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약터널의 제1·2·3터널 항공사진 <사진출처=대전대 이희준 교수의 '증약터널 및 하야시 곤스케의 액석에 관한 연구'논문(2014)> |
문화계는 경부선철도 구간에서 가장 오래된 터널이란 점에서 역사적 의미가 클뿐더러, 증약터널과 액석(額石)이 구조와 형태 등 원형이 훼손되지 않고 잘 보존하고 있어 당시 역사와 건축, 철도기술을 엿볼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산업유산으로 보고 있다.
27일 대전시에 따르면 1904년 당시 경부선철도 구간 중 가장 오래된 증약터널 3개 구간과 액석(額石)의 국가등록문화재 지정신청 결정에 따라 연구용역 예산 확보를 위한 시 추경 반영을 검토 중이다.
시는 2021년 초 대전시 등록문화재 제도시행 이후 중구 중촌동의 '옛 대전형무소 우물'을 첫 시 등록문화재로 지정한 데 이어, 증약터널의 시 등록 지정을 검토하던 중 국가적 보존가치가 크다고 판단했다.
다만, 비교적 단순한 등록문화재 지정 절차와 달리 국가등록을 위한 문화재청 신청 절차로 연구용역에 따른 결과보고서 완료까지 최소 6개월 이상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터널의 규모가 큰 만큼 조사 기간도 길고, 실측·지적조사·소유주와 토지이용 현황 등 절차가 복잡하다는 이유에서다. 일부 구간은 땅속에 묻혀있어 실질적인 고증 수반을 위해 상당 기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1905년 경부선철도 개통 당시 대전역과 부산방면의 증약역 사이에 부설된 '증약터널'은 제1~제3까지 총 3개의 철도터널로 구성돼 있다. 1904년 11월 제1증약터널 완공에 이어 1905년 초 제2·제3증약터널이 완공됐으며, 1919년 곡선 구간의 직선형 개량공사로 폐쇄된 채 지금까지 방치된 상태로 남았다.
'악신경분(嶽神驚奔)'이라는 음각이 새겨진 액석(額石) <사진출처=대전대 이희준 교수의 '증약터널 및 하야시 곤스케의 액석에 관한 연구'논문(2014)> |
문화계는 증약터널과 액석이 철도의 도시 대전을 대표하는 근대문화유산이라는 점에서 국가등록문화재 지정 신청을 계기로 전국적인 주목도가 조성된다며 반색하고 있다.
철도사적으로 매우 중요한 '철도문화유산'일뿐만 아니라 일제가 한국철도를 장악하기 위해 한국인들의 신앙과 문화, 인권을 짓밟으며 경부선철도 부설을 강행했던 역사적 사실과 사건들을 증명해주고 있다는 점에서 역사적 가치가 높은 문화유산이라는 분석이다.
안여종 문화유산울림 대표는 "국가등록문화재 지정신청 논의로 증약터널의 전국적인 주목도 조성될 것으로 본다"며 "일제강점기의 부끄러운 역사라 할지라도 이를 보존하고 재조명해 다시는 반복되지 않도록 후대의 객관적인 판단 여지를 남겨두고, 교훈으로 삼도록 해야한다"고 말했다.
한세화 기자 kcjhsh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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