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춘분에 먹는 떡. 봄에는 '보타모치', 가을에는 '오하기'라 불린다. |
히간은 한국어로는 불교에서 말하는 '피안(해탈에 이르는 것)'에서 유래하며 일본에서는 1년에 두번 낮과 밤의 길이가 같은 춘분·추분에 서쪽으로 지는 태양을 향해 기도하면서 극락정토를 꿈꾸던 것에서 기인했다고 한다. 이것이 후에 조상을 공경하고 추모한다는 의미를 지닌 일본 특유의 문화가 되었다.
춘분을 중심으로 앞뒤 3일 총 7일 동안 조상을 모시는 불단이 있는 집에서는 불단을 깨끗이 해 헌화나 과일 등을 올린다. 아침저녁으로 등불을 밝히고 향을 피우거나 묘지에 가서 성묘를 하기도 한다. 춘분 당일 저녁에는 서쪽 태양을 향해 기도를 한다. 이날 쌀을 가볍게 찧어 두껍게 팥소로 싼 '보타모치(봄)/오하기(가을)'라는 떡을 만들어 불단에 올리며 가족과 모여 먹는다. 팥은 한국의 팥죽처럼 재앙을 피한다는 뜻이 있다고 한다.
일본의 기후를 나타내는 관용구에 '더위, 추위도 히간까지(날씨가 춘분, 추분 무렵을 지나면 누그러진다는 뜻)'라는 문구가 있다. 춘분(3월 21일)이 지나며 날씨가 포근해지고 있는 요즘, 조상들의 삶의 지혜에 다시 한번 감탄한다. 장동희 명예기자(일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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