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역 동광장 앞 해외입국자 특별 수송 안내소. 사진=정바름 기자 |
31일 오전 9시 대전역 동광장 앞 해외입국자 특별 수송 안내소에선 오늘도 한 입국자의 불만 섞인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공항과 광명역, 대전역을 거칠 때마다 3회 이상 소독을 하다 보니 먼 거리를 이동해 온 입국자 입장에선 여간 귀찮은 일이 아닐 수 없다. 대놓고 "우릴 병균 취급하느냐"며 소리를 지르거나 무단이탈하는 입국자들도 있었는데 그럴 때마다 꾹 참고 안내해왔다.
하지만 이제 특별 수송 업무도 마지막이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해외입국자를 대상으로 진행했던 특별 수송 업무가 정부 지침에 따라 3월 31일을 기점으로 종료됐다. 2020년 3월부터 중앙방역대책본부의 '해외입국자 관리체계 개편 방안'에 따라 인천공항에서 KTX를 이용하는 해외입국자의 일반 시민 접촉을 차단하기 위해 시행했지만 자율 방역으로 전환됐다. 2년간 대전시에선 대전안전생활실천시민연합과 휴일 없이 1만 8211명의 해외입국자를 안내했다.
특별 수송 업무 직원들이 해외입국자 캐리어 소독작업을 진행하고 있다.사진=정바름 기자 |
안실련 소속 참여자들은 하루도 빠짐없이 특별 수송을 맡아왔다 수송업무 인력 부족으로 참여하긴 했지만 처음에는 코로나19에 감염될 수 있는 위험부담이 큰 업무라 걱정되기도 했다. 안실연 소속 손혜순 씨는 "우리에게 도움 요청이 왔고 누군가는 해야 하는 상황이었다"며 "봉사하는 마음으로 정말 사명감이 아니면 못했을 거 같다는 생각이 든다. 집에 아이들이 있고 남편이 반대하기도 했지만 나 하나라도 보탬이 되고 싶었다"고 말했다.
해외입국자 안내 모습. 사진=정바름 기자 |
특별 수송 버스 기사인 한진석 씨는 "수송업무를 담당하는 동안 입국자들이 올 때까지 대기하는 시간이 힘들었는데 아침에 일찍 나와 새벽 2시에 들어가는 경우도 부지기수였다"며 "다들 힘든 시기고 그만 두게 되니 시원섭섭하다"고 말했다.
수송 업무에는 국토교통부 철도 특별사범 경찰대도 함께했다. 이들은 광명역에서 해외입국자 인원을 파악하고 목적지를 취합해 해외입국자들을 사는 지역의 역까지 안전하게 인계하는 업무를 맡았다. 이날 만난 한 경찰은 "그동안 특별 수송업무에 인력의 절반이 투입돼 기존 업무에 지장이 있기도 했다. 수송업무가 끝나서 후련하다”고 했다.
정바름 기자 niya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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