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상가상 심각한 간 경변까지 앓게 된 영수는 주변에 거짓말을 남기고 도망치듯 시골 요양원 '희망의 집'으로 들어간다. 8년째 요양원 '희망의 집'에서 살며 스텝으로 일하고 있는 은희(임수정)는 여주인공이다.
숨이 차면 죽을 수도 있는 중증 폐 질환 환자지만 은희는 밝고 낙천적이다. 자신의 병에 개의치 않고 연애에도 적극적인 은희는 첫날부터 영수에게 먼저 다가선다. 지루한 시골 요양원, 미래 따윈 보이지 않는 비참한 상황에서 영수 역시 아픈 것도 무서운 것도 없어 보이는 은희에게 의지하게 된다.
손을 잡고, 사랑하며 보통의 커플들처럼 그렇게 행복한 연애를 시작한다. 그리고 두 사람은 요양원을 나와 함께 살기 시작한다. 1년 뒤 은희의 도움으로 건강을 되찾은 영수는 마냥 행복한 은희와는 달리 둘만의 생활이 점점 지루해진다.
궁상맞은 시골 생활도, 언제 죽을지 모르는 병약한 은희도 부담스러워진 영수 앞에 때마침 서울에서 수연이 찾아온다. 자신에게 헌신적으로 봉사했던 은희를 버리고 상경한 영수는 다시금 방탕한 생활로 회귀한다.
술과 담배, 쾌락으로 다시 몸을 버리는 사이 은희는 최후를 맞게 된다. 은희를 찾아와 임종을 지킨 영수는 다시 요양원에 들어가면서 영화는 끝난다. 이 영화에서는 '행복은 과연 무엇이 실체인가?'를 화두로 내세우고 있다.
이 세상에 행복해지고 싶지 않은 사람은 없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은 행복과 불행의 플랫폼에 반반씩 나누어져 있는 까닭은 무엇일까. 사견이지만 이기심이 강하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사람은 누구나 태어나면 가는 승차권은 있어도 돌아오는 승차권은 없다. 그래서 인생을 일컬어 단 한 번뿐인 여행이라고 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걸 망각하는 사람이 너무 많다.
지방 순행 중 나이 오십도 못 채우고 비명횡사(非命橫死)한, 사실은 정말 미련했던 진시황처럼 자신의 재산과 목숨만큼은 영원불멸할 줄 착각한다는 거다. 자타공인 당대 최고의 배우인 현빈과 손예진이 3월 31일 결혼식을 올렸다.
평소 두 배우를 아끼는 관객의 입장에서 크게 축하할 일이었다. 두 사람은 '믿고 보는 배우'답게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에서도 크게 히트했다. 연인을 연기하며 실제 연인이 된 현빈과 손예진은 82년생 동갑내기라고 한다.
이 글의 서두에서 꺼낸 영화 '행복'답게 두 사람이 늘 행복만 가득하길 축원한다. 나는 아들과 딸이 진작 결혼했다. 이어 손자와 손녀까지 봤기에 더는 욕심이 없다. 다만 여전히 들불 수준으로 비화하고 있는 코로나 19사태가 유감이다.
오매불망 그리운 손주는 물론이요 아들과 딸, 며느리와 사위까지 마음과 달리 만날 수 없음이 정말이지 통탄할 수준이다. 지난해 혼인건수가 통계작성 이례 처음으로 20만 명을 밑돌았다.
3월 17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1년 혼인·이혼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혼인 건수는 19만3000건으로 전년 대비 9.8%(2만1000건)나 감소했다고 한다. 갈수록 혼인율이 감소하는 이유는 결혼 적령인구 감소 및 결혼에 대한 가치관의 변화, 코로나 19 변이 확산 등 '3중고'를 겪고 있기 때문이다.
4월로 접어들면서 완연한 봄이 되었다. 선남선녀들의 결혼식 알림이 꼬리를 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happiness는 행복 외에도 만족과 기쁨을 수반한다. 따라서 이는 요즘 유행한다는 '알박기(인사)' 처럼 반드시 필요하다.
홍경석 / 작가·'초경서반' 저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