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출신 축구 국가대표 미드필더 황인범이 러시아 리그 현지 사정으로 소속팀에서 나와 K리그로 복귀할 예정이다(연합뉴스) |
2019년 2월 대전에서 미국메이저리그(MLS) 밴쿠버로 이적하며 해외 무대를 밟은 황인범은 2020년 8월 러시아 프리미어리그 루빈 카잔으로 옮기며 최근까지 러시아에서 뛰고 있었다. 올해 2월 발가락 부상으로 국내로 들어와 재활에 집중하던 중 러시아가-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며 상황이 급변했다.
FIFA는 러시아리그에서 뛰고 있는 외국 국적의 선수들을 보호를 위해 본인 의사에 따라 새로운 구단과 계약을 체결하도록 조처를 내렸고 6월 30일까지 계약한 구단에서 활약하되 4월 7일까지 계약을 완료하도록 명시했다. 러시아리그 유일의 한국 국적 선수인 황인범은 소속팀 복귀를 시도했으나 상황이 더욱 어려워졌고 결국 국내 복귀를 타진했다.
황인범의 K리그 복귀 가능성이 열리면서 국내 K리그 복수의 구단들이 황인범의 영입을 타진했다. K리그1 FC서울이 유력한 가운데 친정팀인 대전하나시티즌도 영입을 시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황인범은 대전을 떠날 당시 국내로 돌아오면 꼭 대전으로 오겠다는 약속을 했다. 그랬던 그가 행선지를 대전이 아닌 K리그 1 소속 구단으로 정한 이유는 카타르 월드컵을 앞두고 경기력을 유지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로 돌아가는 것이 최상의 조건이지만 황인범의 동료 외국인 선수들도 러시아를 떠나고 있는 상황이다. 설사 소속팀으로 복귀한다 해도 부상 치료가 끝나는 5월 이후에는 2~3게임밖에 뛰지 못한다. 6월 30일까지 K리그에서 임대 선수로 활약한 후 또 다른 계약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 2부리그에 있는 친정팀 복귀는 무리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황인범은 지난 달 31일 대전에서 팬들을 만나 고향팀으로 돌아오지 못하는 상황에 관해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 참석했던 최해문 대전서포터 콜리더는 "황인범 선수가 대전으로 복귀하지 못하는 상황에 대해 상세하게 설명했으며 대전에서 뛰던 시절 팬들과의 추억을 떠올리며 눈물까지 쏟았다"고 말했다.
황인범은 해외 진출 중에도 휴가 때마다 대전으로 내려와 팬들과 만났다. 지난해 12월 그의 결혼식에도 팬들이 축가를 불러주며 막역한 사이를 과시했다. 최 리더는 "대전이 지금은 2부리그에 머물고 있어 인범이가 돌아오지 못하지만 언젠가 대전에서 다시 만나는 날이 올 것이라 믿는다"고 전했다. 이어 "황인범은 영원한 대전의 아들이며 좋은 팀에서 뛰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황인범의 아버지인 황서연씨도 기자와의 통화에서 "인범이는 누가 뭐래도 대전이 키워낸 선수고 대전에서 축구 인생을 마무리할 것"이라며 "아들의 상황을 이해하고 응원해주는 팬들에게 다시 한번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고 말했다.
금상진 기자 jod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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