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키호테 世窓密視] 신구 권력 이양, '콘클라베' 방식 어떨까

  • 오피니언
  • 홍키호테 세창밀시

[홍키호테 世窓密視] 신구 권력 이양, '콘클라베' 방식 어떨까

정쟁보다 중요한 건 국방이다

  • 승인 2022-03-26 00:00
  • 김의화 기자김의화 기자
제20대 대통령 선거가 끝났지만 여전히 정가가 시끄럽다. 신구 권력 이양이 순조롭지 않은 때문이다. 통상 대선이 끝나고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대인위)가 꾸려지면 정권 이양 때까지는 일종의 허니문 기간이었다.

하지만 지금 대한민국은 그렇지 않다. 여당은 대인위의 행보에 사사건건 시비를 걸며 발길을 잡고 있다. 야당과 대인위는 여당과 정부까지 비협조적이라며 분개하고 있다.

이런 와중에 20대 대선 패배로 거대 야당이 되는 더불어민주당을 이끌 새 원내대표에 3선의 박홍근 의원이 선출됐다. 별도의 입후보 절차 없이 추기경들이 교황을 뽑는 '콘클라베' 방식을 일부 접목해 치러진 이번 선거는 3차례 투표 끝에 마무리됐다고 한다.

원내 사령탑을 맡게 된 박 의원은 과거엔 박원순계로 분류됐지만 지난 대선 때 이재명 후보를 지지하며 선거대책위원회 비서실장을 맡아 당 안팎에서 이재명계로 호명됐다.



대선에서 치열하게 맞붙은바 있었던 까닭에 신임 박홍근 원내대표가 대인위와 국민의힘을 상대로 어찌 대적할지는 안 봐도 비디오다. 이런 정치 풍향계를 보면서 새삼 콘클라베(conclave) 방식의 접목이 우리 정치권에도 도입된다면 어떨까… 라는 생각이 똬리를 틀었다.

위에서 기술했듯 '콘클라베'는 가톨릭 교회에서 교황을 선출하는 추기경단의 선거회를 말한다. 콘클라베는 교황 서거 혹은 사임 후 15일~20일 이내에 추기경들에 의해 진행된다.

추기경들은 임명된 날로부터 새로운 교황의 선거권을 갖게 되나 80세 이상의 추기경들에게는 선거권이 주어지지 않는다. 4세기부터 로마 황제와 귀족, 독일 제왕들이 교황 선출에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였고, 동로마 황제는 교황선거의 승인권을 요구하였다.

이에 따라 6~8세기의 교황들은 그들의 당선을 황제에게 보고하였고, 황제로부터 정식 승인을 얻어야만 비로소 교황으로서 역할을 할 수 있었다. 1179년 제3차 라테란공의회에서는 3분의 2의 다수결 선출 방식이 결정되었다.

이 결정은 교황 알렉산데르 3세의 교황령에 의해 성문화되었다. 그러나 3분의 2의 다수결 방식은 선거의 지연과 아울러 교황의 공석 기간을 초래하는 결과를 낳았다. 이에 교황선거의 신속함과 안정성을 위해 새로운 요소가 첨가되었는데, 그것이 바로 콘클라베이다.

오늘날 추기경들이 교황선거를 위해 유폐되는 장소는 바티칸 안의 시스티나성당이다. 이곳에서 추기경들은 빵과 포도주, 그리고 물만을 공급받으며 외부 세계와의 접촉이 일절 차단된 가운데 투표를 진행한다.

투표는 오전과 오후에 비밀투표로 각각 진행되며 3분의 2 이상의 득표수가 나올 때까지 계속된다. 모든 투표는 무기명으로 하며 3일째가 되어도 결정이 되지 않을 때는 부제급, 사제급, 주교급 추기경의 순으로 강화가 진행되어 다수의 의견에 따라 3분의 2이상의 득표 수 대신 최다 득표를 얻은 후보자 두 명의 결선 투표로 진행되기도 한다.

투표가 끝난 뒤에는 투표 용지를 태워 나오는 연기로 외부에 결과를 알리게 되는데 검은 연기는 미결, 흰 연기는 새 교황이 선출되었다는 뜻이다. 북한은 우리의 정권 교체기를 맞아 다시금 동해상으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로 추정되는 미사일을 발사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공격에서 보았듯 힘이 없는 국가는 언제든 침공 당한다. 정쟁보다 중요한 건 튼튼한 국방이다. 신구 권력 이양이 순조롭지 않다는 것은 불안한 정치의 연장 선상이다.

최소한 정권 이양 때까지만이라도 여와 야가 '콘클라베' 정신에 입각하여 서로를 존중하며 순조로이 정권을 주고받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홍경석 / 작가·'초경서반' 저자

2021051301000775300030521
* 홍경석 작가의 칼럼 '홍키호테 世窓密視(세창밀시)'를 매주 중도일보 인터넷판에 연재한다. '世窓密視(세창밀시)'는 '세상을 세밀하게 본다'는 뜻을 담고 있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이영경 성남시의회 의원, 초등생 자녀 학폭 사건 사과문 발표
  2. [국감현장] "검경 수사권 조정 후 수사역량 줄고 미제사건 많아" 국감서 지적
  3. [국감현장] 육군 병력 17만 명 감소... 초급간부, 중견간부 처우개선 절실
  4. [국감현장] R&D 삭감 회복 대책·정년 폐지 등 처우 개선… 노벨과학상 기대도
  5. 1천억대 전자담배 기술 발명 배상금 소송 개시
  1. 박안수 육군총장 "北 쓰레기풍선 GPS교란 맞서 최정예 육군 건설에 집중"
  2. [제105회 전국체전]대전·세종·충남선수단, 충청권 체육의 저력 전국에 과시
  3. [WHY이슈현장]둔산지구 개발에 사라진 '삼천동'…"아 삼천(三川)의 대전이여"
  4. 경비노동자 초단기계약 악습 끊고 1년이상 계약 추진... 첫발 내딘 계룡리슈빌학의뜰아파트
  5. 계룡건설, 동반성장지수평가 '우수' 등급 획득

헤드라인 뉴스


세종 갈등현안 일방통행 거듭… 사회적 합의 시스템 찾아야

세종 갈등현안 일방통행 거듭… 사회적 합의 시스템 찾아야

'닭이 먼저인가, 달걀이 먼저인가.' 2026년 세종 국제정원도시박람회 개최를 둘러싼 논쟁에 딱 어울리는 격언이다. 최민호 세종시장을 비롯한 집행부, 국민의힘 시의원 7명은 정원박람회를 통한 국비 확보로 붐을 조성한 데 이어, 지방·국가정원 등록으로 나아가겠다는 입장을 강변해왔다. 닭이 우선이란 뜻이고, 순천시가 걸어온 길로 통한다. 반면 임채성 의장을 포함한 더불어민주당 시의원 13명 중 12명은 지방정원(지자체 자체 지정) 또는 국가정원(정부 승인) 등록 흐름을 만든 뒤 '국제 행사'를 진행해도 늦지 않다는 반론으로 맞서고 있다..

최민호 시장, 10월 17일 시정 복귀...플랜 B 찾는다
최민호 시장, 10월 17일 시정 복귀...플랜 B 찾는다

최민호 세종시장이 10월 17일 시정 복귀와 함께 플랜 B 실행을 예고했다. 플랜 B는 '2026년 세종 국제정원도시박람회' 개최란 플랜 A(원안)이 사실상 무산 상황에 놓이면서, 다시 찾아야 할 차선책을 의미한다. 그는 이날 오전 10시 10분 보람동 시청 브리핑실에서 기자 간담회를 갖고, 미래 정원도시 조성과 지역 경제 활성화 방안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10월 11일 오후 4시경 단식 중단을 선언하고, NK세종병원에서 요양 치료를 받은 뒤 6일 만의 복귀 메시지다. 공직사회와 지역 언론, 시민사회의 관심이 집중된 배경이다. 최..

디딤돌대출 한도 축소…지방 주택시장 위협하나
디딤돌대출 한도 축소…지방 주택시장 위협하나

정부가 최근 무주택 서민들을 대상으로 제공하는 '디딤돌대출' 한도를 줄이기로 하면서, 전용 85㎡ 이하·평가액 5억 원 미만 주택이 많은 지방 부동산 시장이 큰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우려한다. 17일 HUG(주택도시보증공사) 등에 따르면, 최근 국토교통부와 HUG는 시중은행에 디딤돌 대출 취급 제한을 요청하는 공문을 전달했다. 신한·하나은행 등은 21일부터 본격 시행을 앞두고 있고, 이에 앞서 KB국민은행은 14일부터 이를 반영한 대출을 취급하고 있다. 디딤돌 대출은 부부 합산 연소득 6000만 원 이하인 경우 최대 5억 원 주택..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주차난 가중시키는 방치 차량 주차난 가중시키는 방치 차량

  • 대전 유성구, 겨울철 대비 도로 안전 캠페인 실시 대전 유성구, 겨울철 대비 도로 안전 캠페인 실시

  • 카이스트에서 열린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 카이스트에서 열린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

  • 전기차 화재…‘이렇게 탈출 하세요’ 전기차 화재…‘이렇게 탈출 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