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수종 대전소방본부장 |
식목일은 1949년 처음으로 제정되었다. 광복 직후 우리나라의 산림은 황폐했다. 일제의 수탈과 6.25 전쟁을 겪고 주 연료를 땔감으로 사용하던 시절, 우리나라 대부분의 산은 민둥산이었다. 광복 이후 산림녹화 사업을 진행하면서 지금과 같이 울창한 숲을 이루게 되었다. 우리나라의 산림녹화 사업은 전 세계적으로도 손꼽히는 훌륭한 사례다. 이렇게 오랜 세월 가꾸어온 우리 강산이 지난 3월 경북과 강원 산불로 잿더미로 변해버렸다. 이번 산불은 역대 산불 중 두 번째로 큰 산불로 2만 523ha 숲이 사라졌다. 이는 여의도 면적의 70배, 축구장 2만8천744개에 해당하는 규모다. 산불로 인한 피해가 복구되는 기간은 나무가 자라는데 30년, 새가 돌아오는데 19년, 야생동물이 돌아오는데 35년이 걸린다고 한다. 그렇기에 산불로 인한 피해는 우리 모두의 크나큰 손실이자 아픔이다.
대형산불은 주로 봄철에 발생한다. 지난 10년간의 통계를 보면 산림화재의 67.5%가 봄철에 집중 발생했고, 3월이 가장 많았다. 그러나 기후변화로 인한 기온상승과 강수량 부족으로 2월부터 산림화재 발생 가능성이 매우 높은 환경이 되었다. 그렇기에 올해부터는 봄철 산불 조심 기간이 한 달 앞당겨져 2월 1일부터 5월 15일까지 지정했다.
이번 경북 울진 대형 산불의 원인은 담뱃불 부주의로 추정하고 있다. 즉 사람이 불을 냈다는 얘기다. 법정 공휴일이었던 '식목일'을 공휴일에서 제외하니 식목일에 발생하는 화재 건수가 크게 줄었다고 한다. 이 통계를 보더라도 산불은 인재이며 예방이 가장 중요하다.
우리 대전소방본부는 봄철 산불예방을 위해 식목일, 청명, 한식(4.4. ~ 4.7)에 특별경계근무에 돌입한다. 대전 주요 등산로 9곳에 소방차와 소방관, 의용소방대원을 배치해 산불에 대비한다. 주요 산 5곳에서 산불예방 캠페인을 통해 시민들에게 산불에 대한 경각심을 알리고 산불예방을 위해 홍보한다.
4월부터는 주요 등산로에 '119 시민산악구조대'를 배치해 산불을 감시하고 119산악구급함을 점검하며 산악사고 시 응급 처치를 하는 '등산목 안전지킴이'를 운영한다. 특히 이번 대형산불 특별대책 기간(3.5~4.17) 중에 119산악구급함 45곳에 '주민소화기'를 설치 완료했다. 주민소화기는 시민이 많이 이용하는 등산로에 설치해 산불 발생 시 신속한 대응을 할 수 있으며 산불 경각심 제고 등 홍보역할도 톡톡히 할 것으로 기대한다.
날이 좋아 자꾸 밖으로 나가고 싶은 계절이다. 우리 대전 소방본부는 시민들이 안전하고 여유로운 여가를 보낼 수 있도록 단 1건의 산불도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채수종 대전소방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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