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덕일 대전중구문화원장 |
우크라이나의 제2 도시 하르키우에서 우연히 촬영된 영상이 화제다. 러시아 공습으로 공습경보가 울려 퍼진 가운데 한 호텔 로비에서 소년이 피아노를 연주하는 모습이다. 참 위대한 소년이다. 음악으로 전쟁을 뛰어넘은 이 소년의 이야기는 평화의 말이었다.
우크라이나는 한 시기 소련의 지배를 받기는 했으나 살기 좋은 문화의 나라이다. 세계적 음악가를 많이 배출하기도 했다. 세계적 음악가를 소개하며 우크라이나를 응원하고자 한다.
20세기 최고의 바이올리니스트 중 한 명인 '다비드 오이스트라흐'는 우크라이나 오데사 출신이다. 1937년 제1회 이자이 콩쿠르에서 우승을 차지한 후 세계에 알리게 되고 모스크바 음악원 교수로 있으면서 세계 유명 바이올리니스트를 길러 내기도 했다. 오이스트라흐보다 한 세대 뒤에 태어난 '코간'도 우크라이나 출신이다.
세계적 피아니스트인 '리히테르', 소련이 인정한 '에밀 힐렌스'도 역시 우크라이나 출신이다. 이는 소련 정부가 공식적으로 소련의 피아니스트라고 서방 세계에 내세운 첫 번째 피아니스트다. 소련이 자랑하는 세계적 국민악파 작곡가 차이코프스키도 우크라이나와 관련이 있다. 차이코프스키 피아노 협주곡 1번은 2022년 베이징 동계 올림픽 때 러시아 국가 대신 연주되기도 했는데, 이 곡의 주제가 우크라이나 민요의 멜로디 일부를 빌려 온 것이다. 이 외 몇 곡이 우크라이나 민요를 인용한 것이 있다. 차이코프스키가 우크라이나 민요를 인용한 것은 우크라이나에 누이가 살고 있었기에 그곳을 여행하며 민요를 많이 듣고 좋은 멜로디를 인용한 것이다. 이렇게 우크라이나는 문화 대국이다.
이번 우크라이나 전쟁을 보면서 국가를 버리고 도망간 대통령들을 기억해본다. 1975년 월남이 패망할 즈음 당시 대통령 '티우'는 가족을 데리고 미국으로 도망갔다. 이로 인해 월남은 패망하고 베트남이 되었다. 지난해 8월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을 공격했을 때 당시 대통령은 국민을 버리고 아랍에 미레이트로 도피해 국제 사회의 빈축을 샀고 주인 없는 대통령궁은 결국 탈레반 손에 넘어갔다. 대통령은 아무나 하는 자리가 아니었다.
이들을 생각하면서 현재 우크라이나 젤렌스키 대통령의 결의에 찬 그 모습과 대조를 이루니 세계는 젤렌스키 대통령을 응원하고 있다. 필자도 절절한 마음으로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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