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해외입국자 특별수송 종료… 사명감으로 견뎌낸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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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해외입국자 특별수송 종료… 사명감으로 견뎌낸 사람들

3월 31일 기점으로 종료, 대전시 2년간 1만 8211명 안내
대전 시청, 대전안전생활실천시민연합 등 수송 업무 진행
담당 직원들 "힘들기도 했지만 업무 종료돼 후련하기도"

  • 승인 2022-03-31 16:18
  • 신문게재 2022-04-01 5면
  • 정바름 기자정바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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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역 동광장 앞 해외입국자 특별 수송 안내소. 사진=정바름 기자
"해외입국자 특별 수송업무가 종료된다고 하니 1년 9개월 동안 힘든 과정을 거쳤던 만큼 후련하기도 하지만 허탈하기도 해요."

31일 오전 9시 대전역 동광장 앞 해외입국자 특별 수송 안내소에선 오늘도 한 입국자의 불만 섞인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공항과 광명역, 대전역을 거칠 때마다 3회 이상 소독을 하다 보니 먼 거리를 이동해 온 입국자 입장에선 여간 귀찮은 일이 아닐 수 없다. 대놓고 "우릴 병균 취급하느냐"며 소리를 지르거나 무단이탈하는 입국자들도 있었는데 그럴 때마다 꾹 참고 안내해왔다.

하지만 이제 특별 수송 업무도 마지막이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해외입국자를 대상으로 진행했던 특별 수송 업무가 정부 지침에 따라 3월 31일을 기점으로 종료됐다. 2020년 3월부터 중앙방역대책본부의 '해외입국자 관리체계 개편 방안'에 따라 인천공항에서 KTX를 이용하는 해외입국자의 일반 시민 접촉을 차단하기 위해 시행했지만 자율 방역으로 전환됐다. 2년간 대전시에선 대전안전생활실천시민연합과 휴일 없이 1만 8211명의 해외입국자를 안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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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 수송 업무 직원들이 해외입국자 캐리어 소독작업을 진행하고 있다.사진=정바름 기자
오전 11시 20분쯤 또 다른 해외 입국자들이 대전역에 도착할 것이란 알림이 전달됐고 오후 12시 기차 도착에 맞춰 수송 업무 담당 직원 2명이 방역용품을 챙기고 미리 하차 지점으로 향했다. 해외입국자들은 기차의 가장 뒷 칸인 18호차에 탑승한다. 입국자들이 내리자마자 소독했고 안내소까지 함께 이동했다. 관련 양식을 작성한 해외입국자들은 특별 수송 버스에 탑승하고 사는 곳까지 이동했다. 이런 수송 업무는 하루 12번 정도 한다.



안실련 소속 참여자들은 하루도 빠짐없이 특별 수송을 맡아왔다 수송업무 인력 부족으로 참여하긴 했지만 처음에는 코로나19에 감염될 수 있는 위험부담이 큰 업무라 걱정되기도 했다. 안실연 소속 손혜순 씨는 "우리에게 도움 요청이 왔고 누군가는 해야 하는 상황이었다"며 "봉사하는 마음으로 정말 사명감이 아니면 못했을 거 같다는 생각이 든다. 집에 아이들이 있고 남편이 반대하기도 했지만 나 하나라도 보탬이 되고 싶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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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입국자 안내 모습. 사진=정바름 기자
업무 초기에 해외입국자 중 확진자가 나왔다고 하면 불안하기도 했지만 꼼꼼히 확인하고 더 조심하기도 했다. 해외입국자들을 안내하면서 'K-방역'에 대한 자부심과 사람 간의 온기를 느낄 수 있는 시간도 있었다. 손 씨는 "K- 방역이 해외에 널리 알려졌기도 했고 이런 입국절차에 안전하다며 오히려 좋아하는 외국인이 많았다"며 "해외 입국자 중에 자가 격리를 안전하게 마치고 고생하셨다며 음료나 간식을 선물해주신 분도 계셨는데 정말 감사했다"고 했다.

특별 수송 버스 기사인 한진석 씨는 "수송업무를 담당하는 동안 입국자들이 올 때까지 대기하는 시간이 힘들었는데 아침에 일찍 나와 새벽 2시에 들어가는 경우도 부지기수였다"며 "다들 힘든 시기고 그만 두게 되니 시원섭섭하다"고 말했다.

수송 업무에는 국토교통부 철도 특별사범 경찰대도 함께했다. 이들은 광명역에서 해외입국자 인원을 파악하고 목적지를 취합해 해외입국자들을 사는 지역의 역까지 안전하게 인계하는 업무를 맡았다. 이날 만난 한 경찰은 "그동안 특별 수송업무에 인력의 절반이 투입돼 기존 업무에 지장이 있기도 했다. 수송업무가 끝나서 후련하다”고 했다.
정바름 기자 niya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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