벨트'의 표심이 어디로 향할지 주목된다. 여야 정치권에게 내년 6월 3일 치르는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의 의미는 남다르다. 이재명 대통령 당선 이후 1년 만에 치르는 첫 전국 단위 선거로서, 향후 국정 운영의 방향을 결정짓기 때문이다. 때문에 집권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정권 안정..

2026년 R&D 예산 확정… 과기연구노조 "연구개발 생태계 복원 마중물 되길"
2026년 R&D 예산 확정… 과기연구노조 "연구개발 생태계 복원 마중물 되길"

윤석열 정부가 무자비하게 삭감했던 국가 연구개발(R&D) 예산이 2026년 드디어 정상화된다. 예산 삭감으로 큰 타격을 입었던 연구 현장은 회복된 예산이 연구개발 생태계 복원에 제대로 쓰일 수 있도록 철저한 후속 조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국회는 이달 2일 본회의 의결을 통해 2026년도 예산안을 최종 확정했다. 정부 총 R&D 예산은 2025년 29조 6000억 원보다 19.9%, 5조 9000억 원 늘어난 35조 5000억 원이다. 정부 총지출 대비 4.9%가량을 차지하는 액수다. 윤석열 정부의 R&D 삭감 파동으로 2024년..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충남의 마음을 듣다’ 참석한 이재명 대통령 ‘충남의 마음을 듣다’ 참석한 이재명 대통령

  • 2026학년도 수능 성적표 배부…지원 가능한 대학은? 2026학년도 수능 성적표 배부…지원 가능한 대학은?

  • ‘추울 땐 족욕이 딱’ ‘추울 땐 족욕이 딱’

  • 12·3 비상계엄 1년…‘내란세력들을 외환죄로 처벌하라’ 12·3 비상계엄 1년…‘내란세력들을 외환죄로 처벌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